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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비클래스’ 오인하 “학창시절 경험 녹여 쓴 극…마음속 상처 마주하시길”
연기력 인정받은 배우, 직접 집필한 대본으로 연출 첫 도전
 
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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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비 클래스’의 오인하 연출을 서울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팔색조 변신’이라는 표현이 더없이 잘 어울린다. 음악을 하다 오페라 앙상블로 활동했고, 이후에는 팬이었던 연출가의 작품에 조연출로 합류했다. 관객에게는 배우로 이름을 알렸지만 이번에는 정식 공연 연출가로 변신한 오인하의 이야기다. 지난 1일 개막한 연극 ‘비 클래스’로 작가 겸 연출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그를 만났다.
 
재밌는 일을 찾아다니는 편이라는 오 연출은 평소에도 꾸준히 글을 써왔다. 그는 “공연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쓰기보다 자기 위안으로 글 쓰는 것 좋아한다”며 “음악을 하다 잘 안 풀려서 다른 일을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일을 못 하면서 살아온 것을 끄적이게 되다 보니 이야기가 되고 대본이 완성됐다”고 말했다. 집에 놀러 온 지인이 대본을 보고 좋다는 평가해준 것을 계기로 이번 ‘비 클래스’를 정식으로 무대에 올리게 됐다.
 
작품은 ‘경쟁’이라는 단어 속에서 개성과 꿈을 잃어가는 청소년들이 진정한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연극이다. 부유층 자제들만 갈 수 있는 예술인 양성 학원을 배경으로, 꿈을 펼쳐야 할 소년들이 세상이 만들어놓은 기준 속에 무너져가는 모습을 그린다.
 
▲ 오 연출은 “연출 안장을 차고 있는 것이 힘들었다”며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객석에 앉아있는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만족을 줄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재미없는 부분은 정리하고 좋아질 수 있을 부분을 더 살려보려 보면서 발전시켰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사진=스탠바이컴퍼니
 
평소 인물을 먼저 떠올린 후 이야기를 쓰는 편이라고 밝힌 그는 이번 작품 역시 예술을 지향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무대에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쓰기 시작했다. 오 연출은 “작품에서는 화자가 가지고 있는 작고 또렷한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리는 큰 실수보다 자기 자신에게 실망한 작은 실수를 더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두는 경우가 많다. 상처와 마주 서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상처받은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등장인물의 전체적인 모습과 성격은 상상으로 만들어 낸 부분이 많아요. 특히 ‘치아키’는 제가 갖고 싶은 친구의 모습을 구체화해 만들었어요. 다른 배역들에는 저의 경험들을 녹였는데, 비겁함에 시달렸던 제 모습을 ‘택상’이에게 투영시켰고 ‘환’이를 통해서는 재능을 인정받은 사람의 압박감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수현’이는 학창시절에 ‘삐뚤어진 아이’라는 낙인이 찍힌 학생의 모습이에요. 다 제가 경험해본 것들이어서 저의 한 면씩을 조금씩 꺼내서 극대화한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오 연출은 모르는 부분을 추측해서 쓸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남학생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그는 “아직 작가로서 한 인물을 구현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 부족함이 많고, 여성에 대한 고찰을 충분히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 구색을 위해 여학생 캐릭터를 굳이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반면 제가 고등학교 때 위안을 많이 해주셨던 선생님이 여자분이셔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선생님은 여성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 오 연출은 극에는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택상’이가 글을 쓰고 선생님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자기 스스로 상처와 마주하고 치유했고, 아이들과 회상 속에서 다시 만나는 것이 해피엔딩”이라며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아서 또 새드엔딩인데 작품에는 두 부분이 공존하고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 사진=스탠바이컴퍼니
 
극 중 배경을 예술학교로 정한 이유는 아이들이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한 부분을 좀 더 부각하고 싶어서다. 오 연출은 “예술은 성적과 평가의 기준이 모호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성적이나 기회나 등급을 나누는 것이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분야”라며 “예술을 하는 아이들이 성적으로 평가되고 모습들이 자유롭지 못한 공부를 하는 모습들에서 전해지는 메시지는 또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아이들이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공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결국은 그런 것을 원했던 아이들이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 자유로운 학습을 꿈꿔 학교에 입한 친구들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사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 너무 많고, 어느 순간에는 해야 하는 것들이 주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와요. 그것들이 과연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모인 아이들을 평가하는 적합한 기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이 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찰이 끝나지도 않은 아이들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고 가는 부분이 안타까워서 오히려 즐거운 순간의 감정들에 더 집중했어요.”
 
또한 무대에 걸려 있는 모차르트 액자를 통해 평가와 기준이 청춘에게 얼마나 큰 상처와 압박을 주고 있는지를 표현했다. 오 연출은 “우리가 보편적인 기준에서 ‘천재’하면 모차르트를 많이 떠올린다”며 “모차르트 액자가 피아노 위쪽에 있어서 환이가 피아노를 칠 때나 택상이가 곡 작업을 할 때 항상 아이들의 머리 위에 떠 있다. 그 기준 아래서 청춘들이 얼마나 압박감을 받고 있는지를 표현하면서 고리타분한 학원의 모습도 부각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오 연출은 ‘택상’이가 작가로서 스스로 과거를 회고하고 돌아보는 콘셉트를 유지하고 싶어서 극 중에 나레이션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창시절 일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택상이는 거기에 메여서 살아간다. 우리 역시 작은 상처 때문에 망가져 가는 모습들이 있다. 택상이가 작은 사건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있음을 나레이션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이번 ‘비 클래스’로 작가와 연출로서 능력을 그러낸 그는 이후에도 창작진으로서 관객들을 만난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에 드라마터그로 합류해있고 외국 작품 각색도 맡았다. 올 하반기에는 직접 쓴 작품을 한 편 더 선보일 계획이다. 여러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하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져 당분간은 배우가 아닌 창작진으로서의 활동에 집중할 생각이다.
 
“공연을 즐기려는 마음가짐으로 극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제일 좋아하는 요리가 아니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만든 요리라는 점을 생각해주시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명확한 주제를 던지고 싶지는 않은데, 다만 상처를 가진 분들이 배역, 드라마, 춤, 음악 어떤 요소로든 상관 없으니 마음의 치유를 받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피하지만 않는다면 상처는 내 앞에 나타나기 마련이니까 상처와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었으면 해요.”
 

[프로필]
이름: 오인하
생년월일: 1985년 12월 23일
직업: 뮤지컬배우, 연극배우, 연출가
참여작: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 연극 ‘모범생들’ ‘올모스트 메인’ 외
 
(뉴스컬처=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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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민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
heo@newsculture.tv
 
2017/04/27 [10:04]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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