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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찌질의 역사’ 김풍 “예쁘게 키운 딸 드레스 입힌 느낌, 아비의 심정이죠”
네이버 인기 웹툰 글 쓴 작가, 방송 넘나들며 활약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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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찌질의 역사(연출 안재승)'의 원작 웹툰을 쓴 작가 김풍을 대학로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누군가에게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칼질을 하고 프라이팬을 흔드는 그의 모습이 더 익숙할지 모르겠다. ‘야매 요리사’라는 애칭으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고 있는 김풍의 본래 직업은 만화가다. 웹툰 ‘폐인가족’ ‘내일은 럭키곰스타’ ‘찌질의 역사’ 등 포털 사이트에서 수만 명의 독자를 거느린 인기 작가인 그는 작품에 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TV 속 유쾌한 모습과 전혀 다른 진지한 눈빛을 보여줬다.
 
지난 2013년부터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연재를 시작해 최근 시즌3을 완결한 김 작가의 대표작 ‘찌질의 역사’가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앞서 주호민의 ‘무한동력’ ‘신과 함께_저승편’을 비롯해 강도가의 ‘위대한 캣츠비’, 훈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다양한 웹툰이 뮤지컬이라는 새 옷을 입고 관객을 만난 바 있다.
 
내달 3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찌질의 역사’는 현재 한창 연습 중이다. 이를 지켜본 그는 “마치 아비의 심정처럼 예쁘게 키운 딸에게 드레스를 입혀놓은 느낌이 든다. ‘과연 내가 낳은 아이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멋지다”라며 웃었다. 김 작가가 글을 쓰고 심윤수 작가가 그림을 그린 웹툰은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청춘들의 서툰 연애를 적나라하면서도 솔직하게 그려내 특히 젊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 뮤지컬 '찌질의 역사(연출 안재승)' 제작발표회 시연 장면. 김풍 작가는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찌질의 역사’의 모티브를 얻었다. 글을 쓰면서 마치 내 자신을 들키는 것 같고 발가벗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그 때 더 안으로 깊이 들어가 디테일하게 이야기를 쓰면서 공감의 폭이 더 넓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이러한 만화를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등을 제작한 공연제작사 에이콤이 무대화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파격적’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김 작가는 “웹툰을 공연으로 만들었을 때 썩 좋지 않게 만들어진 경우를 봐서 처음 공연화 제안을 받고는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에이콤에서 제작한다는 것, 각색을 함께 맡은 안재승 연출이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을 보고 신뢰가 갔다”고 이야기했다.
 
원작자이지만 각색 과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김 작가는 “안 연출이 쓰신 초고를 봤을 때 한 페이지만 읽고 ‘글 꽤나 쓰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사실 내 작품이기 때문에 더 냉정하게 볼 수밖에 없는데, 계속 수정과 보완을 거치며 대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아 이거 정말 재밌겠다’라는 느낌이 왔다”고 떠올렸다.
 
“연출님이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등 조연출을 맡아오면서 오랫동안 수련을 해왔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당장 필드로 보내 정예 멤버로 써도 충분한 사람을 계속 훈련시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치 ‘슬램덩크’에서 정대만이 오랜만에 출전하는데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제대로 발휘시키는 것처럼요. 첫 미팅에서 배우들과 술자리를 할 때도 다른 사람은 다들 웃는데 혼자 심각하신 걸 보고 장수(將帥) 같다고 생각했죠. 아무리 전쟁에서 승리를 하고 잔치를 열어도 장수는 늘 근엄한 법이죠.”
 
김풍 작가는 비슷한 시기 주호민 작가의 웹툰을 공연화한 가무극 ‘신과 함께_저승편’이 공연되는 것에 대해 “우연치 않게 시기가 겹쳐 둘이 정면 대결을 하게 됐다. ‘찌질의 역사’가 먼저 개막하니 먼저 보시고, ‘신과 함께’를 보신 다음에 또 다시 ‘찌질의 역사’를 보러 오시면 되겠다”며 웃었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웹툰의 주요 독자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남성이 가장 많았다. 김 작가는 “남자 이야기니까 처음에는 남성 독자를 주요 대상으로 시작했는데, 여성 독자들도 의외로 많이 보셨다. 사실 남성들이 연애에서 보여주는 찌질한 모습들을 변호한다기보다 일종의 내부 고발자로서 ‘사실 남자들의 속마음은 이런 것이다, 이렇게 찌질한 것이다’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글을 쓸 당시, 취재도 남자가 아닌 여자들에게 더 많이 했는데 ‘너희가 겪었던 남자친구의 어처구니없는 말이나 행동, 패악질이 무엇이었는지’를 물으며 만화 속에 녹였다. 김 작가는 “만화를 본 여성 독자께서 ‘예전 남자친구가 예전에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남자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라는 평을 보내주시기도 했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상 여성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라고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김 작가는 “뮤지컬을 보는 주요 관람층인 젊은 여성 관객들에게도 ‘찌질의 역사’가 충분히 통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뮤지컬 자체가 웹툰을 너무 잘 반영했기 때문에 만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은 큰 괴리감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남녀 관객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뮤지컬이 될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여성 관객 분들은 남자친구를 데려와서 보셨으면 좋겠고, 남성 관객들은 다같이 공연 보시고 근처에서 소주 한 잔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요?”
 
 

[프로필]

이름: 김풍(본명 김정환)

직업: 만화가

생년월일: 1978년 12월 12일

학력: 홍익대학교 애니메이션학 중퇴

대표작: 웹툰 ‘폐인가족’, ‘내일은 럭키곰스타’, ‘찌질의 역사’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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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5/20 [10:07]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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