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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홀(HOLE)’ 김진만 연출 “2인극 페스티벌은 지역기반 연극축제 탈피해 컨셉 중심 연극축제가 된 좋은 사례”
동숭무대소극장에서 오는 11일까지
 
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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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홀(HOLE)’의 김진만 연출은 재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한 번 더 질문을 던지고 있다.(뉴스컬처)     © 사진=강수현 기자

썩은 내 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었을까? 연극 ‘홀(HOLE)’(연출 김진만)의 마지막 장면, 강신념 주무관(이동준 배우)이 씽크홀 속 온갖 악취 나는 것들을 집어 던지는 절규 같은 에너지는 고스란히 객석에 전달됐다. 지난해 11월의 대한민국 시국과 맞물려 평단과 객석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홀’이 지난달 31일부터 동숭무대소극장에서 재공연의 막을 올렸다.
 
6개월이 지난 현재의 대한민국은 적어도 그때보다는 진일보한 것처럼 보인다.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말이다. 지난달 31일 덮으려는 자 우반장(김효배 배우)과 파헤치려는 자(이동준 배우)의 에너지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만 같은 공연장에서 첫 공연을 끝낸 김진만 연출을 만났다.
 
공연예술이 시대의 거울이라 한다면, 시간이 흘러 상황이 바뀌었는데 굳이 이 시점에 재공연을 올린 이유가 궁금했다. 김진만 연출의 대답은 명쾌했다. “사람들은 금방 잊을 수 있거든요,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 거예요. 표면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썩은 건 도려내고 거듭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일까. 김진만 연출의 ‘홀(HOLE)’ 재공연은 한 번 파헤쳤지만 과연 제대로 파헤쳤을까 하는 질문을 한 번 더 관객들에게 던진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대사들도 조금 손봤고, 배우들이 객석과 소통하는 부분도 추가했다고 한다. 진중한 메시지를 던지면서도 현장성과 유쾌함을 놓치지 않으려는 김진만 연출의 의도는 이번 ‘홀(HOLE)’에서도 유효하다.
 
▲ 김진만 연출은 씽크홀을 경사무대 상에 구현해냄으로써 위태롭게 움직이는 배우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했다.(뉴스컬처)     ©사진=강수현 기자

사실 ‘홀(HOLE)’의 재공연은 어느 정도 예견된 바가 있다. 김 연출은 “불과 닷새 공연했을 뿐인데 수많은 리뷰가 쏟아졌어요. 자신은 지금까지 우반장이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강신념이 돼야겠다는 의견들도 있었죠. 그런 반응들을 보면서 제게도 재공연에 대한 신념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했다.
 
‘홀(HOLE)’은 지난해 5일 정도의 짧은 기간 무대에 올랐지만, 제16회 한국국제2인극페스티벌에서 김효배, 이동준 배우가 스페셜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할 정도로 두 배우의 연기의 합이 잘 맞았고, 그만큼 관객들에게 임팩트 있게 다가갔다. 작은 씽크홀을 두고 파헤치려는 자와 덮으려는 자의 갈등과 대립, 일시적 화해와 사회적 압박이 한 시간여 밀도 있게 그려진다.
 
‘홀(HOLE)’은 2인극이다. 김진만 연출은 최소한의 소통이 두 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데서 2인극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렇다면 무대 위 두 배우의 입장을 마주하는 관객이 굉장히 중요한 참여자가 된다. 가장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는 다큐멘터리가 때로는 가장 감독의 의도를 많이 담는 영상매체가 되듯이, 어쩌면 2인극이야말로 객석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직설적인 연극이 아닐까?
 
김진만 연출의 답변이 질문의 연장선상에 놓인다. “거대한 드라마도 결국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타고니스트, 주인공과 적대자의 관계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죠. 그렇게 보면 2인극이야말로 가장 밀도 있게 그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형식이에요. 관객은 둘의 관계를 보며 스스로의 입장을 정리해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행동기준이 2인극을 통해 생긴다는 겁니다.”
 
▲ 김 연출은 “페스티벌 형식을 놓고 봤을 때, 2인극 페스티벌은 지역 기반의 연극축제를 탈피해 컨셉 중심의 연극축제가 된 좋은 사례입니다”라고 말한다.(뉴스컬처)     © 사진=강수현 기자

‘홀(HOLE)’ 이전에 연출했던 2인극들, 특히 ‘노인과 바다’가 떠올랐다. 하지만 김 연출은 두 작품은 엄연히 다른 지점을 점유하고 있다고 선을 긋는다. “보편적 정서를 가진 명작을 공연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 했다면, ‘홀(HOLE)’은 보다 사회참여적인 성격이 많은 작품입니다. 관객들이 극 초반은 유쾌하게 웃는데 보다보면 자신도 나중에 우반장처럼 또다른 홀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김 연출은 ‘홀(HOLE)’이 ‘노인과 바다’, ‘킬리만자로의 눈’과 같은 2인극과는 다르지만 오히려 초창기에 올렸던 30분짜리 2인극 ‘우중산책’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우중산책’은 도시에서 입장이 다른 두 인물의 대립과 갈등을 다뤘죠. 그 지점은 어쩌면 지엽적이고 안일한 복지부동에서 비롯된 폐단이에요. 그것이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고 그것을 개선해보고자 하는 우화였다면, ‘홀(HOLE)’은 그 주제를 보다 밀도 있고 직접적으로 많은 부분을 집요하게 파헤친 작품입니다.”
 
감히 말하자면, 김진만 연출은 2인극의 창안자다. ‘홀(HOLE)’을 통해 그는 세계무대로 2인극을 확장시키고자 한다. ‘홀(HOLE)’을 통해 ITI(국제극예술협회) 회원이 된 그는 오는 7월 스페인으로 떠난다. 이어 11월 ITI 총회가 열리는 인도푸네국제연극제와 오는 2018년 스리랑카국제연극제에는 ‘홀(HOLE)’을 갖고 간다.
 
단순히 ‘홀(HOLE)’을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김 연출은 “구성적으로 보면 모노드라마는 지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페스티벌 형식을 놓고 봤을 때, 2인극 페스티벌은 지역 기반의 연극축제를 탈피해 컨셉 중심의 연극축제가 된 좋은 사례입니다. 국내에서 17회를 개최한 노하우를 전 세계에 알려 공유하고 소통해야죠”라며 부푼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공연예술에 꿈을 품었던 평범한 경제학도는 한국 대표극작가 이강백 선생으로부터 2년간 사사받고 큰 무대와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그의 꿈을 펼치고 있다. 현재성이 없는 예술이 어떤 가치가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하며 소통할 수 있을까를 늘 마음에 두고 작업에 임한다는 김진만 연출의 ‘홀(HOLE)’과 2인극 페스티벌이 세계무대에서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
 
 
[프로필]
이름: 김진만
직업: 공연 연출가, 극단 앙상블 대표, 2인극 페스티벌 집행위원장
학력: 단국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 세종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대학원 석사
수상: 제8회 2인극 페스티벌 작품상, 제35회 대종상영화제 신인배우공모 대상
연출작: 연극 ‘꽃가마 타고’, ‘낚시터 전쟁’, ‘ 킬리만자로의 눈’, ‘안아주세요’, ‘부비바튼쇼단’, ‘ 의자들’ 외. / 뮤지컬 ‘노인과 바다’, ‘코러스라인’, ‘햄릿’, ‘서동요’, ‘스핀 오디세이’, ‘ 마법천자문’, ‘패러디 판타지아’ 외. / 창극 ‘대동가극단’, ‘은주이야기’, ‘궁중광대와 놀다’ 외 다수.
 
[공연정보]
공연명: 홀(HOLE)
작/연출: 김진만
공연기간: 2017년 5월 31일 ~ 6월 11일
공연장소: 대학로 동숭무대소극장
출연: 김효배, 이동준
관람료: 전석 2만 5천원
예술감독: 김창화
협력 프로듀서: 이훈희
무대감독: 이영민
 
 
(뉴스컬처=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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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2 [15:26]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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