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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일류 추리소설가와 삼류 연극배우가 벌이는 숨 막히는 게임…연극 ‘슬루스’
1970년 발표돼 토니상 수상, 영화로 2번 리메이크된 희곡 원작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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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슬루스(연출 문삼화)’ 공연 장면 중 앤드류(오른쪽, 정동화 분)와 마일로(정문성 분)의 모습.(뉴스컬처)     © 사진=네오프러덕션

일류 추리소설가와 삼류 연극배우는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게임’을 진행 중이다. 돈 많은 유명 소설가 ‘앤드류’는 여자의 남편이고, 가난한 무명 배우 ‘마일로’는 여자의 애인이다. ‘연적(戀敵)’으로 볼 수 있는 두 사람이 어느 날 같은 장소에서 만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사건과 반전이 잇따라 벌어진다. 미스터리 심리극의 거장이라 불리는 영국 작가 안소니 샤퍼의 대표작인 연극 ‘슬루스(연출 문삼화)’가 지난 2일 막을 올렸다.
 
1970년 발표된 ‘슬루스’는 영국의 웨스트엔드 무대에서 초연된 뒤 같은 해 토니상 작품상을 받으면서 주목받았다. 이후 1972년 로렌스 올리비에, 마이클 케인 주연의 영화 ‘발자국’ 2007년 마이클 케인, 주드로 주연의 영화 ‘추적’으로 리메이크되면서 대중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독특한 건 마이클 케인이 1972년 젊은 배우였을 때는 마일로를, 30년이 훌쩍 지난 2007년 중견 배우가 됐을 때는 앤드류를 연기해 두 역할을 소화했다는 것.
 
‘탐정’ ‘형사’를 뜻하는 슬루스(Slueth)라는 제목을 가진 극에는 셜록 홈스, 아가사 크리스티를 잇는 유명 추리소설 작가이자 영국 귀족 계층 출신, 수십 권의 베스트셀러를 내며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앤드류’가 등장한다. 어느 날 그의 저택에 아내 ‘마가렛’의 젊은 애인 ‘마일로’가 찾아오면서 갖가지 사건이 발생한다. 마일로는 관객이 거의 들지 않는 소극장 무대의 무명 배우이지만, 앤드류에게 찾아가 ‘부인과 이혼해줄 것’을 요구한다.
 
천재적인 추리소설 작가인 앤드류는 마일로를 저택으로 부르기 전, 그가 덫에 걸릴 만한 계획을 짜둔다. 그리고 마일로에게 “집안 금고에 있는 거액의 보석을 훔쳐가 아내와 행복하게 살아라” “나는 보석에 들어둔 거액의 보험금을 타서 어린 애인 ‘테아’와 새 인생을 살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건넨다. 대신 실제 강도처럼 변장을 하고 집에 침입할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마일로는 약속대로 광대로 변장해 저택에 들어오지만, 앤드류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총으로 쏴 버린다.
 
▲ 연극 ‘슬루스(연출 문삼화)’ 공연 장면 중 앤드류(오른쪽, 김종구 분)와 마일로(정욱진 분)의 모습.(뉴스컬처)     © 사진=네오프러덕션

살인사건 발생 3일 후, 마일로의 행방을 찾는 형사 한 명이 앤드류를 추궁하며 그의 집을 찾아온다. 앞서 마일로가 찾아왔을 때는 유명 추리 소설가의 명성대로 고고한 태도를 유지하던 앤드류는 형사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빈틈을 보인다. 단지 마일로의 행방을 찾는 형사에게 “나는 마일로를 죽이지 않았다”며 살해의 가능성을 내비치기까지 하면서. 이후 몇 번의 반전이 계속되면서 두 남자의 대립은 극에 달한다.
 
2인극인 만큼 두 인물의 극한 대립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감정의 변화를 포착하는 것이 ‘슬루스’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를 효과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현재 대학로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세혁 작가가 각색을 맡고, 앞서 ‘블랙버드’ ‘거미여인의 키스’ 등을 통해 2인극을 무대에 올린 바 있는 문삼화 연출이 지휘봉을 잡았다.
 
두 창작진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었을까. ‘슬루스’는 관객들 사이에서 호평받았던 다른 2인극과 비교했을 때 긴장감이 크지 않았고, 두 인물 사이 감정을 오롯이 느끼기에도 몰입도가 다소 약하게 느껴졌다. 이는 앞서 두 편의 영화에서는 건장한 젊은 남자와 머리가 희끗한 남자 사이의 대립으로 그려졌던 것에 반해, 이번 연극에서는 앤드류와 마일로 역을 맡은 배우들의 나이대가 비슷하다는 이유도 있어 보인다. 
 
대학로 인기 배우들의 출연도 좋지만, 두 배역 사이의 간극을 보다 잘 드러낼 수 있는 캐스팅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직 개막 초반이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극이 정리되지 않아 무대를 감싸고 있는 어수선함도 아쉽다. 내달 23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공연기간]
공연명: 연극 ‘슬루스’
극작: 안소니 샤퍼
각색: 오세혁
연출: 문삼화
공연기간: 2017년 6월 2일 ~ 7월 23일
공연장소: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출연진: 김종구, 정문성, 정동화, 정욱진
관람료: R석 5만 5천원, S석 3만 3천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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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6/15 [10:20]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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