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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이야기] 고무장갑 끼고, 피 뒤집어쓰고 ‘B급 뮤지컬’의 귀환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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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급 뮤지컬을 표방하는 '록키호러쇼'와 '이블데드'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클립서비스(왼쪽), 이슬기 기자

영화산업이 부흥하던 1930년대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이른바 ‘B급 영화’가 등장했다. 영화를 즐기는 대중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당시 경제 대공황이 덮치면서 단기간에 적은 예산으로 작품을 완성해야 했다. 이에 할리우드에서는 기획부터 촬영, 제작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질적으로 우수한 A급 영화에 짧은 시간에 빨리 만들 수 있지만 질이 떨어지는 B급 영화를 끼워 팔았다.
 
B급 영화의 소재는 주로 공상과학(SF)이나 범죄 스릴러, 호러 장르가 많았는데, 급하게 만들다 보니 황당한 설정과 말도 안 되는 스토리, 어설픈 연기, 엉성한 만듦새가 티가 났다. 그러나 관객들은 오히려 B급 영화만의 특징을 ‘매력’으로 받아들였고, 급기야 B급 영화만의 마니아와 팬덤까지 생겨났다. 독특한 매력의 영화는 곧 뮤지컬로 재탄생했고 스크린을 넘어 무대를 장악했다.
 
‘B급’을 표방하는 뮤지컬 두 편이 올 여름 국내 무대에 올랐다. 먼저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1973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1975년 영화로 제작됐으나 당시 흥행에 참패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의 한 극장에서 심야 상영을 시작하면서 ‘괴상한 SF 호러 영화’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갔고, 이후 전 세계에서 사랑받았다. 뮤지컬로는 국내에 2011년 처음 소개된 이후 네 차례 재공연됐고, 지난달 9년 만에 귀환했다.
 
다양한 호러, SF 영화를 패러디해 만든 극에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는 양성 과학자, 음산하고 이상한 외계인 남매, 조각 같은 몸매의 인조인간 등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가 등장해 황당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작품의 특징은 관객들을 극에 참여하게 하는 ‘콜 백(Call Back)’을 활용한다는 것인데 신문지 머리에 쓰기, 무대로 빵 던지기, 고무장갑 끼고 흔들기 등을 통해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넘어 ‘체험’하도록 한다.
 
또 다른 B급 뮤지컬 ‘이블 데드’ 역시 2008년 초연 이후 9년 만에 돌아와 지난 24일 개막했다. 2003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초연된 작품은 B급 저예산 공포영화 시리즈로 유명한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의 영화 시리즈 중 1~2편을 뮤지컬로 옮긴 것이다. 친구들과 산으로 여행을 떠난 ‘애쉬’가 우연히 좀비와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총, 도끼, 전기톱 등 무기와 악령을 깨우는 주문 등이 등장하고, 무엇보다 무대와 가장 가까운 ‘스플래터(Splatter)’ 석에 앉으면 피가 한가득 튀기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다. 해당 좌석 관객에게는 우비를 제공해 피를 뒤집어쓰게 하는 등 ‘코미디 좀비 호러 뮤지컬’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한다.
 
소재와 장르가 B급일 뿐 작품을 만드는 제작진과 무대에 서는 배우들은 실력파로 구성됐다. 전형적으로 잘 만든 A급 뮤지컬이 아닌 신선함과 파격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극장을 찾아도 좋겠다.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 2017년 6월 28일자 신문에 동시 게재되었습니다)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뉴스컬처 NCTV] [뉴스컬처 360VR] [뉴스컬처 연예TV] [네이버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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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6/30 [16:59]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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