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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죽음을 선택하면서까지 갈망했던 자유와 새로운 세상…뮤지컬 ‘사의찬미’
실화에 허구 인물 더한 스토리와 현악 라이브 삼중주 조화 돋보여
 
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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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사의찬미(연출 성종완)’ 공연 장면.(뉴스컬처)     ©사진=네오프로덕션
 
자유. 외부적인 구속이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 언제봐도 가슴 설레는 단어, 문장이다. 다양한 자유를 존중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나를 조여오던 것들로부터 탈피해 원하는 삶으로 꾸려나가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자유를 갈망한다. 나라가 억압됐던 시절에는 더더욱 그랬을 것. 그 시절 청춘들의 허망함과 비극적 사랑이 담긴 뮤지컬 ‘사의찬미(연출 성종완)’가 지난달 28일부터 무대에 올랐다.
 
작품은 실존 인물인 천재 극작가 ‘김우진’과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이 1926년 8월 4일 대한해협에서 동반 투신한 사건을 재구성한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2013~2014년에는 ‘글루미데이’라는 제목으로 관객과 만난 바 있다. 극은 역사적 사실에 미스터리한 허구의 인물을 투입해 이야기를 펼쳐가며 공연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우린 친구 이상이 될 거야.” 일본으로 유학을 가 있는 김우진에게 의문의 남성이 찾아와 함께 희곡을 쓰자고 제안한다. 망설이던 우진은 자신의 가치관을 일깨우는 남자의 말에 넘어가 제안을 수락한다. 남자는 작품의 큰 틀을 안내하며 세부적인 내용을 우진에게 맡기며 고국 무대에서의 공연을 꿈꾸게 한다.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자는 윤심덕을 배우로 섭외하며 우진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주선한다.
 
세 사람은 한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창의적인 사고, 창조적인 사람’을 되뇌며 시대정신을 바꿀 작품을 완성하는 일에 몰두했다. 그러나 작품의 결말이 완성됐을 때쯤 관계는 균열하기 시작한다. 남자와 함께 쓰던 희곡 ‘사의 찬미’가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우진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진은 결말을 바꾸자고 제안하지만 남자가 거부하고 윤심덕은 두 남자 사이에서 방황하며 진실을 알기 위해 애쓴다. 폭풍 같은 5년의 세월이 흐르고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관부연락선에서 세 사람의 운명의 시간을 맞는다.
 
▲ 뮤지컬 ‘사의찬미(연출 성종완)’ 공연 장면.(뉴스컬처)     ©사진=네오프로덕션

극은 과거와 현실을 오가며 주인공들의 첫 만남에서부터 바다로 투신하기 직전까지의 5시간을 긴박하게 그려낸다. 관객은 그 흐름을 따라 김우진과 윤심덕의 죽음 뒤에 감춰진 진실을 쫓아가게 된다. 그러나 긴 시간을 모두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작과 끝은 비교적 자세히 풀어내지만 중간의 사건들은 대사와 노래로 전달된다.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내용을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다면 관람 전 그들의 이야기를 잠시 검색해보는 것도 좋겠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현악 라이브 삼중주와 어우러진 넘버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인물들의 감정이 더욱 풍부하게 느껴지도록 한다. 현악기가 만들어내는 음악들은 긴장감이 고조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특히 진가를 발휘했는데, 김우진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남자의 그림자에 괴로워할 때 들리는 음악은 듣는 이의 마음마저 답답하게 만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몇 장면에서 악기 소리에 배우들의 노래가 묻혀 잘 전달되지 않았던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너무도 보수적인 시대에 태어나 꿈을 위해 떠나온 곳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났다. 그러나 현실은 모두에게 손가락질받았던 불륜. 오해도 편견도 없는 세상에서 노래하고 싶었던 한 여인과 그녀를 사랑했지만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던 한 남자. 여전히 숱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두 사람의 진실은 불태워진 결말처럼 비밀이 됐다. 바다에 몸을 던진 후 그들은 그토록 원하던 자유와 새로운 세상을 만났을까.
 
1~2차 팀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공연 중 1차 팀을 이끄는 정문성, 곽선영, 정민 배우는 한층 더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을 선보이며 ‘글루미데이’때부터 참여하며 쌓아온 내공을 맘껏 발휘했다.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이끄는 동시에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뽐내며 불꽃 같은 찰나의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오는 10월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사의찬미’
작/연출: 성종완
작곡/음악감독: 김은영
공연기간: 2017년 7월 28일 ~ 10월 29일
공연장소: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출연진: 김경수, 정문성, 안유진, 곽선영, 정민, 이규형(1차팀), 정동화, 이율, 고상호, 최유하, 최수진, 최연우, 최재웅, 김종구, 성두섭(2차팀)
 
(뉴스컬처=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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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민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
heo@newsculture.tv
 
2017/08/08 [10:12]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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