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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타지마할의 근위병’ 라지프 조셉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느냐 저항하느냐”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 국내 처음 소개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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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의 작가 라지프 조셉을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제작자로서 10년에 한 번씩 굉장히 탐나는 작품을 만난다. 재작년 미국 뉴욕에서 우연히 ‘타지마할의 근위병’을 보고 큰 욕심이 발동했다.” ‘쓰릴 미’ ‘넥스트 투 노멀’ ‘필로우맨’ ‘키다리 아저씨’ 등 다양한 연극, 뮤지컬을 국내에 소개해온 박용호 프로듀서가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을 지난 1일 무대에 올렸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로, ‘바그다드 동물원의 뱅갈 호랑이’로 퓰리쳐상 후보에 오르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라지프 조셉의 작품이다. 그는 예술과 아름다움을 창의적이고 획기적인 생각들로 풀어내는데 탁월하다고 평가받는데, ‘타지마할의 근위병’ 역시 아름다움에 관한 본질적인 의미를 담아냈다. 조셉의 공연이 한국 관객에게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개막에 맞춰 내한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015년 6월 뉴욕에서 초연된 작품이 비교적 빨리 한국에서 공연되는데, 소감은?
 
▶제 작품이 한국에서 제작돼 무대에 오른 건 ‘타지마할의 근위병’이 처음이에요. 2년 전 뉴욕에서 초연된 다음 미국뿐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에 소개됐는데, 최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리딩을 진행했고, 내년에 본 공연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번에 한국에서 공연된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방문했는데, 아주 큰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1일 첫 공연을 봤는데 굉장한 전율을 느꼈어요. 배우들 연기나 스태프들의 열정이 느껴져 무척이나 행복했고, 한국 관객들께서도 이 굉장한 스펙터클을 경험하실 거라 생각하니 기대가 큽니다.
 
▲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 공연장면 중 황실 근위병인 휴마윤(왼쪽 조성윤 분)과 바불(오른쪽 김종구 분)이 경비를 서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17세기 인도 아그라의 황제 샤 자한이 만든 타지마할에서 영감을 받아 집필했다고?
 
▶아버지가 인도인이라서 인도에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어요. 10살 때쯤 아그라에 놀러갔는데, 고모가 타지마할에 얽힌 신화나 전설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때 들었던 이야기들이 아주 특이하고 신기해서 기억에 남았고, 타지마할이 연극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10년 전 실제로 극본을 썼는데, 등장인물이 10명이나 등장하고 4막에 걸쳐 진행되는 지금과 아주 다른 이야기였어요. 그 극본은 무려 100쪽이 넘었는데, 너무 산만하고 끔찍해서 결국엔 전부 버리게 됐죠.(웃음)
 
한참 뒤에 예전에 쓴 연극을 토대로 ‘타지마할의 근위병’을 다시 구상하게 됐어요. 생각해보니 근위병이라는 캐릭터가 가장 흥미롭더라고요. 그때는 가장 작은 역할에 불과했던 두 근위병만 남기고 다른 인물을 전부 없애니 2인극이 된 거죠. 하지만 2인극이라고 해서 결코 작은 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2명만 나와도 10명이 나오는 극보다 더 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무대에서는 각자 자신의 역할이 분명해야 하고, 역할들로써 궁극적인 스토리를 말해야 하기 때문에 숫자를 맞추는 건 중요해요. 이 작품에서는 두 사람의 행동 이외에 제3의 캐릭터는 중요하지 않아 2인극이 됐어요.
 
-극에서 ‘아름다움’이 주요한 주제인 것 같은데, 말하고자 했던 바는?
 
▶물론 ‘아름다움’이 제가 이 공연을 쓰게 된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극에서 황제는 16년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비밀리에 궁전을 만든 뒤, 공사에 참여했던 인부 2만 명의 손을 전부 자르라 명령합니다. ‘타지마할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더 이상 만들면 안 된다’는 이유였죠. 흥미롭게 생각하는 점은 피라미드나 궁전 같은 대형 유적들이 기술이 없던 시절에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더욱이 그런 건축물은 권력자의 명령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희생의 결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죠.
 
물론 현 시대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지만, 타지마할을 만드는 것과 같은 끔찍한 고통을 누구도 다시 겪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대에 들어올수록 아름다운 건축물은 더 이상 그런 식의 거대한 규모로 만들어지지 않잖아요. 때문에 ‘아름다움이 죽어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번 작품 안에 그런 점을 녹여내고 싶었습니다.
 
▲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 공연장면 중 휴마윤(위쪽 조성윤 분)이 바불(아래쪽 김종구 분)의 손을 자르려고 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휴마윤’과 ‘바불’은 인부들의 손을 자르라는 왕의 명령을 다르게 받아드리는데?
 
 ▶이 공연은 어떤 끔찍한 명령을 받았을 때, 권력에 복종하느냐 혹은 저항하느냐에 대한 논쟁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휴마윤은 근위병의 의무에 충성을 다하는 원칙주의자로, 규율을 따르는 것을 큰 가치로 생각하기 때문에 인부들의 손을 자르라는 명령 역시 하나의 임무로 생각해 큰 영향을 받지 않아요. 반면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바불은 그 임무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죠. 특히 바불은 사람들의 손을 칼로 자르는 일을 하고, 휴마윤은 더 이상 피가 나지 않도록 인두로 지지는 일을 하는데, 여기서 바불은 ‘나는 상처를 낸거고 너는 치유를 했다’며 더욱 괴로워해요.   
 
누군가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건 사실 시대와 상관없는 문제잖아요. 예를 들어 현재 군인들의 임무가 어떤 시각으로 보면 잔혹할 수 있는데, 명령을 따른다는 건 그 자체로 끔찍한 것일 수 있어요. 그 명령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있고,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마찬가지죠. 휴마윤은 권력자의 명령에 따른 뒤 자신이 중심부에 더 가까이 설 수 있게 되는 것을 뿌듯해 하지만, 철학적으로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은 바불은 황제를 죽이자는 결론에 다다르는 겁니다.
 
[인터뷰②] ‘타지마할의 근위병’ 라지프 조셉 “비현실적인 일 가능케 하는 연극의 마법”으로 이어집니다.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
극작: 라지프 조셉
연출: 이종석
공연기간: 2017년 8월 1일 ~ 10월 15일
공연장소: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출연진: 김종구, 조성윤, 최재림, 이상이
관람료: R석 6만원, S석 5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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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8/11 [10:11]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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