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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의찬미’ 곽선영 “마냥 즐겁고 감사한 무대, 3년의 공백기 느껴지지 않길…”
불꽃 같은 인생 살다 생 마감한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 역
 
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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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사의찬미(연출 성종완)’의 배우 곽선영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너무 좋아요.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는데, 시작하고 나니 계속 공연을 해왔던 것처럼 금세 적응이 됐어요. 제가 설 자리가 있었다는 것이 감사했고 또 제가 사의찬미를 너무 좋아하는데 작품을 다시 하게 됐다는 것 자체도 정말 기뻤어요. 늘 아쉬운 작품이었거든요. 초연 때도 재연 때도 공연을 다 끝내고 나서 대본을 펼치면 놓치고 있던 부분들이 보여서 다시 하게 되면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죠.”
 
약 3년 만의 복귀. 그러나 그런 타이틀이 조금은 부담스럽다며 수줍은 웃음을 보이는 곽선영. 결혼과 출산, 육아를 위해 최근까지 휴식기를 가졌던 그가 뮤지컬 ‘사의찬미(연출 성종완)’의 ‘윤심덕’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며 매일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는 곽선영은 인터뷰 내내 작품과 윤심덕의 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의찬미’는 실존 인물인 천재 극작가 ‘김우진’과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이 1926년 8월 4일 대한해협에서 동반 투신한 사건을 재구성한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2013~2014년에는 ‘글루미데이’라는 제목으로 관객과 만난 바 있다. 극은 역사적 사실에 미스터리한 허구의 인물을 투입해 이야기를 펼쳐가며 공연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 곽선영은 “첫 무대 당시 관객분들이 많이 오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글루미데이’ 때도 전석이 꽉찬 그림을 많이 못 받는데 내가 쉬고 있을 때 이만큼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뉴스컬처)     © 사진=네오프로덕션

곽선영은 작품에서 ‘윤심덕’을 연기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비유학생’, ‘최초의 여류 성악가’, ‘최다 음반 판매량 보유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실존 인물이다. 1987년 태어나 서른 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곽선영은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오히려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며 “인물과 시대에 대한 정보들을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인데, 그 정보가 인물을 구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다만 윤심덕 선생님이 살아계셨다면 대중에 비치는 모습을 넘어 새롭게 표현해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전보다 사내와 우진과 조금 더 친밀한 윤심덕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로 인한 배신감과 비참함의 감정이 더 깊게 느껴지는 윤심덕의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1921년의 그들을 보면 생동감이 느껴지지만 1926년에는 숨 막히는 관계가 되죠. 그 5년의 사연, 과거 그리고 점핑되는 윤심덕의 상태들을 좀 더 깊이 있게 무대로 가지고 오려고 노력했어요. 초연과 재연 때는 1921년의 심덕이 더 가까이 느껴졌다면 최근에는 1926년의 심덕의 상태가 좀 더 와닿는 느낌이에요. 그때보다 세월이 흘렀고 그만큼 저도 성숙해졌나보다 생각했죠.”
 
‘글루미데이’ 때는 장면에 대해 생각을 하고 연기를 했다면 지금은 그런 강박 없이 마음에 담아둔 것들을 표현하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그는 “장면의 점핑이 워낙 많아서 이전에는 이 노래를 부른 후의 장면은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의 모습이니 그동안 어떻게 했을 거야 등의 생각을 하고 들어갔다면 지금은 무대에서 저도 모르게 이뤄지는 것들이 있다”며 “계산적인 디테일보다 마음에 담아둔 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느낌이다. 이것이 무대에서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 궁금했는데, 호흡이 쫀쫀해졌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고 설명했다.
 
▲ 곽선영은 “연출님이 연습실에서 저희에게 어른의 냄새가 확 난다고 얘기하셨다. 세월이 그만큼 흘러서 다들 나이가 먹은 것이다 각자의 삶에서 성숙미를 얻은 거겠지만 그것들이 만나니 새로운 느낌도 들고 좋았다. 호흡도 더 쫀쫀해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 사진=네오프로덕션

극에서 윤심덕은 김우진과 순식간에 사랑에 빠진다. 짧게 지나가는 장면 때문에 그 찰나의 순간에 서로에게 깊게 빠질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는 관객도 많다. 곽선영은 “저희도 늘 그 부분이 숙제였다. 이번에도 아주 짧은 순간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재현되는데, 왈츠가 끝날 때까지 사랑에 깊게 빠져있는 것을 보여주자고 목표를 세웠다”며 “우진와 심덕이 춤을 추는 동안 얼굴을 마주하고 뜨거운 시선을 교환하면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사랑에 빠진 감정을 그때 밖에 보여드릴 곳이 없다는 점이 저도 아주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사내에 관해서도 많이 논의했어요. 연습실에서 매일 ‘그러니까 사내는 뭐야’라고 얘기했죠. 저희가 결론을 지은 것은 ‘어쨋든 심덕에게 사내는 친구고 벗이다’였어요. 심덕은 자신과 우진의 첫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모든 순간을 지켜본 사내를 많이 의지했어요. 사내 역시 그를 알고 자신을 더 의지하고 빠져들게 했죠. 사내에게 심덕은 상당히 흥미로운 존재였을 것 같아요. ‘너는 그 사람처럼 죽어’라고 해도 ‘어 잘됐네’ 이렇게 반응하니깐 금방 죽이지 않고 더 지켜보고 싶었을 거예요.”
 
너무 다른 성향의 두 남자. 심덕이 아닌 곽선영은 김우진과 사내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둘 다 제 스타일이 아니다. 우진은 사랑했을 때는 뜨거운 남자지만 우유부단한 면이 있다. 심덕을 가장 사랑하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온전히 심덕에게만 집중할 수는 없는 남자여서 별로다. 사내는 솔직하지 않을 것 같다. 사랑한다고 말을 해도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줄 의미심장한 남자라 생각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 곽선영은 “사랑은 없어지지 않는 것 같다. 없어질 사랑이었다면 같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심덕은 나는 이제 너에 대한 사랑이 없다 죽이겠다 하고 방에 들어섰지만 우진의 얼굴을 보는 순간 무너져 내렸을테고, 그래서 죽음까지 같이 가지 않았을까. 온전히 제 해석이지만 그만큼 우진을 많이 좋아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그러나 무대에서만큼은 망설임 없이 우진을 선택하고 후회 없을 만큼 감정을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곽선영은 “이번 ‘사의찬미’에서는 우진을 좀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서로 얼마만큼 사랑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적으니 그 장면들을 충실히 보여주고 싶었고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3년의 공백을 보이기가 싫었다. 공연 전에는 마음이 바빴지만 무대에 오른 지금은 마냥 좋고, 재밌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진짜 신기한 것이 정신과 마음이 좋으니까 힘들다는 생각이 하나도 안 들었어요. 일에서 재미를 느끼고 돌아가니 아기와의 시간도 더 즐거웠죠. 무대를 떠나 있을 때는 더 이상 작품을 안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삶이 좋았어요. 그런데 다시 돌아오니깐 너무 재밌어요. 다음 작품은 뭐하지 이런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웃음)”
 
끝으로 곽선영은 “‘사의찬미’에서는 배우마다 다른 호흡과 미세하게 다른 감정선을 발견할 것이다, 그게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다른 재미가 느껴지고,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과거와 현재의 공기와 확 달라지는 재미가 있는 것이 관극의 포인트”라며 “저 역시 놓쳤던 부분들을 최대한 채워서 마지막까지 게을러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리겠다”고 밝혔다.
 

[프로필]
이름: 곽선영
직업: 배우
생년월일: 1983년 5월 11일
출연작: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폴라로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김종욱찾기’ ‘빨래’ ‘싱글즈’ ‘궁’ ‘쉬 러브즈 미’ ‘모차르트 오페라 락’ ‘글루미데이’ ‘풀 하우스’ ‘살리에르’ ‘러브레터’ ‘두근두근 내 인생’ ‘사의찬미’ 외
 
(뉴스컬처=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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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민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
heo@newsculture.tv
 
2017/08/16 [09:48]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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