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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물고기들 인터뷰①] 최우리 “우리 마음 속 결핍, 돌아보는 시간이길”
아픈 다리 탓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쿠미코’ 役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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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연출 김명환)’의 쿠미코 역을 맡은 배우 최우리를 서울 대학로 CJ아지트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누구에게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인생 영화’ 한 편쯤은 있을 것이다. 그 중 2004년 개봉한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담담하고 차분한 전개 속에서도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무언가가 이 작품의 힘이다. 배우 최우리 역시 영화가 연극으로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무조건 하겠다”고 답했을 만큼 애정을 가진 영화였다.
 
지난 2004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해 ‘헤드윅’ ‘형제는 용감했다’ ‘오케피’ ‘오! 캐롤’ 등 유명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동했지만, 연극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출연했던 ‘페리클레스’가 큰 규모의 극장에서 독특한 형식으로 진행된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소극장에서 많은 대사를 내뱉고, 상대 배우와 깊은 감정을 나누는 연극은 처음인 셈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연극으로 제작돼 첫 선을 보이는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연출 김명환)’은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STAGE UP)’의 두 번째 제작지원 공연으로, 오는 9월 무대에 오른다. 영화에서 연극으로 만들어지면서 이야기의 구조나 주요 장치 등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일부 인물의 설정이나 전개, 연출 면에서는 변화를 줬다.
 
▲ 최우리는 쿠미코에 대해 "삶은 폐쇄적이지만 성향 자체는 마음 속에서 샘물처럼 무언가가 솟아나오는 사람이다. 마치 공 같아서 탄성이 있을 때는 통통 튀지만, 바람이 빠지만 한없이 줄어들기도 하는데, 그가 사랑하는 모습도 그렇다"고 설명했다.(뉴스컬처)     © 사진=벨라뮤즈
 
이번에 최우리가 맡은 역할은 프랑스 작가 프랑수와즈 사강을 좋아해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조제’라고 불리길 원하는 ‘쿠미코’다. 아픈 다리 탓에 자유롭게 바깥에 나갈 수 없어 집안이라는 좁은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앞서 결핍이 있는 역할을 유난히 많이 맡았다. 시각장애인, 기억상실을 앓는 사람,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등인데 그때마다 온갖 다큐와 책을 찾아보며 연구했다. 이번 역할을 위해서도 여러 자료를 찾아보려 했고, 장애가 있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지 살펴보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극 중 쿠미코가 다리를 쓸 수 없는 인물인 만큼, 몸을 끌거나 앉은 채로 이동하거나 무언가를 지지해야만 움직일 수 있다. 최우리는 “연습하는 동안 무릎이 엉망이 됐다. 하지만 어떤 공연을 하든지 어떤 표현 때문에 고민하고 어려운 지점들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게 다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 중 쿠미코가 츠네오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잖아요.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 둘이 서로를 알아봤는지, 어떻게 사랑하게 됐는지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연습을 하면서도 상대 배우와 어떤 걸 말로 정해놓고 하기보다는 동물적으로 호흡을 주고받아요. ‘내 몸에 있는 모든 감각을 열어서 이 상황을 받아드려야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게 돼요. 다행히 츠네오 역의 백성현 배우가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완전히 꿰고 있거든요. 배우들끼리 ‘백 박사, 백 자문위원’라고 부를 정도인데,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웃음)”
 
▲최우리는 "두 사람이 이별을 할 때도 조제는 씩식한 것처럼 보이는데, 혼자 외롭게 누구보다 많이 울었기 때문에 앞에서 담담해 보일 수 있는 것 같다. 헤어진 후에도 쿠미코와 츠네오 역시 자기의 방향과 속도대로 잘 살 것 같은데, 뒤에 이어질 이야기를 2탄에서 해봐도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하백의 신부’를 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는데, 이번 작품의 ‘쿠미코’ 역에 무척 잘 어울려 보였다. 최우리는 “그동안 뮤지컬에서 거의 외국사람 역을 연기했기 때문에 이렇게 가발을 쓰지 않고 연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연기를 추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좋아하는 마니아 관객이 많아 부담감도 적지 않다. 최우리는 “원작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에 당연히 비교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각오도 하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공연이라서 더 좋은 것도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저희 연극을 보고 어떤 극찬을 받길 바라는 건 아니에요. 우리 모두 살아가는 일상이 바쁘고 사랑조차도 계산해야 하는 시대에 잠깐이라도 순수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억을 아련하게 더듬어 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해요. 더욱이 조제는 겉으로 몸이 불편한 거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보이지 않는 결핍이 하나씩은 있잖아요. 그저 몸이 불편한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저런 마음이 있지’를 떠올릴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라요.”
 

[프로필]
이름: 최우리
직업: 배우
생년월일: 1983년 7월 20일
학력: 단국대학교 연극영화 학사
출연작: 뮤지컬 ‘그리스’, ‘달고나’, ‘겨울나그네’, ‘명성황후’, ‘컴페션’, ‘펌프보이즈’, ‘헤드윅’, ‘톡식 히어로’, ‘넌센세이션’, ‘맨 오브 라만차’, ‘캐치 미 이프 유 캔’, ‘리걸리 블론드’, ‘트라이앵글’, ‘웨딩싱어’, ‘브로드웨이 42번가’, ‘형제는 용감했다’, ‘오케피’, ‘오! 캐롤’ 외/ 연극 ‘페리클레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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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8/23 [09:45]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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