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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물고기들 인터뷰②] 문진아 “흉내 내기 아닌, 그 인물로 살아있도록”
소설 속 주인공 ‘조제’라 불리기를 원하는 ‘쿠미코’ 役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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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연출 김명환)’에서 조제 역을 맡은 배우 문진아를 서울 대학로 CJ아지트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짧고 덥수룩한 머리에 동그란 두 눈,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조제’라 답하는 ‘쿠미코’의 얼굴에 그의 얼굴이 살짝 겹쳐보였다. 일본의 유명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속 조제의 모습과 최근에 만난 문진아는 이미지가 비슷해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오는 9월 개막하는 동명 연극에서 ‘조제’라 불리기를 원하는 ‘쿠미코’ 역을 맡은 문진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학로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하는 배우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최근 얼마간 휴식기를 가졌다. “여태껏 쉼 없이 달려왔으니, 한숨 돌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은 좋은 작품을 찾던 차에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하 조제, 연출 김명환)’ 출연 제안을 받게 됐다.
 
문진아는 “쉬는 동안 머리카락이 짧은 상태였는데, 길러볼까 하다가 때 마침 조제를 만났다. 조금 덥수룩한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그는 “한숨 돌렸으니 다시 ‘대학로의 소’가 되어 열심히 무대에 오르고 싶다”며 눈을 밝혔다.
 
그는 “쉬는 동안 ‘내가 앞으로 배우로 계속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워낙 연기와 노래를 잘하고, 외모까지 예쁜 배우들이 많기 때문에 나만이 풍길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다랐다고. 한국 창작극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공연 특유의 색채를 좋아해 이번 ‘조제’ 역시 스스로에게 잘 어울리며,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갖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
 
▲ 문진아는 "원작 영화를 보면서 '몸에 좋은 쓴 약' 같다는 생각을 했다. 힘들어서 지금 당장 맛있게 먹기는 어렵지만 이걸 먹어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은, 누가 먹으라고 해서 억지로 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기 위해서 먹으려고 하는 그런 작품처럼 느꼈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사진=벨라뮤즈

이번에 국내에서 초연의 막을 올리는 ‘조제’는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STAGE UP)’의 두 번째 제작지원 공연이다. 영화에서 연극으로 바뀌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중심 시점이 영화상 ‘츠네오’였다면, 연극에서는 ‘조제’로 옮겨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것이다. 또한 여러 역할을 1인 2역으로 소화하거나 영화 OST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연극적 장치로 선보일 예정이다.
 
문진아가 맡은 ‘쿠미코’는 다리가 불편해 거의 외출을 한 적이 없는 인물로, 우연히 ‘츠네오’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하고 또 이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연습을 하면서도 수도 없이 영화를 돌려보고 있는데, 안 보였던 지점들이 계속 새로 발견된다. ‘문진아라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조제 너는 왜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걸까’를 가장 많이 물으면서 연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제가 본 쿠미코는 살아가려고 하는 의지가 굉장히 강한 인물이에요.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고 마음의 결핍도 있지만, 그게 자신 인생의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내 생을 잘 살기보기 위해서 책 속에 빠져 살기도 하고, 츠네오를 만나 열심히 사랑을 하기도 하잖아요. 아등바등하게 사는 건 아니지만 쿠미코가 칼과 총을 들고 자신을 보호해가면서 무엇 때문에 살아가려고 하는지, 그 이유가 무대 위에서 보여졌으면 해요.”
 
▲ 문진아는 "영화에서 1명의 조제와 1명의 츠네오만 만났다면, 연극에서는 각각 3명씩 전혀 다른 조제와 츠네오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라며 "이정화 배우의 조제는 가만히 있어도 안아주고 싶은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최우리 배우의 조제는 말투는 까칠하지만 속 깊은 정이 있는, 나의 조제는 그 자체로 사랑스러운 게 매력이 아닐까"라며 웃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츠네오로 인해 조제의 인생이 바뀌는 만큼, 그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문진아는 “츠네오는 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조제의 발이 되어 세상 바깥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준 사람”이라며 “비록 두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높이는 다르지만,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이가 됐다는 것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 영화의 특징은 잔잔한데 눈물이 됐든, 쓴 웃음이 됐든 그 여파가 한참 후에 온다는 것이다. 자꾸 나를 되새겨보게 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조제’ 역시 명작으로 평가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워낙 마니아 팬이 많은 원작 영화와 비교에 대한 부담감을 없을까. 문진아는 “비교를 하면서 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며 담담하지만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피하는 게 더 어려울 거예요. 오히려 연극을 보시면서 영화의 이 장면이 무대에서 이렇게 표현됐다는 것을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연극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들도 많고, 배우들이 서로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누면서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연습하고 있거든요. 저 역시 쿠미코를 그저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되어 살아 숨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프로필]
이름: 문진아
생년월일: 1984년 4월 8일
직업: 배우
학력: 추계예술대학교 성악과 학사
출연작: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미스타 조’, ‘스페셜 레터’, ‘굿모닝 러브타운’, ‘웨딩 앤 캐쉬’, ‘스프링 어웨이크닝’, ‘라 레볼뤼시옹’, ‘달고나’, ‘블랙메리포핀스’, ‘머더 발라드’, ‘셜록홈즈’, ‘베어 더 뮤지컬’, ‘고래고래’, ‘벽을 뚫는 남자’, ‘인터뷰’, ‘청춘, 18대1’ 외/ 연극 ‘밑바닥에서’, ‘이기동 체육관’, ‘헤비메탈 걸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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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8/24 [09:52]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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