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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리랑’ 김우형 “내 안의 짐승기, 치성이를 만나 눈물로 터져 나와요”
암울한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로, 초연에 이어 무대에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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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아리랑(연출 고선웅)'에서 양치성 역을 맡은 배우 김우형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사진=신시컴퍼니니
 
“이렇게 좋은 뮤지컬이 또 있을까요? 너무 사랑하는 작품이라 하는 동안에도 늘 희열을 느끼고, 다시 공연한다면 무조건 참여하고 싶어요.” 뮤지컬 ‘아리랑(연출 고선웅)’을 향한 배우 김우형의 마음은 아주 단단해 보였다. “매번 공연할 때마다 남기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쏟아낸다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이 작품은 무대 위 배우와 객석의 관객에게도 남다른 마음을 갖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아리랑’은 작가 조정래의 동명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지난 2015년 창작 뮤지컬로 첫 선을 보인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함께 부른 노래 ‘아리랑’으로 풀어낸다. 2년 만에 몸집을 키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돌아온 작품은 더 많은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초연부터 ‘양치성’ 역으로 함께하고 있는 김우형은 “초연보다 더 좋아졌다. 큰 무대 안에서 집중력 있는 연기를 보여드리려고 하다 보니, 상징적 동작도 많아졌고 음악적으로도 한층 풍성해졌다”고 설명했다. 양반댁 머슴 출신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치성’은 일제강점기 아버지를 의병들의 손에 잃고, 친일파가 되어 조국을 배신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암울한 시대가 만들어낸 짐승 혹은 괴물인 셈.
 
▲ 뮤지컬 '아리랑(연출 고선웅)' 공연 장면 중 치성(김우형 분)의 모습. 김우형은 "조정래 작가님의 대작을 고선웅 연출님이 우아하면서 근사한 이야기로 각색해 무대에 올렸다. 연출님께서 마치 자판기를 누르듯 배우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정말 많은데, 신기하게 배우들이 전부 해낸다. 매번 발전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아리랑' 작업은 무척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뉴스컬처)     ©사진=신시컴퍼니

앞서 왕자(아이다), 경찰(레미제라블), 박사(지킬앤하이드) 등을 통해 주로 멋지고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에게 ‘치성’은 그동안 연기해왔던 캐릭터와는 다른 결을 가졌다. 김우형은 “사실 내 안에 ‘짐승기’가 있는데 밑바닥에서 거칠고 아프게 살아온 인물들이 기질적으로는 더 잘 맞는 것 같다”며 “실제로 그렇게 살아오진 않았지만, 어떤 처절한 상황과 감정을 연기할 때 내 안에 무언가가 건드려지는 것 같아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양치성을 연기하면서 정말 좋은 점은 마음껏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거예요. 배우가 무대 위에서 흘리는 눈물은 인정받을 수 있는 눈물이잖아요. 무대 밖에서는 잘 울지 않고 많이 참고 사는 부분들도 있는데, 치성이를 연기하면서는 온 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많이 울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처절할 만큼 가슴이 아픈 치성이가 참 좋아요. 저뿐만 아니라 ‘아리랑’의 모든 역할이 그 안에 쏙 빠져 있거든요. 내가 뭘 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몰입하는 거죠.”
 
김우형은 ‘아리랑’은 각 등장인물이 생존을 위해 저마다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생존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인물들을 보다 보면 단순히 선인과 악인, 의병과 친일파로 나누어서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것. 모두가 언젠가 ‘호시절’이 오기를 바라는데, 치성의 입장에서 좋은 시절이란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는 “굉장히 단순했을 것이다. 뜨신 쌀밥 먹기, 양반 행세 한 번 해보기, 사랑하는 수국이와 손잡고 소풍 가기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답했다.
 
▲ 김우형은 "이번 '아리랑' 공연 기간에 광복절도 있어서 더 뜻깊은 마음으로 무대에 서게 된다. 특히 머리가 하얀 할아버지, 할머니 관객 분들께서 극장을 많이 찾아주셨는데 계속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에 덩달아 같이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사진=신시컴퍼니

최근 ‘아리랑’을 비롯해 역사를 소재로 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쏟아지는 이유에 대해 그는 “우리가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알고, 제대로 된 인식을 가지고 사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애국심이나 민족애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냐’라는 한 편의 시각에 대해서는 “‘아리랑’은 무언가를 절대 강요하는 작품이 아니다. 우리 작품의 신념이 속으로는 슬픈데 겉으로는 슬퍼하지 않는 ‘애이불비(哀而不悲)’이기 때문에 그냥 무대에서 느껴지는 그대로 마음 속으로 느끼고 가시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아리랑’을 하고 나서 김우형은 창작 뮤지컬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났다. 최근 서울예술단과 함께한 창작 가무극 ‘신과 함께_저승편’에서 멋짐이 폭발하는 ‘강림 도령’ 역을 맡아 관객들을 ‘심쿵’하게 만들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만화라서 만화스럽게 연기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칭찬을 많이 받아 무척 놀라웠다. 겉으로는 툭툭거리고 무뚝뚝한데, 속으로 따뜻한 점이 실제 성격과 비슷해 어떻게 잘 얻어 걸린 것 같다”며 웃었다.
 
“앞으로도 창작 뮤지컬에 더 많이 도전하고 싶어졌어요. 특히나 창작은 작품이 잘 나오면 배우로서 느끼는 만족감과 기쁨이 몇 배는 더 크거든요. 또 마흔 살이 넘어서부터는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작은 배역이라도 인상을 남길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프로필]
이름: 김우형
직업: 배우
생년월일: 1981년 4월 8일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학
출연작: 뮤지컬 ‘그리스’, ‘지킬앤하이드’, ‘대장금’, ‘올슉업’, ‘컴페션’, ‘나쁜녀석들’, ‘쓰릴 미’, ‘달콤한 나의 도시’, ‘미스 사이공’, ‘아이다’, ‘번지점프를 하다’, ‘레미제라블’, ‘고스트’, ‘조로’, ‘아리랑’, ‘신과 함께_저승편’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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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8/25 [15:07]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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