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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타지마할의 근위병’ 조성윤 “친구를 향한 마음, 빨간가슴새처럼 아름답죠”
부당한 명령에도 충성을 다하는 근위병 ‘휴마윤’役 맡아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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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에서 휴마윤 역을 맡은 배우 조성윤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사진=달컴퍼니
 
지난 5월 결혼한 새신랑이 선택한 작품치고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피가 튀기는 극한의 상황 속 인간의 생각을 들여다본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은 핑크빛보다는 핏빛에 가깝기 때문. 지난 1일 한국 초연의 막을 올린 작품에서 ‘휴마윤’ 역을 맡은 배우 조성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2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와 5월 드라마 ‘귓속말’ 출연을 마치고, 차기작을 살펴보던 차에 ‘타지마할의 근위병’을 만났다. 대본을 처음 받아들고 읽었을 때는 너무 막연하고 어려운 느낌이 들어 금방 덮어버리고 말았지만,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철학적이면서 독특한 작품의 매력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다.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라지프 조셉이 지난 2015년 뉴욕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은 17세기 인도 아그라의 황제인 샤 자한이 그의 아내를 추모하기 위해 세운 타지마할 궁전에 얽힌 신화와 전설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 황실을 지키는 ‘휴마윤’과 ‘바불’ 두 근위병이 타지마할을 짓는데 동원된 2만 명의 인부 손 4만 개를 모두 자르라는 잔혹한 명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 공연장면 중 원칙주의자 휴마윤(왼쪽 조성윤 분)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친구 바불(오른쪽 김종구 분)에게 경고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두 근위병이 4만 개의 손을 잘랐다는 것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실제 극 안에서는 가짜 피 200L가 사용된다. 배우들은 움직일 때마다 사방으로 피가 튀기는 무대에서 극한의 감정을 연기한다. 조성윤은 “초연인 데다 뉴욕 공연도 참고하지 못했다. 물론 가짜이긴 하지만 피와 손목을 실제로 사용할 줄은 몰라 놀랄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 연습 때를 돌아봤다.
 
“연습에 들어와서야 무대에서 극사실적으로 피와 손목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맨 처음 연습할 때 가짜 피 안에 배우들이 들어가 걸어도 보고 미끄러운 정도를 확인하면서 움직여봤는데, 솔직히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아무리 가짜라고 생각해도 몸에 피가 묻으면 끔찍한 기분이 드니까요. 처음에 뜨겁게 온도를 맞춰도 핏물이 점점 식으면서 금세 추워지거든요. 그 안에서 옷이 젖은 채 떨면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게 아무래도 힘든 부분 같아요.”
 
그가 맡은 ‘휴마윤’은 근위병의 의무에 충성을 다하는 원칙주의자다. 조성윤은 “평생 누군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살아온 인물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바불을 놓고 보면 나 역시 실제 성향은 휴마윤 쪽에 훨씬 가깝다”며 “극 중 휴마윤이 원칙을 지키는 것보다는 ‘형제’라 부를 만큼 소중하게 여기는 친구를 보호하려는 마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연기한다”고 이야기했다.
 
대사가 매우 서술적이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암기를 하고 내뱉는 과정 자체도 쉽지 않다. 조성윤은 “어느 정도 내뱉으면 대사가 입에 붙고 편해지는데, 이번 작품은 절대 그렇지 않다. 특히 극 중 등장하는 ‘빨간가슴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포털 사이트를 찾던 도중 스웨덴 작가 셀마 라게를뢰프가 쓴 동화 ‘진홍가슴새’에 대해 알게 됐다. 신이 온 털이 잿빛이던 새에게 ‘진홍가슴새’라는 이름을 지어주자 새는 의아해 했지만, 누군가에 대한 진정한 마음을 깨닫고 난 뒤 결국 가슴이 붉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성윤은 이를 작품의 결말과 연관지어 생각했다며 말을 이었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휴마윤은 친구인 바불의 손을 잘라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후 바불의 생사는 알 수 없고 휴마윤만이 10년 후에도 여전히 궁전을 지키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그는 “휴마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관계를 통해 얻는 부분이 컸을 것 같다. 그 중심에 있던 친구 바불이 사라지자 인생의 아름다움을 잃게 되고, 결국에는 ‘빨간가슴’을 얻지 못한 채 남은 생을 잿빛으로 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 연극 ‘타지마할의 근위병(연출 이종석)’ 공연장면 중 휴마윤(위쪽 조성윤 분)이 바불(아래쪽 김종구 분)의 손을 자르려고 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한편, 지난 5월 배우 윤소이와 결혼 이후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조성윤은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들기 때문에 스스로 많이 변했다고 느낀다. 예전에는 차를 타고 다녔다면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작은 것부터 바꾸어 가려고 한다. 또 유기견으로 버려진 삽살개 2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강아지들을 함께 먹여 살리려면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조성윤은 강렬한 시각적 연출 때문에 ‘타지마할의 근위병’을 보러 오기를 어려워 하는 관객들에게도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가짜라고 생각하시면 조금 편하실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쉽지 않다는 것은 안다. 그럼에도 끔찍함을 견디고 이 작품을 보러올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배우로서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프로필]
이름: 조성윤
직업: 배우
생년월일: 1985년 2월 27일
학력: 동국대학교 연극학 학사
출연작: 뮤지컬 ‘해피바이러스’, ‘지킬앤하이드’, ‘김종욱 찾기’, ‘쓰릴미’, ‘셜록홈즈’,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 ‘형제는 용감했다’, ‘락 오브 에이지’, ‘해를 품은 달’, ‘드라큘라’, ‘지킬앤하이드’, ‘삼총사’, ‘잭 더 리퍼’,  외/ 연극 ‘유럽블로그’, ‘멜로 드라마’, ‘올드위키드송’, ‘타지마할의 근위병’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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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8/28 [13:31]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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