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MUSICAL
PLAY
ART
NEWS
USER NEWS
독자광장
이벤트
관람후기
기사제보
HOME > CULTURE > PLAY
[리뷰] 아들이 살해당했다, 분노와 용서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연극 ‘미국아버지’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된 증오 관한 질문 던지며 극 끌어가
 
허다민 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 연극 ‘미국아버지(연출 장우재)’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극단 이와삼

사랑하는 아들이 죽었다.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죽임을 당하던 그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그는 나의 스승이자 영웅이었고, 언제나 내게 필요한 힘이 돼주는 존재였다. 그렇기에 확신한다. 그들이 내 아들에게 잔인한 짓을 하는 그 순간을 싫어했을 것이라, 그들도 결국 내 아들을 존경하게 됐을 것이라고. 스크린과 나레이션을 통해 전해지는 마이클 버그의 편지는 두 시간 만에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지난 6일부터 관객과 만나고 있는 연극 ‘미국아버지(연출 장우재)는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된 극이다. 2004년 5월, 미국 청년 닉 버그가 알카에다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다. 작품은 닉 버그가 아닌 그의 아버지가 쓴 한 통의 편지에 집중해 혐오의 시대에 사는 우리가 증오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2014년에 초연, 이듬해 재연을 진행했고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극은 아들을 잃은 지독한 슬픔을 그려내는 동시에 전쟁과 평화, 사회에 대한 인간의 깊은 사유의 과정도 함께 담아냈다. 술과 마약에 중독된 ‘빌’은 아들 ‘윌’의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재기를 준비했지만 옛 친구 ‘데이빗’을 만나면서 모두 물거품이 되고 빌은 다시 마약과 술에 의지하며 환각까지 보게 된다. 윌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새로운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 그는 고액연봉을 받던 일을 그만두고 이라크로 떠나버렸고, 빌은 아들을 말리지 못했다.
 
봉사하며 지내는 삶에 만족해하던 윌은 9.11테러가 발생하자 이라크의 알카에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의 죽음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빌은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분노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윌의 아내 헤바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아들이 죽은 후 빌은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킨다. 마약에 의존하며 첫사랑 낸시, 청년 빌리, 데이빗, 윌의 환각을 마주했고 그들을 죽이고 살리기를 반복하며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울분을 토해냈다.
 
▲ 연극 ‘미국아버지(연출 장우재)’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극단 이와삼
 
관객은 빌의 심리를 따라가며 모든 상황을 목격한다. 위태로움과 답답함이 공존하는 감정으로 그의 감정에 공감해보려 노력하게 될 것이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을 쉽게 상상할 수는 없겠지만 빌이 환각과 나누는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그의 증오를 함께 고민해보게 된다. 빌은 답을 내리지 못했다. 자유, 윤리, 평등, 용서 등에 대해 끝없이 고뇌했지만 끝내 무너져버린다.
 
다시 마주한 마이클 버그의 편지는 그 때문에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슬픔과 궁금증만 남겼던 글. 극을 통해 의문은 공감으로 변했고,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분노가 생긴다. 그러나 빌의 말과 행동에 모두 공감되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 마약을 끊지 못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기보다 세상 탓만 하며, 본인의 의견이 옳은 것인 양 행동하는 부분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빌의 경험과 시간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종일관 같은 태도는 고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죽은 윌은 빌을 찾아와 자신은 불행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끔찍했다고 내가 그들과 친구였다는 걸 부정할 순 없다고, 아버지는 영영 진실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증오를 표출하는 아버지와 이해를 요구하는 아들의 상반된 모습은 그렇게 또 다른 질문을 남겼다. 그러나 빌처럼 강하게 분노하거나, 윌처럼 모든 것을 용서하며 살기는 어려울 것이기에 그 물음표에 대한 결론은 내릴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오는 25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미국아버지’
작/연출: 장우재
공연기간: 2017년 9월 6일 ~ 25일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출연진: 윤상화, 김동규, 이동혁, 정태화, 구자승, 박유밀, 조연희, 강선애, 마두영, 황설하, 조홍우, 최세훈, 라소영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 5천원, A석 2만원
 
(뉴스컬처=허다민 기자)
[뉴스컬처 360VR] [뉴스컬처 연예TV] [네이버 포스트]
<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 모든 것을 업그레이드한 ‘킹스맨 유니버스’ 파헤치기!
[리뷰] 원작의 진한 감성, 연극만의 재미 다 담았다…‘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리뷰] 시대의 민낯, 선생과 제자의 모습으로 그리다…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컬처포토] 심리와 욕망에 대한 깊은 고찰, 연극 ‘엠. 버터플라이’
[현장 영상] 연극 ‘보석보다 찬란한’ 김미란, 이동준-맹봉학 대화 몰래 엿듣다 붙잡혀
[人 The Stage] 그가 무대 위에 말을 채우는 방식
[프로관극러 입문서①] 화려한 볼거리-높은 완성도…관객 사로잡는 뮤지컬, 어디 출신이니?

허다민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
heo@newsculture.tv
 
2017/09/08 [19:30] ⓒ 뉴스컬처
 
관련기사목록
[미국아버지] [리뷰] 아들이 살해당했다, 분노와 용서 중 무엇을 택할 것인가…연극 ‘미국아버지’ 허다민 기자 2017/09/08/
[미국아버지] 인간 본질 탐구하는 이야기꾼, 장우재표 연극 ‘미국아버지’ 내달 6일부터 재공연 허다민 기자 2017/08/22/
[미국아버지] [리뷰] 증오의 민낯, 누가 그들을 죽이는가…연극 ‘미국 아버지’ 이슬기 기자 2015/10/26/
[미국아버지] ‘햇빛샤워’ 장우재 연출의 연극 ‘미국아버지’…20일부터 동숭홀에서 재공연 양승희 기자 2015/10/05/
[미국아버지] 미국을 넘어 한국, 그리고 세계를 말한다… 연극 ‘미국아버지’ 고아라 기자 2014/11/06/
핫이슈
영화로 봤던 명작, 연극-뮤지컬로 즐긴다…가을 무대 점령한 한화-외화
[인터뷰] ‘서편제’ 이소연 “대체 소리가 무엇이기에 여기까지 왔나, 고개 끄덕이죠”
[리뷰] 뒤늦게 깨달은 아빠의 진심, 마음속에 늘 나만 가득했다…뮤지컬 ‘아빠의 4중주’
[현장스케치] 떠나고 싶다가도 결국 돌아갈 곳은 내 ‘가족’뿐…연극 ‘장수상회’
‘1446’ 한승원 대표 “너무 뻔한 세종 이야기? 일대기 속에 극적 요소 가득하죠”
배너닫기
가장 많이 본 기사 [CULTURE]
노네임씨어터컴퍼니 연극 ‘스테디 레인’ 10월 개막…김수현-이명행-한상훈-홍우진 출연
[현장스케치] 억압된 시대, 예술가가 이상을 실현하는 법…연극 ‘엠.버터플라이’
[금주의 문화메모&] 나는 대체 누구일까
[현장스케치] ‘공연 금지’ 당한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어떤 시의성 있나?
배우 홍광호, 스페셜 앨범 ‘무대에서 보낸 편지’ 트랙리스트 공개…옥주현과 듀엣곡도
배너닫기
TV
[TV되감기] ‘다시 만난 세계’ 여진구 소멸 위기!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 ‘충격 엔딩’
TV
[TV되감기] ‘싱글와이프’ 황혜영, 친구가 자녀계획 묻자 “셋째 계획 없어” 단호
TV
[TV되감기] ‘병원선’ 하지원♥강민혁, 갑작스런 첫키스 ‘설렘 주의보’
TV
[TV되감기] ‘한끼줍쇼’ 김래원, 낚시광 면모 보여…‘이런 오빠였어?’ 시청률 상승!
배너닫기
About NewsCultureHISTORY이용약관개인정보취급방침사업제휴안내기사제보
㈜콘팩/뉴스컬처|대표이사/발행편집인:이훈희|취재팀장:양승희|영상제작본부장/이사:이장희|콘텐츠사업본부장:박상욱
취재팀:02-715-0013|편집팀:02-715-0012|영상제작본부:02-714-0052|콘텐츠사업본부:02-715-0014|청소년보호책임자:이장희
정기간행물등록번호:서울아02083|발행일자:2006.11.03|등록일자:2012.04.19.|주소: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297, 우신빌딩 5층 뉴스컬처
㈜헤럴드|대표이사:권충원|인터넷신문등록번호:서울 아03710|주소:서울시 용산구 후암로 4길 10 헤럴드 스퀘어|대표전화:02-727-0114
Copyright NewsCulture. All Rights Reserved. 모든 기사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