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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사랑하는 그 마음, 모든 순간 쉬지 않고 표현해주세요…연극 ‘엘리펀트송’
밀도 높은 긴장감으로 몰입도 높인 후 강렬한 반전으로 여운 남겨
 
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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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엘리펀트송(연출 김지호)’ 2016년 공연장면 중 마이클(왼쪽 전성우 분)과 그린버그(이석준 분)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스컬처)     ©뉴스컬처DB
 
첫사랑에 빠졌던 순간을 기억해보자. 상대의 사소한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던 경험이 떠오를 것이다. 아이에게 부모는 이런 첫사랑과 같은 존재다. 자신을 대하는 부모의 말과 행동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가도,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될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끊임없이 사랑을 표현해줘야 한다. 연극 ‘엘리펀드송(연출 김지호)은 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팽팽한 심리 싸움 속에 이런 사랑의 가치를 담아내며 다시 한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엘리펀트송’은 2004년 캐나다 초연 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공연되며 프랑스 토니상으로 불리는 몰리에르어워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된 수작이다. 국내에는 천재 배우 자비에 돌란 주연의 동명 영화로 먼저 알려졌고, 2015년에 대학로 무대에 오르며 단번에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이어 2016년에 재연을 선보였고, 초·재연에 함께했던 배우들에 새로운 얼굴을 더해 지난 6일부터 3번째 공연을 진행 중이다.
 
크리스마스이브. ‘그린버그’가 원장으로 있는 병원의 정신과 의사 ‘로렌스’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그와 마지막으로 마주한 사람은 환자 ‘마이클’. 그린버그는 마이클을 만나보기로 하지만 수간호사 ‘피터슨’은 두 사람의 만남이 탐탁지 않다. “마이클은 여느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경고를 하는 피터슨과 “시간이 많지 않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그린버그의 보이지 않는 기 싸움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흔들리는 시선과 정적. 첫 장면부터 무대를 감쌌던 긴장감은 극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잠시 후 콧노래를 흥얼이며 마이클이 등장했다. 장난기 가득한 해맑은 미소, 그러나 그의 행동은 쉽게 예측할 수가 없다. 30분의 대화를 예상했던 그린버그는 마이클의 게임에 금세 말려들었고 관객 역시 그린버그와 같은 마음으로 숨죽인 채 마이클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심리전은 끝을 모르고 달려갔다. 반복되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낄 때쯤 진료기록과 초콜릿을 보고 마이클이 마음을 바꿨고, “곧 알게 될 것”이라던 진실이 눈 앞에 펼쳐진다.
 
▲ 연극 ‘엘리펀트송(연출 김지호)’ 2016년 공연장면 중 마이클(전성우 분)이 웃으며 그린버그를 보고 있다.(뉴스컬처)     ©뉴스컬처DB
 
반전의 연속이다. 로렌스의 실종, 그린버그가 진실을 알고 싶어한 이유, 마이클이 쥐고 있던 단서, 피터슨의 수상한 행동까지 모두 예상과 다른 모습이었다. 모든 대화와 인물들의 행동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던 시간은 진실과 마주하는 순간 충격을 안긴다. 그린버그와 마이클의 공방전으로 극에 달했던 긴장감은 밀려오는 먹먹함에 자취를 감췄고,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던 객석은 금세 훌쩍이는 소리만 가득했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단 한 번의 암전, 그린버그와 피터슨은 잠시 자리를 뜨는 순간이 있지만, 마이클은 퇴장도 하지 않는다. 침묵이 흐르는 순간까지도 치열하게 서로를 탐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 작품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일 것이고, 그만큼 몰입도가 높지만 숨 돌릴 틈이 많지 않다는 점은 참고하면 좋겠다.
 
한 공간에서 모든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무대와 소품은 단순하다. 중반부까지는 아무 변화 없는 세트로 극을 끌어가다가 마이클이 진실을 밝히기 시작하면서부터 조명 효과를 더해 분위기를 바꾼다. 그린버그의 집무실 벽은 순식간에 푸른 초원을 떠올리게 했고, 마이클의 감정에 따라 색이 달리 사용해 그의 이야기와 감정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마이클은 이 병원의 그 누구보다 똑똑한 아이예요.” 극의 마지막 장면과 마주하는 순간 피터슨의 대사가 떠올랐다. 마지막 퍼즐이 제자리를 찾은 것처럼 마이클의 말과 행동이 단번에 이해됐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덜 똑똑했었다면 좋았을 터라는 부질없는 생각도 머리를 가득 채운다. ‘안소니’라는 코리끼를 사랑한, 그러나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주던 사람에게 그 코끼리를 선물하겠다던 소년. 마이클의 마음을 차마 헤아려볼 수 없기에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더 열심히 사랑해주고, 최선을 다해 표현해줘야 할 것이다. 오는 11월 26일까지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엘리펀트송’
작: 니콜란스 빌런
연출: 김지호
공연기간: 2017년 9월 6일 ~ 11월 26일
공연장소: 수현재씨어터
출연진: 박은석, 전성우, 곽동연, 이석준, 고영빈, 김영필, 고수희, 윤사봉
관람료: 전석 5만원
관람등급: 만 13세 이상
 
(뉴스컬처=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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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민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
heo@newsculture.tv
 
2017/09/11 [18:29]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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