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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내 인생의 속도, 남들과 다르면 ‘실패’한 인생일까?…뮤지컬 ‘틱틱붐’
美 유명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 통해 위로 전해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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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틱틱붐(연출 박지혜)’ 프레스콜 공연장면 중 존(왼쪽,이석준 분)이 친구 마이클(오종혁 분)의 비싼 자동차를 타고 주눅들어 하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대학가라, 취직해라, 결혼해라, 아이 낳아라.” 살다 보면 때에 맞춰 ‘알람시계’가 울리는 듯 하다. 그 적절한 때란 사람마다 같을 수 없겠으나, 특정한 나이가 되면 누군가 시계태엽을 감아놓고 ‘바로 지금이야’라며 알람을 울려대는 것 같다. 제때 대학에 가지 못한다면, 다들 취직을 했는데 아직 백수라면, 모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데 여전히 솔로라면 인생에 실패한 것일까?
 
뮤지컬 ‘틱틱붐(연출 박지혜)’은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주인공 ‘존’을 중심으로, 꿈과 이상을 향해 달려 나가는 청춘들의 삶을 그린다. 내일 모레 서른 살 생일을 앞둔 존은 밤에는 작곡을 하고 낮에는 웨이터로 일하며 브로드웨이 데뷔를 향한 꿈꾸는 가난한 예술가 지망생이다. 언제부턴가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들려오는 ‘째깍째깍 쿵’ 소리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존의 귓가에 맴도는 이 시곗바늘 소리는 바로 사회가 켜놓은 알람시계로부터 들려오는 것. 한때 장래가 촉망되는 작곡가라 불렸지만, 여전히 이뤄놓은 성과는 아무 것도 없는 존은 불안함과 초조함에 시달린다. 늦은 밤 여자친구를 보러 가고 싶어도 당장 택시비가 없어 머뭇거리는, 뉴욕 변두리 좁고 더러운 아파트에서 피아노 건반도 제대로 누르지 못한 채 방황하는 그는 괴롭기만 하다.
 
존의 한숨을 더욱 길게 늘어뜨리게 만드는 이는 안정된 삶을 요구하는 여자친구 ‘수잔’, 고급 아파트에 비싼 승용차를 몰고 다닐 만큼 성공한 절친 ‘마이클’, 괜찮은 직장을 잡거든 연락하는 ‘부모님’. 그리고 이 모두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 뮤지컬 ‘틱틱붐(연출 박지혜)’ 프레스콜 공연장면 중 존(이석준 분)이 불안한 미래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1990년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틱틱붐’은 2017년 한국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삶과 닮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대입, 취직 걱정에 10~20대를 보내고 비싼 월세에 허덕거리며 연애와 결혼은 포기한지 이미 오래된, 다른 이들이 이뤄놓은 성공과 내 꿈을 비교하며 한없이 작아지는 마음을 한번쯤 느껴본 이라면 ‘존’의 상황에 각자의 삶을 대입해 보게 된다.
 
이번 공연은 배우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막을 올려 특별함을 더했다. 이미 30대를 넘어 40대에 접어든 배우들은 20대를 거치며 ‘존’이 하는 고민들에한 발짝 떨어져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존’ 역의 이건명이 “째깍째깍 소리는 30대에도 40대에도 들렸고, 앞으로도 계속 들릴 것 같다”고 말한 것처럼, ‘틱틱붐’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크고 작은 어려움, 이에 따른 보편적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틱틱붐’은 뮤지컬 ‘렌트’의 작가로 유명한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역시 ‘존’ 역의 이석준은 “세계적인 작곡가로 불리는 사람 역시 한때 깜깜한 터널을 지나왔음을 보여준다. 라슨은 청춘의 시기에 일어나 달리고 있는 이들도, 주저앉아 힘들어 하고 있는 이들도 모두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취직, 결혼, 출산이 남들보다 늦으면 어떤가. 못하고 안 하면 또 어떤가. 마음속에 들리는 ‘째깍째깍 쿵’ 소리를 아예 피할 수 없겠으나, 내 속도와 방향이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결코 실패했다거나 틀린 인생이 아님을 ‘틱틱붐’은 말해준다. 오는 10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TOM 1관.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틱틱붐’ 
원작/작사/작곡: 조나단 라슨 
연출: 박지혜 
음악: 구소영 
공연기간: 2017년 8월 29일 ~ 10월 15일 
공연장소: 대학로 TOM 1관 
출연진: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 정연, 성기윤, 조순창, 오종혁, 문성일
관람료: R석 6만 6천원, S석 4만 4천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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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9/13 [18:37]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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