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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봤던 명작, 연극-뮤지컬로 즐긴다…가을 무대 점령한 한화-외화
‘서편제’ ‘벤허’ ‘헤드윅’ ‘빌리 엘리어트’ ‘라빠르트망’ 外
 
양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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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명의 영화로 관객을 만난 바 있는 다양한 연극, 뮤지컬이 올 가을 동시에 무대에 올랐다.(뉴스컬처)     

올 가을 무대에 오른 다수의 연극, 뮤지컬을 살펴보면 동명의 영화로 관객을 만난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미 작품성과 흥행성을 검증받은 작품이 무대에서 새로운 장르로 재탄생하거나 앞서 연극, 뮤지컬로 만들어진 작품이 역으로 스크린에 걸리기도 한다. 같은 등장인물에 비슷한 줄거리를 풀어나가지만 스크린과 무대에서 보는 이야기의 맛은 전혀 다르다. 영화와 달리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있는 무대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작품들을 모아 소개한다.
 
# 사랑받은 한국 영화,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 뮤지컬 ’서편제(연출 이지나)’ 공연장면 중 송화(앞, 차지연 분)와 동호(강필석 분)가 바람을 느끼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국내 관객에게 사랑받은 한화(韓畵)가 무대를 통해 새롭게 관객을 만나고 있다. 먼저 작가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1993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는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2010년 조광화 작가, 이지나 연출, 윤일상 작곡가 등 실력파 창작진을 통해 뮤지컬로 재탄생한 ‘서편제’는 시즌을 거듭하며 관객들에게 ‘인생 뮤지컬로’ 꼽힐 만큼, 잘 만들어진 창작극으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개막한 네 번째 시즌에는 배우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 등이 출연해 직접 판소리를 선보이는 등 소리꾼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2003년 개봉한 장준환 감독의 SF 블랙코미디 영화 ‘지구를 지켜라’ 역시 지난해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외계인이라는 SF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한 극은 마음속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병구’와 그 상처의 원인을 제공한 ‘강만식’의 심리게임을 그린다. 영화에서 연극으로 옮겨 오면서 무대에서 할 수 있는 영상, 조명뿐만 아니라 혼자서 10개 이상 배역을 소화하는 ‘멀티맨’ 등을 활용해 한정된 공간에서 극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며 호평을 받았다. 1년 만에 재공연되고 있는 작품에는 박영수, 정욱진, 강영석, 김기범(샤이니 키), 허규, 김도빈, 윤소호 등이 출연 중이다.
 
2014년 스크린을 통해 소개된 강제규 감독의 영화 ‘장수상회’도 지난해 연극으로 처음 제작됐다. 1년 만에 돌아온 작품에는 배우 신구와 손숙이 부부로 출연해 사랑 앞에서는 나이를 불문하고 소년, 소녀가 되는 ‘연애 초보’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연기 경력이 수십 년 넘은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를 무대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가족 단위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뮤지컬로 만나는 명작 외화 
 
▲ 뮤지컬 ‘벤허(연출 왕용범)’ 공연 장면 중 벤허(가운데, 유준상 분)의 모습.(뉴스컬처)     ©사진=뉴컨텐츠컴퍼니

한국 관객들의 뇌리 속에 ‘명작’으로 자리 잡은 다양한 외화(外畵) 역시 무대를 통해 부활했다. 미국 작가 루 월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59년 개봉해 아카데미 어워즈 11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큰 사랑을 받은 ‘벤허’가 올해 국내 창작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다. 해상 전투, 전차 경주 등 영화 속 명장면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구현해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말 네 필이 전차 두 대를 끄는 전차 경주 씬을 위해 6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타이틀 롤로 유준상, 박은태, 카이 등이 무대에 선다.
 
스릴러 영화의 1인자로 평가받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1940년 내놓은 ‘레베카’는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극작가 미하엘 쿤체 콤비가 2006년 오스트리아에서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됐는데 당시 5주 연속 티켓 예매율 1위, 평균 객석 점유율 90% 등 기록을 세우며 크게 흥행했다. 이후 재연과 삼연에서도 꾸준히 사랑받았으며, 지난달 개막한 4연에서도 예매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선영, 신영숙, 옥주현 등 뮤지컬계 대표 디바들이 폭발적 가창력으로 ‘댄버스’를 연기한다.
 
작가 겸 배우 존 카메론 미첼이 1994년 트랜스젠더 록 가수의 파란만장한 인생 여정을 그린 뮤지컬 ‘헤드윅’은 2000년 영화로 제작돼 이듬해 선댄스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과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는 2005년 첫 소개된 이후 조승우, 조정석, 오만석, 박건형, 송용진, 김다현, 송창의 등 인기 배우들이 타이틀 롤을 맡으며 가장 마니아가 많은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어떤 배우가 헤드윅을 맡으냐에 따라 공연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 개봉 이후 5년 만에 뮤지컬로 제작돼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집권기, 발레를 좋아하는 한 소년이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런던의 로열발레단에 입학하기까지의 내용을 그린다. 5개 대륙에서 11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한 작품은 2010년 초연 이후 7년 만인 오는 11월 국내에서 재공연된다. 무대 위 최고로 빛나는 ‘빌리’를 위해 신시컴퍼니는 총 세 차례 오디션을 통해 천우진,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에릭 테일러 등 5명의 아역 배우를 선발했다.
 
# 올해 한국에서 무대화한 영화
 
▲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연출 김명환)’ 공연장면 중 조제(왼쪽 이정화 분)가 츠네오(서영주 분)에게 그림일기를 보여주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해외에서 제작해 개봉했지만 한국에서 사랑받으면서 국내 제작진에 의해 최초로 무대로 옮겨지는 영화도 여러 편이다. 배우 뱅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가 주연을 맡아 1996년 개봉한 영화 ‘라빠르트망’은 ‘각색의 귀재’라 불리는 고선웅 연출을 통해 내달 재탄생한다. 고 연출은 라이선스 획득을 위해 원작자 겸 감독인 질 미무니를 직접 만나 허락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발레리나 김주원, TV에서 주로 활동하던 오지호, 연기파 김소진 등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음악 등을 조합해 영화와 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많은 이들에게 ‘인생 영화’로 꼽히는 일본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역시 최근 국내 무대에서 최초로 막을 올렸다. 2003년 개봉돼 이듬해 국내에도 소개돼 탄탄한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연극은 원작의 틀을 유지하되,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게 적절한 각색을 더해 영화와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배우들이 1인 다역을 하거나 영상, 음악 등을 활용해 다리가 불편해 거의 외출을 했던 적이 없는 ‘조제’와 대학을 갓 졸업한 ‘츠네오’의 사랑과 이별을 담담하지만 유쾌하게 그려낸다.
 
2006년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도 내달 국내 초연된다. 누구보다도 사랑을 원하고 사랑 받기를 꿈꿨던 여인 마츠코의 기구한 일생을 그려낸 원작 소설이 영화, 드라마에 이어 뮤지컬로 제작된다. 김민정 연출, 민찬홍 작곡가,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 등 실력파 창작진을 통해 공연으로 구현되며, 뮤지컬은 영화 속 노래들과 달리 전혀 다른 분위기의 넘버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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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9/21 [10:32]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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