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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쓰맨’ 정도영 연출 “유쾌한 웃음 안에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담았죠”
다수의 뮤지컬에 안무가로 활동하다 연출 첫 도전
 
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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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배쓰맨(연출 정도영)’ 의 정도영 연출을 서울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너무도 익숙한 장소. 그곳을 방문할 때마다 매번 마주했지만 깊은 관심을 가져보지는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공연이 있다. 저평가받고 있는 직업에도 자부심을 잃지 않고 일하는 세신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 ‘배쓰맨’이다. ‘웰컴 투 남탕’이라는 문구로 호기심을 끌어내는 작품은 유쾌한 상황 속에 직업의 귀천, 차별에 관한 메시지를 녹여내 웃음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한국의 목욕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배쓰맨’의 연출은 정도영이 맡았다. 그동안 뮤지컬 ‘비스티’ ‘빈센트 반 고흐’ ‘베어 더 뮤지컬’ 등에서 안무가로 활약해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연출에 도전했다. 정 연출은 “다들 열심히 해줘서 작업에 관해서는 힘든 부분이 거의 없었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기가 쉽지 않았다”며 “연출의 가장 큰 역할이지만 처음에는 초반에는 모두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한 자리에서 계속 기다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됐고, 즐겁게 준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쓰맨’은 대한민국에만 있는 유일의 목욕문화를 해외로 알리고 관광객들에게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20년이 넘은 낙후된 전통 남성 전용 목욕탕 ‘백설탕’에 미스터리한 신입 세신사 줄리오가 들어오면서 생긴 좌충우돌 사건을 그린다. 제작사인 문화공작소 상상마루 엄동열 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된 작업은 여러 번의 수정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처음에는 웃고 즐길 수 있는 퍼포먼스 작품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세신사라는 직업을 공부하면서 웃음코드를 많이 제거했다.
 
▲정도영 연출은 작품에서 안무로 표현하는 장면이 많은 것에 대해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신사가 몸을 쓰는 일을 하는 캐릭터기 때문에 드라마에 맞춰 표현한 것이다. 제가 안무가이기도 해서 연출을 하는 과정에서 움직임을 더 많이 들어간 부분도 있겠지만 몸 쓰는 일을 하는 인물들을 표현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뉴스컬처)     ©사진=문화공작소 상상마루

“목욕문화를 알리자는 의도로 시작했지만 파고들다 보니 차별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어요. 세신사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저평가되고 있고, 편견과 차별을 받는 일인데 그들의 이야기를 너무 가볍게 다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해외 목욕문화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목욕이 해외에서는 저급한 문화로 인식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다른 이미지로 돼 있다는 점을 느꼈어요. ‘한국의 세신이 위대하다’는 거창한 의미가 아닌 ‘그들의 일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은 바꿀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리얼리티는 가져가면서 즐겁게 표현하자는 목표로 만들었어요.”
 
그러나 무겁고 어렵게 극을 끌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정 연출은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는 동안 머리 아프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관람을 하는 동안 고뇌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시간을 내서 오는 만큼 즐거움을 느끼고, 일상생활에서 겪지 못한 상황들을 대리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작품에 표현되는 여러 요소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지만 그런 시간을 공연 안에서 따로 만들기보다 관객분들의 자유에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극의 주인공인 줄리오의 성 정체성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성 소수자라는 점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 한 인간의 트라우마와 그를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관점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젊은 나이에도 변변한 직장이 없고, 20년 넘게 일을 했지만 경력을 떳떳하게 인정받지 못하는 등 ‘배쓰맨’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받고 있는데, 줄리오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 더 강조된 것이라고. 그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트라우마를 세신사라는 직업을 통해 해소해나가는 점에 집중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정도영 연출은 “작품을 통해 세신사라는 직업을 대리 경험한 후에는 그들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3D업종이라고 표현되는 일을 하는 분들도 우리 모두와 같은 삶을 사람”이라며 “정을 나누며 소소한 웃음을 찾고 그를 지키기 위해 애쓰며 보통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직업에 편견을 가지기보다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을 보며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합과 템포에 특히 신경 썼다. 정연출은 “대사의 템포, 호흡만으로도 웃음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재미를 많이 찾고 싶었다. 에너지와 흐름이 잘 이어지게 하기 음악을 활용해 이야기하기도 했다”며 “애드리브도 좋아하는 편이다. 매일 똑같이 진행되면 관객은 물론 배우들도 지루해질 것이기 때문에 미리 공유만 된다면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잘 수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준비 과정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지만 연습 분위기와 배우들과의 호흡은 좋았어요. 저는 전체적인 코미디를 잡아주고 미장셴 등을 주로 담당하면서, 세부적인 것은 배우들의 의견도 많이 들었어요. 배우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돼야 ‘내 작품’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임할 수 있고, 그 에너지가 관객분들에게도 전달돼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무가로 활동하다 첫 연출을 맡은 작품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었고, 그를 보충하기 위해 배우들과 이야기를 자주 나눈 것도 있지만 모두가 ‘내 공연’이라고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어요.”
 
정 연출은 “즐겁게 준비한 작품인 만큼 관객분들도 어느 한 부분에라도 만족하며 즐겁게 관람해주셨으면 한다. ‘배쓰맨’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하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첫 공연보다 지금 공연이 3단계 정도 수정을 거친 상태고 계속해서 크고 작은 부분들을 수정하며 작품을 다듬어갈 계획이다. 매일 봐도 늘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관람을 하러 오셔도 괜찮지만 작품을 통해 세신사라는 직업을 대리 경험한 후에는 그들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3D업종이라고 표현되는 일을 하는 분들도 우리 모두와 같은 삶을 사람”이라며 “정을 나누며 소소한 웃음을 찾고 그를 지키기 위해 애쓰며 보통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직업에 편견을 가지기보다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프로필]
이름: 정도영
직업: 안무가, 연출가
학력: 명지대학교 대학원 영화뮤지컬학과 석사
수상: 더 뮤지컬 어워즈 안무상(2012),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어워드 창작예술부문 안무상(2012),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시상식 안무상(2013)
참여작: 뮤지컬 ‘싱글즈’ ‘스페셜레터’ ‘스트릿 라이프’ ‘풍월주’ ‘전국노래자랑’ ‘완득이’ ‘그날들’ ‘해를 품은 달’ ‘뮤직박스’, 연극 ‘오픈 유어 아이즈’ ‘펀치’ ‘비스티’ ‘빈센트 반 고흐’ ‘베어 더 뮤지컬’ 외
연출작: 뮤지컬 ‘배쓰맨’
 
(뉴스컬처=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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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민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
heo@newsculture.tv
 
2017/09/28 [14:28]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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