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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어두운 것 넘어 사악함 품은 오페라 ‘리골레토’…가을 무대 검게 물들인다
국립오페라단, 베르디 대표작 공연해 강렬한 시대고발 정신 전해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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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리골레토(연출 알레산드로 탈레비)’ 3막 연습 장면 중 리골레토(데비드 체코니 분)가 질다(캐슬린 김 분)를 끌어안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어두운 것을 넘어 ‘사악함’을 품은 오페라가 무대에 오른다. 국립오페라단이 이달 베르디의 가장 비극적 오페라 ‘리골레토’를 선보인다. ‘여자의 마음’ ‘그리운 이름이여’ 등 익숙한 아리아로 한국인에게 사랑받은 오페라 레퍼토리에 현대적 재해석을 더해 베르디의 강렬한 시대고발 정신을 전한다.
 
개막을 앞둔 국립오페라단이 오늘(10일) 오전 11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 연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1997년 이후 20년 만에 새로운 프러덕션으로 선보이는 이번 ‘리골레토’는 프랑스 출신의 오페라 전문지휘자로 전 세계를 누비는 알랭 갱갈과 요하네스버그 출생으로 최근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가장 각광받는 젊은 연출가 알렉산드로 탈레비가 합류해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창작진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을 베르디가 강렬한 시대고발 정신을 담아 오페라로 재탄생시킨 작품을 새롭게 펼쳐낸다. 극은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한 ‘리골레토’가 부도덕하고 방탕한 귀족사회를 벌하려다 도리어 자신의 딸 ‘질다’를 죽이게 되는 광대의 잔혹한 운명과 비극적 최후에 대해 그린다.
 
▲ 오페라 ‘리골레토(연출 알레산드로 탈레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휘자 알랭 갱갈(왼쪽)과 연출 알레산드로 탈레비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알랭 갱갈 지휘자는 “베르디 오페라 중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와 함께 ‘리골레토’의 음악을 가장 선호한다. 지금 들으면 평범할 수 있지만 작품이 초연된 1851년에는 굉장히 파격적인 음악이었다. 특히 테너, 바리톤, 소프라노 등 각 성악가의 목소리를 위해 이 오페라를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각 파트와 역할 별로 개성이 매우 뛰어나면서 부르기 어렵기 때문에 걸작이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알렉산드로 탈레비 연출은 “이번 ‘리골레토’가 어두운 요소와 색깔이 많은데 어둡기만 한 게 아니라 사악하기까지 하다. 극 중 살인이나 폭력 같은 어두운 요소들이 계속 수면 위에 올라와 있고, 관객들이 위험 요소를 계속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레비 연출은 “두 가지 포인트에 중점을 뒀는데 첫째는 인간 곁을 맴도는 사악함에 관한 것이고, 둘째는 이 작품이 품고 있는 비극 요소다. 위협적이고 폭력적 사회에서 아빠가 딸을 과잉보호 하는 상황에 이르고 결국 소녀는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한다. 딸을 너무 많이 사랑해 궁극적으로 그녀를 파괴하게 되는 아빠의 비극적 결론을 잘 표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오페라 ‘리골레토(연출 알레산드로 탈레비)’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리골레토(왼쪽부터 신상근, 다비데 다미아니, 정호윤, 알랭 갱갈 지휘자, 캐슬린 김, 제시카 누초, 알레산드로 탈레비 연출, 데비드 체코니, 최산식 사무국장)팀의 모습.(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등장인물의 비극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성악가들의 기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물의 어두움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딸 ‘질다’ 역을 맡은 소프라노 캐슬린 킴은 “일부러 어둡게 표현하지 않아도 상황 자체가 질다를 어둡게 만드는 것 같다. 세상의 어두움에 당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로 표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같은 역의 제시카 누초는 “질다는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결국 사랑을 이끌어내는 멋진 캐릭터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앞서 80회 이상 ‘리골레토’ 무대에 오른 타이틀 롤의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는 “수십 차례 이 작품을 하면서 더 이상 특별할 게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번 ‘리골레토’는 옛날 방법 위에 쌓인 먼지를 한 꺼풀 털어낸 느낌이다. 오리지널을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더한 이번 프러덕션이 매우 인상적이다”라고 평했다.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정보]
공연명: 오페라 ‘리골레토’
원작: 빅토르 위고 ‘환락의 왕’
극작: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
작곡: 주세페 베르디
지휘: 알랭 갱갈
연출/무대: 알레산드로 탈레비
공연기간: 2017년 10월 19일 ~ 22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출연진: 캐슬린 김, 제시카 누초, 정호윤, 신상근, 데비드 체코니, 다비데 다미아니 외
관람료: R석 15만원, S석 12만원, A석 8만원, B석 5만원, C석 3만원, D석 1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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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10/10 [13:0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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