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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릭 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 “좋아하는 일 위한 사표? 철저한 준비 필요해요”
‘디 아트 오브 더 브릭’展 런던, 뉴욕 등 100여개 도시 거쳐 서울 상륙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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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로 만든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의 브릭 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를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만났다.(뉴스컬처)     © 사진=쇼노트(GKMS)

안정적이지만 지루한 직업, 불안정하지만 재밌는 일 중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보통의 사람이라면 전자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 지루하더라도 내 삶을 보장해주는 요소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여기 일반적으로 ‘좋은 직업’이라 불리는 변호사를 포기한 채 예술가의 길로 들어선 이가 있다. 미국 출신 ‘브릭 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Nathan Sawaya, 44)다.
 
사와야는 회화, 조각, 공예, 건축 등 흔히 떠올리는 미술이 아닌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레고’ 브릭(brick)을 가지고 3차원 조각품이나 인물 초상화 등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제작한 대규모 작품을 위주로 구성된 전시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이 지난 5일부터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런던, 뉴욕, 모스크바, 타이페이 등 전세계 100여개 도시를 거친 뒤 서울에는 처음 상륙했다.
 
워싱턴주 콜빌에서 태어나 오레건주 베네타에서 성장한 사와야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그리고 이야기를 쓰며 상상하기를 좋아했다.  대부분의 아이가 그러하듯 학창시절 성적 부담을 느끼며 자랐고, ‘안정적 직장’을 가지라는 부모님의 조언대로 뉴욕대학교에 입학해 법학을 전공한 이후 변호사가 됐다. 하루 종일 변호사 업무에 몰두하던 그는 퇴근 후 자기 자신에게 ‘창의적 출구’가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퇴근 후 거의 6~8시간씩 글을 쓴다거나 그림을 그린다거나 조각을 만드는 등 창의적인 일을 해야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때 진흙이나 와이어 같은 전통적인 소재로 무언가를 만들었는데, 예전에 가지고 놀던 레고를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가 레고를 현대미술에 활용할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아무도 안 하니까 내가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고 결국 브릭 아티스트가 된 거죠.”
 
▲ 네이선 사와야의 대표작 중 하나인 ‘노랑(Yellow)’ 은 1만 1014개 브릭을 사용해 제작했다. 또 다른 대형 작품‘ 공룡 뼈대(Dinosaur Skeleton)’는 8만 여개, ‘디비전(Division)’은 12만 여개의 브릭을 사용했다.(뉴스컬처)     © 사진=쇼노트(GKMS)

그렇다고 당장 변호사 일을 그만둔 것은 아니다. 퇴근 후 레고로 만든 작업의 결과물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다양한 실험을 했고, 그의 작품을 본 사람들은 어떤 것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거나 구매를 물어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을 거쳐 ‘전업 아티스트’가 돼도 괜찮다고 생각한 뒤에야 사표를 냈다. 그는 “변호사 자격증에 유효기간이 있고 활동을 하려면 갱신을 해야 하는데, 일부러 안 하고 있다. 온전히 예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어떻게 보면 돌아갈 수 있는 ‘다리(안전망)’를 끊은 셈”이라고 말했다.
 
사와야가 레고 브릭으로 만든 작품은 지구본, 전화기 같은 비교적 작은 생활 소품부터 클림트의 ‘키스’, 뭉크의 ‘절규’, 다빈치의 ‘모나리자’ 등 유명 작가들이 대표작, 직접 경험했던 감정들을 투영해 만든 인간의 형상들, 대규모의 공룡 형상 등 매우 다양하다. 그는 “레고는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놀았던 소재라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렇지만 장난감으로 만든다고 해서 예술의 가치와 창의성까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술성과 창의성을 중시한 그의 신념 덕분에 2011년 ‘유니크 아트 어워즈’에서 ‘모스트 크리에이티브 언유주얼 아트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과 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게 극찬을 받아 백악관에서 전시를 하는 등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물론 작은 브릭을 조립해 거대한 작품을 만드는 일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사와야는 어려운 점에 대해 “레고라는 소재 자체가 딱딱한 직사각형이라 인간의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내는 것에 공학적 문제가 있다. 또한 색깔이나 모양 역시 레고사에서 만든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한계가 많다”고 말했다.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작품을 만들 때는 오직 그의 ‘두 손’만을 사용하는데, 크기나 복잡성에 따라 한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보통 2~3주에서 길게는 3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 네이선 사와야는 레고사에 후원을 받느냐는 질문에 “레고사와 우호적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다. 나 같은 경우에 매우 독특한 고객이라 장난감 가게가 아닌 덴마크 본사에서 예를 들어 ‘빨간 2x4짜리 브릭 몇 만개가 필요하다’고 주문하면 받아볼 수 있는 ‘접근성’이 있다. 물론 내 작품으로 어느 정도 홍보 효과도 있겠지만, 모두 다 돈을 지불하고 사고 있다”며 웃었다.(뉴스컬처)     © 사진=쇼노트(GKMS)
 
어려움도 많지만 사와야는 “예술가가 된 지금이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먹고 숨 쉬는 것만큼이나 예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호사 일을 할 때는 즐겁다고 느끼지 않았는데, 예술 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행복하다고 느꼈다. 나뿐만 아니라 예술은 모든 사람을 더 창의적이고 똑똑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더 나은 인간이 되게 해준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사와야는 안정적인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에게 하고픈 말을 전했다. “인생에 큰 전환을 이뤄야 하는 시기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부정적인 경우가 많아요. 저 역시 변호사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부정적이었죠. 이런 반응들을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해요. 내 열정을 따라간다고 했을 때 결코 단숨에 이뤄지지 않거든요. 저 역시 변호사 사무실에 사표를 내기 전 수년간 준비하며 아티스트적 경험을 쌓았으니까요. 누군가 ‘당장 일을 그만두고 록스타가 되겠어’라고 한다면 ‘그 전에 기타 레슨부터 받아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전시정보]
전시명: ‘디 아트 오브 더 브릭(The Art of the Brick)’
전시기간: 2017년 10월 5일 ~ 2018년 2월 4일
전시시간: 오전 11시 ~ 오후 8시
전시장소: 아라아트센터
관람료: 성인 1만 3천원, 청소년 1만 1천원, 어린이 9천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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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10/13 [11:4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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