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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톡톡’ 오정택 “한쪽으로 치우친 삶의 기울기, 옆 사람 바라보면 대칭이 돼요”
‘대칭집착증’과 ‘선공포증’ 가진 ‘밥’役에 새로 합류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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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톡톡(연출 이해제)’의 밥 역을 맡은 배우 오정택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이름 밥(BOB), 똑바로 해도 BOB, 거꾸로 해도 BOB. 나이 33세. 무지개색 빨주노초파남보 중 정가운데 있는 ‘초록’색을 좋아하는 남자. 점이나 선, 면을 사이에 둔 양쪽이 같은 형태로 배치된 ‘대칭’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대칭이 아님을 참지 못한다. 이뿐인가? 바닥에 그인 수많은 선들은 밥에게 공포대상. 밟는 순간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온다.
 
이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지난달 20일 재공연의 막을 올린 연극 ‘톡톡(연출 이해제)’에 등장한다. 밥처럼 무언가를 끔찍이 무서워하거나 특정 행동을 하지 않으면 못 살 것 같은 ‘강박증’을 가진 여섯 사람이 등장해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집단치료를 하는 과정을 그린다. 극 중 ‘대칭집착증’과 ‘선공포증’에 시달리는 ‘밥’ 역을 맡은 배우 오정택을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톡톡’은 프랑스 코미디의 왕으로 불리는 작가 겸 배우 로랑 바피가 집필한 작품으로, 재치 넘치는 입담과 좌충우돌 에피소드로 공연 내내 관객들의 웃음을 공략한다. 지난해 국내 초연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아 1년 만에 재연을 확정짓고 다시 돌아왔다. 이번 시즌 새로운 ‘밥’으로 합류한 오정택은 “극을 보시는 관객들처럼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도 굉장히 행복해지는 작품이다. 나오는 캐릭터들이 전부 사랑스러워서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 연극 ‘톡톡(연출 이해제)’ 공연 장면 중 밥(오른쪽, 오정택 분)이 극 중 호감을 갖게 되는 릴리(문진아 분)에게 은색을 좋아하는 사람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오정택은 "밥에게 똑같은 말을 2번씩 말하는 릴리는 완벽한 여자다. 물론 얼굴이 아주 예쁘기도 하지만, 늘 대칭으로 2번씩 말해주니까 곧바로 그의 결핍을 채워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사진=연극열전

밥 외에도 ‘톡톡’에 등장하는 강박증 환자들의 증상은 다양하며 기상천외하다. 의도와 상관없이 마음 속의 욕설이 튀어나오는 뚜렛증후군 ‘프레드’, 무엇이든 계산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계산벽’ 벵상, 더럽고 불결한 것을 참지 못하는 질병공포증후군 ‘블랑슈’, 집안의 가스, 수도, 전기 등을 수십 차례 확인하는 ‘확인강박증’ 마리, 그리고 모든 말을 두 번씩 반복하는 ‘동어반복증 ’릴리‘까지.
 
오정택은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렇지는 않았지만, 최소 10년 이상은 강박증에 시달려왔다. 타인의 눈에 확실히 이상해 보이는 증상 때문에 놀림을 당하거나 기피대상이 되어가며 분명 너무나 힘들 게 살아왔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서로가 겪은 어려움을 이해하고, 나보다 타인에게 더 집중하는 순간 내가 집착하는 것들을 잠깐이나마 잊게 되는 기적을 만나게 된다. 옆 사람에게 몰두하면서 나의 힘듦을 잊거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다는 작품의 메시지가 참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극에서는 ‘대칭집착증’과 ‘선공포증’을 가진 인물을 연기하지만, 실제 오정택이 갖고 있는 강박이나 징크스 같은 건 없을까. 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는 그런 집착이 없을까’ 떠올려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었다”며 “물을 마실 때 나도 모르게 숫자를 센다는 것, 약간의 고소공포증을 가진 것 외에는 없다”며 웃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원래 제 성격이 엄청 긍정적이고, 앞 일에 대해 걱정하는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6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 1년 정도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큰 이유도 없이 갑작스럽게 숨을 거두셨는데, 그때 ‘갑작스러움’에 대한 공포가 생겼던 것 같아요. 바로 옆에 있었던 사람이 당장 오늘 사라졌다는 것에 대한 실감을 할 수 없었거든요. 그때도 ‘나는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평소대로 운동도 하고 취미 생활도 했는데, 어느날 보니까 머리에 원형탈모가 생겼더라고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 했지만, 사실 몸과 정신은 괜찮지가 않았던 거죠.”
 
▲ 오정택은 "앞으로 나를 아는 관객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더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 배우가 돼서 나도 잘 살고, 연극계에 있는 고생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잘 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오정택은 “극에서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밥 역시 강박증을 가지 게 된 이유나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평소에는 절대 이해하지 못했던 타인의 행동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질 수 있게 됐다. 그는 “얼마 전 할로윈 파티 때 몇 사람들이 피칠갑 분장을 한 채 거리를 돌아다녀서 행인들을 놀라게 했다. ‘쟤는 왜 저래, 나랑 안 맞아’ 불평할 수도 있는데 ‘저렇게 하고 다니는 이유가 있겠지’라고 이해하려고 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미워하지 않고 일단 이해해보려고 나름 노력하게 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 ‘톡톡’ 프로그램 북에 ‘당신의 인생에 치우친 기울기를 대칭으로 만들어주는 공연’이라고 적기도 했다. 한바탕 웃게도 하고 눈물이 핑 돌만큼 가슴 찡하게 하면서 관객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연극이라고. 배우 자신은 어떻게 치우친 기울기를 회복하느냐는 질문에 오정택은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을 본다”고 답하며 말을 이었다.
 
“‘내 생활이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까’ 하는 고민 때문에 힘들면, 저는 그냥 누군가를 바라보게 되요. 비극이든 희극이든 타인을 쳐다보면 나 자신을 향했던 시선에서 벗어나고, 부정적인 사고에도 너무 깊게 빠져들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옆 사람을 바라보자는 게 바로 ‘톡톡’의 메시지이기도 하잖아요. 무대에 서는 배우들부터 너무 즐겁기 때문에 최대한 긍정적인 힘을 발휘해서 그 감정을 많은 관객들과 나누고 싶어요.”
 
 
[프로필]
이름: 오정택
생년월일: 1986년 1월 26일
직업: 배우
출연작: 연극 ‘그남자 그여자’, ‘없는 사람들’, ‘노란달’, ‘히스토리 보이즈’, ‘퍼디미어스’, ‘타조소년들’, ‘변신이야기’, ‘복도에서, 미성년으로 간다’, ‘고비도시’, ‘글로리아’, ‘유도소년’, ‘킬미나우’,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톡톡’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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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11/08 [18:46]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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