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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비범한 캐릭터 뱀파이어, 평범하게 풀어내니 아쉽네…뮤지컬 ‘배니싱’
지난해 트라이아웃 후 정식 공연, 영원과 소멸에 관한 이야기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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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배니싱(연출 성종완)’ 공연 장면 중 의신(오른쪽, 에녹 분)이 케이(이주광 분)를 진찰하고 있다.(뉴스컬처)     ©사진=네오프러덕션
 
‘뱀파이어’는 보통 사람들과 다른 매우 특별한 존재다.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늙지 않고, 늙지 않기에 죽음 없이 영생할 수 있다. 낮이 아닌 오직 밤에만 활동할 수 있으며, 살아 있는 인간의 피를 빨아야만 생명력을 유지하는 방식마저 독특하다. 뱀파이어는 존재부터 생존 방식까지 기이하고 비범하기에 여태껏 다양한 장르, 수많은 콘텐츠의 단골 소재가 되어왔다.
 
공연만 떠올려도 비교적 최근 무대에 오른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드라큘라’, 연극 ‘렛미인’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당 작품들은 앞서 나열한 뱀파이어의 특징을 드라마에 잘 녹여내며 사랑을 받았다. 지난 4일 막을 올린 뮤지컬 ‘배니싱(연출 성종완)’ 역시 뱀파이어를 소재로 이야기와 음악을 만들어 무대 위에 선보이고 있다.
 
작품은 ‘콘텐츠 청년 창작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지난해 3월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뒤, 관객들이 호평을 받아 수정·보완을 거쳐 정식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제목 ‘배니싱(Vanishing)’은 ‘사라지는’이라는 뜻으로 영원과 소멸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1921년 일제강점기 경성시대를 배경으로 한 ‘배니싱’은 의과대학 학부생 ‘의신’이 뱀파이어 ‘케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풀어낸다. 천재 의학도로 불리는 의신은 매장된 시체를 해부하는 등 열정 넘치는 인물로, 햇빛을 보면 피부가 타들어가는 흥미로운 연구 대상 ‘케이’를 연구하다가 자신 역시 뱀파이어가 되고 만다. 여기에 학교 후배 ‘명렬’이 의신의 연구 결과를 가로채 자신의 이득을 얻기 위해 악용하면서 이야기는 극으로 치닫는다.
 
▲ 뮤지컬 ‘배니싱(연출 성종완)’ 공연 장면 중 케이(왼쪽, 이주광 분)와 의신(에녹 분)이 연구 결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뉴스컬처)     ©사진=네오프러덕션

각종 약병과 도구로 가득한 의신의 연구실은 마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박사의 실험실, 혹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의 연구실을 떠올리게 게 한다. 이곳에서 ‘의신’은 지킬처럼, 프랑켄슈타인처럼 자신의 연구를 통해 인류와 사회에 크게 공헌하기를 꿈꾼다. 
 
그러나 여타 작품이 그랬듯 천재의 여정은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라 생각했던 ‘케이’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의신의 주변 사람들이 케이로 인해 하나둘씩 목숨을 잃는 상황이 벌어진다. 더욱이 케이에게 목을 물린 뒤 서로 피를 교환한 의신 역시 뱀파이어가 돼 현실 세계에서 조금씩 멀어지면서 갈등 상황에 놓인다.
 
제목 ‘배니싱’대로 세 인물은 영생을 얻어 사라지지 않는 ‘케이’, 현실 세계에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의신’, 권력에 눈이 멀어 세상에서 사라지기 두려운 ‘명렬’의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나 이번 뮤지컬이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수많은 다른 작품과 차별점이 무엇인가에 관해서는 물음표를 찍을 수밖에 없다. 이미 어디선가 한 번쯤 본 듯한 캐릭터 설정과 신선하지 못한 이야기 전개 등이 작품의 응집력과 객석의 몰입도를 떨어트리기 때문. 
 
실력파 배우들이 소극장에서 선보이는 연기와 가창력은 예상한 대로 부족함이 없었으나, 왜 ‘뱀파이어’였는지, 하필 ‘1920년대 경성시대’를 배경으로 했는지, 명확한 메시지는 무엇인지 등 머릿속 수많은 질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비범한 캐릭터 뱀파이어가 평범하게 느껴지는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내달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배니싱’ 
극작: 한재은 
작곡: 주미나 
연출: 성종완 
공연기간: 2017년 11월 4일 ~ 12월 10일 
공연장소: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출연진: 김도현, 에녹, 이주광, 주민진, 기세중, 이용규
관람료: R석 6만 6천원, S석 4만 4천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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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11/21 [11:15]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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