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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난하다고 사랑을 모를까…관객들 마음 따스히 녹이는 오페라 ‘라보엠’
국립오페라단 대표 레퍼토리, 더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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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라보엠(연출 마르코 간디니)’의 공연장면 중 사람들이 죽어가는 미미(가운데, 윤정난 분)를 돌보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꿈을 갈망하지만 빈궁한 예술가들에게 사랑은 더 강렬하고 아프게 다가온다. 어느 때보다 사랑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겨울, 찬바람 부는 계절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자 오페라계의 스테디셀러 ‘라보엠(연출 마르코 간디니)’가 어김없이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의 대표작인 ‘라보엠’은 작가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들의 인생풍경’을 바탕으로 작곡된 전 4막의 오페라다. 19세기 파리의 어느 뒷골목을 배경으로 꿈을 갈망하는 예술가들과 가난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풀어낸다. 화려하고 선율과 감성 가득한 정서가 예술가들의 사랑과 우정이라는 드라마와 맞물리며 ‘토스카’ ‘나비부인’과 함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이번에 국립오페라단을 통해 무대에 오른 ‘라보엠’은 지난 2012년 창단 50주년을 기념 공연으로 제작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사랑받았다. 앞선 공연에서 함께한 연출가 마르코 간디니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면서 한층 더 낭만적이면서 드라마틱한 무대를 완성시켰다.
 
▲ 오페라 ‘라보엠(연출 마르코 간디니)’의 2막 공연장면 중 카페 모무스 앞에스 크리스마스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막이 오르면 시인 ‘로돌포’와 화가 ‘마르첼로’가 함께 쓰는 좁은 다락방이 눈에 들어온다.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가난한 예술가들은 몇 달치 방세를 밀려 집주인에게 독촉을 받고 있다. 설상가상, 벽난로를 밝힐 땔감도 없어 로돌포의 희곡이 담긴 책을 찢어 넣어 겨우 몸을 녹인다. 여기에 철학자 ‘콜리네’와 음악가 ‘쇼나르’까지 모여 조촐한 음식과 포도주로 성탄 분위기를 즐기려 한다.

친구들이 카페로 파티를 즐기러 나간 사이 로돌프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온다. 이웃집 사는 가난한 여인 ‘미미’인데, 촛불을 빌리러 그의 방을 들른 것. 몸이 약한 미미가 찬바람에 휘청거리자 로돌포는 그녀를 부축해 와인을 대접하고, 미미의 언 두 손을 쥐어 따뜻하게 녹여준다. 그렇게 잠깐의 순간 동안 서로를 알아본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시인인 로돌프에게 미미는 시 그 자체이니, 더할 나위 없는 사이가 된 셈이다.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된 2막은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거리를 비춘다. 성탄을 즐기기 위해 쏟아져 나온 수십 명의 사람들을 합창단이 표현해 오페라극장의 큰 무대를 가득 메운다. 로돌포가 친구들에게 미미를 소개하고 이제 막 사랑에 빠진 설렘을 드러내는 사이, 마르첼로는 자신의 옛 연인 ‘무제타’가 늙은 부자의 팔짱을 끼고 등장하는 모습에 괴로워한다. 이처럼 ‘사랑’에 관한 다양하고 익숙한 에피소드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오페라 ‘라보엠(연출 마르코 간디니)’의 공연장면 중 로돌포(오른쪽, 허영훈 분)가 미미(윤정난 분)와 함께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연인들의 뜨거웠던 사랑도 조금씩 열기가 새어나간다. 무제타와 마르첼로는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며 실랑이를 벌이고, 자신의 가난 때문에 미미의 병이 악화해가는 상황 앞에 로돌포는 미미와 결별을 결심한다. 그러나 이별하기에 겨울은 너무 춥고 두 사람은 꽃 피는 봄이 오면 헤어지자고 약속하면서, 겨울이 영원하기를 소망한다. 그러나 결국 헤어진 두 사람은 미미의 죽음으로 인해 영영 이별하게 된다.
 
‘내 이름은 미미’ ‘그대의 찬 손’ ‘오! 아름다운 아가씨’ 등 귀에 익숙한 명곡을 아름다운 이야기, 간결한 무대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시인 로돌포에게 미미가 시였듯, 크리스마스 시즌 관객들에게 가장 어울릴 오페라는 바로 ‘라보엠’이 아닐까. 오는 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정보]
공연명: 오페라 ‘라보엠’
연출: 마르코 간디니
지휘: 카를로 몬타나로
공연기간: 2017년 12월 7~10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출연진: 윤정난, 홍주영, 허영훈, 김경호, 이현, 박은미, 김동원, 정일헌, 우경식, 이승왕, 박준혁, 최웅조 외
관람료: R석 15만원, S석 12만원, A석 8만원, B석 5만원, C석 3만원, D석 1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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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12/07 [10:09]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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