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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국정농단’ 풍자한 뮤지컬 ‘판’ 이번에는 어떤 사이다 만담 준비했을까?
정동극장 손잡고 전통 색채 강화, 변정주 연출 “관객 참여할수록 즐거운 공연”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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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판(연출 변정주)’ 공연장면 중 달수(위쪽, 김지철 분)가 사또가 쌓은 탑을 새가 허무는 이야기를 시연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퇴임 뒤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강제로 후원금을 걷고, 이야기꾼을 검열하는 악덕한 사또를 향해 민중들이 봉기를 일으킨다. 어디서인가 많이 들어본 익숙한 이야기라고?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예술인 블랙리스트, 그리고 시민들의 촛불 집회까지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속 시원한 풍자극으로 답답한 관객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한 뮤지컬 ‘판(연출 변정주)’ 속 장면들이다.
 
지난 3월 CJ문화재단 제작 지원을 통해 초연된 ‘판’이 하반기 전통연희극을 주로 무대에 올리는 정동극장과 손잡고 새롭게 돌아왔다. 오늘(7일) 오후 2시 열린 ‘판’ 프레스콜에서는 전통적 요소와 국악적 색채를 한층 더 강화한 작품의 면모가 공개됐다.
 
‘판’은 19세기 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 ‘달수’가 조선 최고의 전기수(傳奇叟) ‘호태’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극 중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정치 풍자와 세태 풍자, 재치 넘치는 대사가 작품의 백미다. 조선을 배경으로 하지만 동시대성을 반영해 현 사회, 지금의 관객에게도 통할 수 있는 유쾌, 통쾌, 상쾌한 메시지를 전한다.
 
▲ 뮤지컬 ‘판(연출 변정주)’ 공연장면 중 사람들이 각자의 희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극의 주요한 모티브는 권력자가 이야기꾼을 검열하고, 그들의 입을 막는 사건이다. 초연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변정주 연출은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탄압하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일이다. 현 시대에는 꼭 정치 권력이 아니더라도 재벌 같은 자본 권력이 그러기도 한다”며 현실을 반영한 풍자가 통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 공연 때는 그 당시 가장 뜨거웠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재미있게 넣어 풍자했다면, 이번에는 지금 이슈를 반영한 장면을 새롭게 풀어넣었다. 권력자들을 풍자할 수 있는 내용은 언제 어디서 공연하든 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번에 무얼 넣을까 살짝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이야기 거리를 던져주시는 분들이 많더라.(웃음)”
 
특히 이번 ‘판’은 전통 연희적 요소를 더하면서 한국적 색채가 짙어졌다. 김길려 음악감독은 “피아노, 퍼커션 등 기존의 주요 서양악기는 그대로 두되 장구, 꽹과리, 아쟁, 해금, 대금 등 국악기를 더해 음악적으로 더 풍성해졌고, 이야기의 맛도 한층 더 살릴 수 있도록 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전통 연희처럼, 그 어떤 공연보다 배우와 관객이 잘 호흡할 수 있도록 연주 역시 ‘호흡’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 뮤지컬 ‘판(연출 변정주)’ 프레스콜 중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연출 변정주.(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전통 요소가 강해지면서 한편으로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모호해진다는 궁금증도 일었다. 변 연출은 “탈춤이나 판소리, 남사당놀이 등 전통 연희적 요소가 강해진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극 중 ‘산받이’는 극을 이끄는 해설자이자, 극 안에서 아버지 역할을 하고 극 밖에서 관객의 입장에서 배우와 대화를 하며 흥을 돋우기도 한다. 그렇기에 드라마를 전개하는 방식에서 기존 서양식 뮤지컬과 매우 다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변 연출은 “뮤지컬을 보러 오신 관객은 ‘뮤지컬이 왜 이래?’라고 생각할 수 있고, 전통 연희나 국악을 보러 오신 분들은 ‘이게 무슨 우리 것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가에게 장르적 구분을 명확히 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에 그냥 보면 재미있는 공연으로 만들려고 했다. 특히 ‘판’은 관객이 참여할수록 훨씬 재밌는 극이니, 다른 공연처럼 가만히 이야기를 듣기만 하지 말고, 직접 참여해서 추임새도 넣고 박수도 치면 연희적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로 선정된 ‘판’은 신인 정은영 작가와 박윤솔 작가의 작품이다. 전문가 멘토링과 2016 리딩공연, 2017 본 공연 등 작품 개발을 거쳐 완성됐다. 이번 정동극장에서는 ‘창작 ing’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오늘(7일)부터 31일까지 공연돼 연말 무대를 장식한다.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판’
극작: 정은영
작곡가: 박윤솔
연출: 변정주
음악감독: 김길려
공연기간: 2017년 12월 7일 ~ 31일
공연장소: 정동극장
출연진: 김지철, 김지훈, 윤진영, 임소라, 유주혜, 최은실 외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학생할인 1만 5천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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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12/07 [15:56]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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