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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박혜나-김찬호 “역할로 존재할 때 짜릿함 느껴요”
무대 위 고모 ‘마츠코’와 조카 ‘쇼’로 만난 부부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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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연출 김민정)’에서 마츠코 역을 맡은 배우 박혜나(오른쪽)와 쇼 역의 김찬호를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어쩌면 모든 일이 가능한 ‘무대’라는 공간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무리 연기라도 상대 배우의 눈을 바라보며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전혀 상상치 못했던 마음이 꿈틀꿈틀 일어나지 않을까. 같은 작품 안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이른 수많은 배우들이 있다. 그 중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부부로 박혜나와 김찬호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두 배우는 지난 2013년 뮤지컬 ‘헤이, 자나!’를 통해 처음 만나 2년 여간 열애 끝에 2015년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 이후 두 사람 모두 훨씬 더 바빠지면서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중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하 혐츠코, 연출 김민정)’에 동시 캐스팅 되면서 4년 만에 같은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부부 동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라 설렌다”면서도 서로를 향한 달달한 눈빛을 대화 내내 보여준 박혜나와 김찬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같은 작품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랐는데, 두 분은 어땠나요?
 
▲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연출 김민정)’ 공연장면 중 쇼(왼쪽, 김찬호 분)가 마츠코(가운데, 박혜나 분)와 메구미(이영미 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박혜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단 걱정부터 했어요. 저희가 연예인은 아니라 아주 유명한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부부인 줄 알고 보시는 관객들께 극 중 전달적인 면에서 방해가 될까봐 우려스러웠거든요. 사실 이전에도 같은 작품을 동시에 제안 받은 적 있는데 일부러 피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혐츠코’가 서로에게 들어왔는데, 둘 모두에게 끌리는 작품이라 서로 그만둘 수 없어 ‘한 번 만나봅시다’ 결심 끝에 출연하게 됐어요.
 
극 중 저는 ‘마츠코’로, 찬호 씨는 ‘쇼’로 출연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부부라는 점 때문에 집중이 깨질까 우려하고 오신 몇 관객들께서도 ‘두 사람이 무대에서 각각의 캐릭터로 존재해 몰입하는데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고 해주셔서 참 다행이었죠. 무대는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 여러 배우들이 모이고, 또 관객들도 하나가 돼서 만드는 작업이잖아요. 아무래도 가족인 찬호씨와 무대에 오르다 보니 친근함이나 안정감이 더 있고, 함께 공연을 꾸려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김찬호: 저 역시 개막 전에는 조금 우려를 했어요. 같은 작품에 출연한 건 ‘헤이, 자나!’에 이어 2번째, 가족이 되고 나서는 함께하는 건 처음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같이 공연을 해보니까 걱정이 사라졌어요. 무대에서는 인간 김찬호와 박혜나를 떠나서 오로지 조카 쇼와 고모 마츠코로 있으려 하니까요.
 
또 극의 내용이 쇼가 죽은 고모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그녀의 과거를 따라가는 설정이라서 사실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씬이 거의 없어요. 쇼가 고모의 삶을 주로 바라보는데, 마츠코를 이해하고 감정에 동화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주고받는 과정이 참 좋아요. 혜나씨와 가족이 되고 나니 서로를 더 믿게 되고, 액션하고 리액션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면서 시너지가 더 강하게 일어난다고 느껴져요.
 
-연인이 아닌 고모와 조카로 만났다는 것도 특이한 점 같은데요?
 
▲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연출 김민정)’ 공연 장면 중 선생님 마츠코(오른쪽, 박혜나 분)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뉴스컬처)     ©사진=파파프러덕션

김찬호: 연인 역할이었다면 오히려 더 집중이 깨졌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남편과 아내인데 아무리 연기를 하려 해도 집중이 안 되지 않았을까요? 지금은 조카로서 다가가려 하기 때문에 고모와의 관계를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어요. 다만 대본상에 마츠코와 쇼가 눈이 닮았다는 부분이 있는데, 저희 부부가 정말 다르게 생겼잖아요. 따지고 보면 눈동자 색도 저는 갈색이고 혜나씨는 검정색이라 오히려 아이비 마츠코와 더 비슷해요.(웃음) 그런데 아이비 누나가 분위기나 행동적인 느낌이 둘이 닮았다고 ‘역시 부부인가 보다’라고 말해줬어요. 아무래도 같이 산 시간이 있다 보니, 외모 외적인 부분들은 닮아가나 봐요.
 
박혜나: ‘혐츠코’ 출연 전에 걱정했던, 가족이라 우려되는 점들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아서 오히려 이번을 계기로 다른 작품을 함께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다음 작품에서는 연인을 연기하는 것도 한 번쯤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번 공연에서는 마츠코와 쇼가 직접 마주하지는 않지만, 보지 않음에도 찬호씨가 함께 무대에서, 그리고 조카라는 가족으로 존재해줘서 듬직함이 더 느껴지는 것 같아요. 
 
-각자 맡은 역할에 집중하려고 했던 점, 상대 배역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요?
 
▲ 배우 박혜나(아래), 김찬호 부부는 1살 연상·연하 커플이지만 평소에도 서로에게 존댓말을 썼다. 이에 대해 박혜나는 "1살 밖에 차이가 안나지만 나도 모르게 나이가 많다고 혹시나 찬호씨를 함부로 대할 수 있을 것 같아 존댓말을 쓰자고 제안했다. 존댓말을 하니 서로를 더 존중을 하는 것 같고, 간혹 싸우게 되더라도 오히려 배려하게 되는 것 같아 좋다"며 웃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박혜나: 마츠코의 삶이 비극적이지만, 내용이 슬프다고 해서 인물에 감정적으로 다가가려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마츠코의 선택으로 일어나는 극단적인 일(매춘, 마약, 살인 등)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까 생각도 했지만, 오히려 그의 삶 중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단 하나도 없었죠.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는 그보다 더 심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기도 하니까요. 제가 말로써 마츠코에 대해 규격하고 정의할수록 어쩐지 더 빗겨나는 것 같지아요. 하지만 분명한 건 그녀는 본능적으로 살아 있으려 했고, 살아있기 위해 뭐든지 열심히 했던 사람 같아요.  
 
쇼에 대해서는 그가 죽은 마츠코를 안타깝고 불쌍하게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현실의 잣대일 뿐이고 마츠코는 스스로 최선을 다했고 매순간 후회 없이 살려 했기 때문에, 쇼가 고모를 불쌍하게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같아요. 오히려 사랑이 넘치는 마츠코는 자신을 가엽게 여기는 쇼의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을 거예요. 제목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지만, 작품을 본 관객 중에 마츠코의 삶이 혐오스럽다고 말하시는 분은 못 만났어요. 저 역시 마츠코의 삶이 혐오스럽지 않다는 걸 관객께 보여드리는데 주력하고 있어요.
 
김찬호: ‘혐츠코’가 소설, 영화에서 뮤지컬로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쇼의 비중이 많이 커졌어요. 쇼가 처음부터 끝까지 고모의 행적을 따라가고, 작품이 전하려는 주제도 마지막 쇼의 말을 통해 전해지거든요. 인터미션을 제외하고 쇼는 단 한 번도 무대에서 퇴장하지 않는데, 연출님과 저에게 모두 도전 같은 일이었어요. 실질적으로 대사는 많지 않지만 쇼는 마츠코를 계속해서 바라보고 공감하고 대변해주는 역할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마츠코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받고, 마츠코가 받는 ‘데미지’ 역시 똑같이 받게 되죠.
 
마츠코가 겪는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쇼에게는 굉장히 가슴이 아픈 일이에요. 어쩔 때는 김찬호가 박혜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아프기도 한데, 그렇게 되면 서로가 힘들어지거든요. 박혜나가 김찬호를, 김찬호가 박혜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마츠코가 쇼를, 쇼가 마츠코를 보고 있다고 느낄 때 배우로서 더 짜릿한 것 같아요. 무대에서 온전히 그 인물로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그런 짜릿함은 아마 가족이라 느낄 수 있는 기쁨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을 통해 더 가까워지고 돈독해진 기분이 들어요.(웃음)
  
[인터뷰②]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박혜나-김찬호 “출근도 퇴근도 함께하니 좋아요”로 이어집니다.

    

 

[프로필]

이름: 박혜나

직업: 배우

생년월일: 1982년 7월 11일

학력: 국민대학교 연극영화학 학사

출연작: 뮤지컬 ‘미스터마우스’, ‘싱글즈’, ‘영웅을 기다리며’, ‘웨딩펀드’, ‘달콤한 나의 도시’, ‘남한산성’, ‘왕세자 실종사건’, ‘파리의 연인’, ‘심야식당’, ‘헤이 자나’, ‘위키드’, ‘셜록홈즈’, ‘드림걸즈’, ‘데스노트’, ‘오케피’, ‘나폴레옹’,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외/ 연극 ‘룸넘버13’, ‘7인의 기억’ 외.

 

[프로필]

이름: 김찬호

생년월일: 1983년 5월 4일

직업: 배우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연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페임’ ‘코요테어글리’ ‘번지점프를 하다’ ‘헤이, 자나!’ ‘친구’ ‘오디션’ ‘아보카토’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살리에르’ ‘최치원’ ‘총각네 야채가게’ ‘원이엄마’ ‘더맨인더홀’ ‘록키호러쇼’,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아이러브유’ 외 /연극 ‘쥬라기의 사람들’ ‘오장군의 발톱’ ‘세일즈맨의 죽음’ ‘알퐁스 도데의 별’ ‘히스토리 보이즈’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형제의 밤’ ‘로미오와 줄리엣’ ‘베헤모스’ ‘데스트랩’,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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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12/12 [18:40]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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