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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햄릿:얼라이브’ 양준모 “피곤하게 산다는 주위 평가, 배움 없이 발전도 없죠”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 얻어내는 권력자 클로디어스役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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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연출 아드리안 오스몬드)’에서 클로디어스 역을 맡은 배우 양준모를 서울 사당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지킬 앤 하이드’의 지킬, ‘레 미제라블’의 장발장, ‘스위니 토드’의 토드, ‘서편제’의 유봉, ‘영웅’의 안중근까지. 지난 14년간 라이선스와 창작을 가리지 않고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역할을 차근히 맡아왔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생각보다 빨리 이뤄 이제는 목표로 했던 캐릭터를 모두 맡은 것 같다”고 말하는 베테랑 양준모다.
 
최근 한 뮤지컬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정상’을 찍었을 만큼, 무대 위에서 존재감과 카리스마가 압도적인 그가 이번에는 주연이 아닌 조연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개막한 창작 초연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연출 아드리안 오스몬드)’를 통해서다. 엘시노어의 새로운 왕이자 햄릿의 숙부,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 얻어내는 권력자 ‘클로디어스’를 연기하는 그는 남다른 아우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국내에서도 매해 수십 가지 버전으로 관객을 만난다. 대형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 제작된 ‘햄릿:얼라이브’는 작품의 부제대로 현재를 살아가는 관객에게 ‘살아 있는’ 이야기와 주제 의식을 전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작품 속 캐릭터 자체가 하나의 인간 유형이라 불릴 만큼 저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양준모가 맡은 ‘클로디어스’도 마찬가지다.
 
▲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연출 아드리안 오스몬드)’ 장례식 장면 중 클로디어스(오른쪽, 양준모 분)가 거트루드에게 청혼하는 모습.(뉴스컬처)     ©사진=CJ E&M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는 “워낙 어려운 데다 수많은 해석이 있는 명작이기 때문에 내가 과연 인물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며 “일부러 원작에 대한 고민을 피하고, 새롭게 재해석된 우리 대본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클로디어스’는 흔히 살인을 통해 왕위를 빼앗고, 왕비까지 차지하는 악인으로 그려진다. 양준모는 “대부분 드라마에는 악역이 등장하지만 ‘왜 그래야 했는지’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선악’의 방향을 잡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고, 클로디어스는 권력욕에 크게 억눌린 사람으로 표현하려 했다. 왕의 될 수 없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왕이 가졌을 만한 능력을 지녀, 결국 왕의 역할을 탐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색을 더한 만큼 원작과 다른 대사와 장면이 일부 등장하는데, 특히 주요 인물이 죽는 마지막 씬에서 두드러진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데 ‘얼라이브’에서 클로디어스는 선왕이 햄릿에게 남긴 칼에 찔려 죽임을 당한다. 양준모는 “죽기 전 ‘내가 왕이야’라고 울부짖으며 끝까지 왕관을 부여잡지만 결국 햄릿을 통해 형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마지막 씬을 연기할 때, 정말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복잡한 심정이 든다”고 말했다.
 
“‘햄릿’이 명작인 이유는 400년 전 셰익스피어 시대에 있었던 인간사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에요. 그 말은 곧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거잖아요. 관객들이 혹시 2번 이상 우리 작품을 볼 기회가 있다면, 처음에는 ‘햄릿’의 감정을 따라가며 보되, 두 번째에는 클로디어스나 거트루드, 오필리어의 감정을 따라간다면 안 보였던 것이 보이고, 작품 전체에 대해 이해하면서 ‘과연 명작이구나’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 뮤지컬 ‘햄릿:얼라이브(연출 아드리안 오스몬드)’ 극중극 장면 중 햄릿(오른쪽, 홍광호 분)이 숙부 클로디어스(양준모 분)의 표정을 살피는 모습.(뉴스컬처)     ©사진=CJ E&M

본래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자신에게 맡는 역할을 맡아왔지만, 양준모는 “주연할 때와 조연할 때는 무대에서 확실히 공기부터가 다르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주연이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역할이라면, 조연은 주연을 잘 받쳐주는 인물이라 감정을 대놓고 드러낼 수 없다. 물론 배우로서 좀 더 감정을 표현해보고 싶은 장면이 있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번 작품은 주인공 ‘햄릿’의 감정을 따라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욕심을 내서는 안 되고, 낼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2004년 데뷔해 수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뮤지컬 배우로서 하고 싶던 대부분 역할을 맡았다”는 양준모는 “이제는 많은 걸 내려놓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세탁소 아저씨나 정육점 주인처럼 평범하지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원래 전공인 성악을 살려 앞으로는 오페라 가수로서 무대에 서고 싶은 꿈도 있다. 그는 “원래 바리톤이었는데 테너로 파트를 바꿨다. 테너 중에서도 강렬한 목소리가 특기인 ‘스핀토 테너’로 활동하고 싶어서 5~6년 전부터 계속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뮤지컬 배우로서 이뤄놓은 프로페셔널을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성악가로서 나만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 양준모는 "우리나라 뮤지컬이 양적, 질적 성장을 계속 해나가야 하는데, 앞으로 몇십년 후가 어떻게 되느냐는 우리 세대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우리 세대 배우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무대에 남아 예를 들어 노역(老役)은 노인 배우가 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권이나 미국, 일본만 하더라도 10대부터 80대까지 배우의 연령층이 다양한데, 우리도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주위 사람들로부터 종종 ‘너는 정말 피곤하게 산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양준모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배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 애쓰고 있다. ‘배우로서 배움에 대한 욕심을 잃는 순간 발전은 없다’라는 신념 때문이다. 바쁜 일정 가운데도 오는 12~13일 동료 배우인 최민철, 최수형, 문종원, 조순창, 김대종과 함께 ‘섹시동안클럽’ 콘서트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들 경력 10년 이상의 ‘연식’이 된 배우들이 모였어요.(웃음) 저희한테도 어떤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즐거운 공연이 될 것 같고, 관객들에게도 리프레시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해요. ‘햄릿:얼라이브’도 오는 28일까지 이어지는데 햄릿과 다른 인물들의 여정을 다양한 시각으로 깊게 바라봐주시고, ‘얼라이브’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잘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로필]
이름: 양준모
생년월일 : 1980년 6월 4일
학력 :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 학사, 단국대학교대중문화예술대학원 뮤지컬 석사
수상: KBS 신작가곡 경연대회 1등(2007), 제1회 예그린어워드 연기예술부문 남우조연상(2012), 제1회 예그린 어워드 연기예술부문 남우조연상(2014),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남우주연상(2017)
출연작: 뮤지컬 ‘금강’, ‘꼭두별초’, ‘명성황후’, ‘겨울연가’, ‘천사의 발톱’, ‘스위니 토드’, ‘이블데드’, ‘씨왓아이워너씨’,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 ‘바람의 나라’, ‘오페라의 유령’, ‘영웅’, ‘삼총사’, ‘미녀는 괴로워’, ‘서편제’, ‘지킬앤하이드’, ‘아르센 루팡’, ‘스칼렛 핌퍼넬’, ‘베르테르’, ‘드라큘라’, ‘레미제라블’, ‘금강, 1894’, ‘햄릿: 얼라이브’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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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1/02 [14:2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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