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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두 사람의 사랑 앞에 죽음은 영원으로 가는 통로일 뿐…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
‘황태자 루돌프’서 이름 바꿔 새롭게 돌아와…‘사랑’ 자체에 방점 찍어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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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연출 로버트 요한슨)’ 공연장면 중 마리 베체라(왼쪽, 민경아 분)와 황태자 루돌프(정택운 분)가 함께 있는 모습.(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을 때 ‘이름’을 바꾸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다. 이름이 바뀌면 삶 전체가 바뀌고, 다시 태어난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개명을 택할 정도니 말이다. 사람이 아닌 공연 역시 새로운 이름으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있다. ‘황태자 루돌프’에서 ‘더 라스트 키스(연출 로버트 요한슨)’로 이름을 바꾼 뮤지컬이 그렇다.
 
작품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의 황태자 ‘루돌프’와 그가 유일하게 사랑한 여인 ‘마리 베체라’가 마이얼링의 별장에서 동반 자살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작가 프레더릭 모턴이 쓴 소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A Nervous Splendor)’를 원작으로 한다. 지난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2014년 재연을 거쳐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앞서 ‘루돌프’라는 인물에 중점을 둬 작품명을 ‘황태자 루돌프’로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더 라스트 키스’라는 새 제목을 붙여 루돌프와 마리의 비극적인 사랑 그 자체에 더 집중했다. 현실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불렸을 만큼 비극적이었던 둘의 안타까운 사랑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연출 로버트 요한슨)’ 공연 장면 황태자 루돌프(카이 분)가 중대한 결정을 하고 있다.(뉴스컬처)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초연 당시 93% 넘는 객석점유율과 15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이었던 만큼, 이름을 바꾸는 것에 부담감이 따랐을 것. 그러나 제작사는 제목을 바꿀 수밖에 없던 이유를 작품을 통해 증명해낸다.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연말연시 관객들의 언 마음을 뜨겁게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극은 황태자로 태어나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아버지와 늘 자신을 견제하는 측근들 곁에서 지쳐있는 ‘루돌프’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랑 없는 정략결혼으로 세상 모든 것에 자포자기한 루돌프는 파티 도중 한 소녀가 자살하는 사건을 목격하고 이때 ‘마리 베체라’와도 처음 만난다. 하루하루 죽어가는 민중들의 빈궁한 삶에는 관심 없는 위정자들의 삶에 지친 루돌프는 ‘줄리어스 펠리스’라는 필명을 통해 자유를 외치는 신문 기고를 쓰고, 마리는 자신이 동경하던 줄리어스가 황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들을 낳아 황위를 이어야 하는 루돌프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여인 마리에게 마음을 연다. 마리 역시 황태자라는 지위와 상관없이 루돌프에게 빠져든다. 아무도 반기지 않는 사랑을 시작한 두 사람은 이 세상에 없는 ‘유토피아’도 같은 마이얼링 별장으로 떠나 동반 자살로 생을 마무리한다. 이들이 처음 자살한 소녀를 마주했을 때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보다는 한 번에 모든 걸 끝내는 게 더 낫다’는 유언을 둘 역시 죽음으로써 실현하는 것이다. 이들의 단단한 사랑 앞에서 ‘죽음’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오히려 영원으로 가게 하는 통로였던 셈이다.
 
▲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연출 로버트 요한슨)’ 공연 장면 중 사랑을 속삭이는 마리 베체라(왼쪽, 민경아 분)와 황태자 루돌프(수호 분)의 모습.(뉴스컬처)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목인 ‘더 라스트 키스’처럼 루돌프와 마리의 아름다운 키스 씬이 여러 번 등장한다. 하얀 눈이 흩날리는 겨울을 배경으로, 그 어떤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로맨틱한 장관이 펼쳐진다. 특히 두 사람이 부르는 듀엣 넘버 ‘알 수 없는 그곳으로’가 흘러나올 때는 온몸에 전율이 일 만큼, 황홀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앞서 이 작품을 통해 만난 배우 안재욱, 최현주가 연인이 돼 결혼까지 이르게 된 것이 충분히 납득될 정도다.
 
‘겨울이 오면 가장 생각나는 뮤지컬’로 꼽곤 하는데, 그 이유를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얀 눈이 내리는 요즘,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게 하는 낭만 가득한 뮤지컬이다.  오는 3월 11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
극작: 잭 머피
작곡: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로버트 요한슨
안무: 제이미 맥다니엘
무대디자인: 이엄지
공연기간: 2017년 12월 15일 ~ 3월 11일
공연장소: LG아트센터
출연진: 카이, 전동석, 정택운(VIXX), 수호(EXO), 김소향, 민경아, 루나, 민영기, 김준현, 송용태, 정의욱, 신영숙, 리사, 전수미, 박혜미 외
관람료: VIP석 14만원, R석 12만원, S석 8만원, A석 6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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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1/09 [15:59]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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