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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끊임없이 바뀌는 인물 속 진실은 무엇인가…팽팽한 스릴러 2인극 ‘언체인’
영화 ‘메소드’ 속 등장하는 극중극, 실제 무대에 올라 관객 만나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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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언체인(연출 신유청)’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콘텐츠플래닝

‘언체인(Unchain)’. 사슬에서 풀어주다, 해방하다라는 제목의 뜻과 달리 연극은 사람을 박스 테이프로 결박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한 남자가 또 다른 남자를 의자에 앉힌 뒤 몸통과 두 다리에 테이프를 수십 바퀴 돌리는 첫 장면부터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하게 한다. 어두컴컴한 지하실을 배경으로, 온몸이 묶인 사람의 이야기가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지난달 초연의 막을 올린 연극 ‘언체인(연출 신유청)’은 지난해 개봉한 박성웅, 오승훈 주연의 영화 ‘메소드’에서 극중극으로 등장했다. 기획 초기 단계부터 영화와 연극을 함께 준비해 스크린과 무대에서 잇따라 관객을 만나게 된 것. 영화에서는 ‘재하(박성웅 분)’와 ‘영우(오승훈 분)’가 연극 ‘언체인’에 캐스팅된 이후 배역에 몰입하며 서로 가까워지는 변화에 집중했다면, 연극은 상대의 감정을 확인하고자 하는 인물의 갈망 자체를 심리극의 형태로 풀어낸다.
 
작품은 이유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끌려와 지하실에 몸이 묶인 한 남자의 사연을 다룬다. 그는 결박을 풀고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는 것에 몰두하는 반면, 남자를 결박한 또 다른 남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모호한 말들을 늘어놓는다. 배우 둘만 등장하는 2인극인 만큼, 관객은 오직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서 어지럽게 흩어진 이야기의 퍼즐을 맞춰볼 수 있다.
 
▲ 연극 ‘언체인(연출 신유청)’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콘텐츠플래닝

극에는 크게 브랜, 마크, 월터, 싱어라는 이름을 가진 4명의 인물이 나온다. 잡혀온 남자의 이름은 ‘마크’로 추측되는데 아내와 딸을 잃어버려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지하실에 갇힌다. 자신을 ‘월터’라 소개하는 범인에게 마크는 자신의 이름이 ‘브랜’이라고 속인다. 월터는 아내와 이혼을 한 뒤 현재 남자친구 ‘싱어’와 함께 살고 있으며, 브랜과 마찬가지로 자신 역시 ‘줄리’라는 이름의 딸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두 남자 사이에 같은 아내와 딸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음이 확인된 순간, 범인은 사실 자신이 월터가 아닌 싱어임을 고백한다. 태어날 때 엄마가 죽으면서 불행의 상징이 된 싱어는 이후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며 결핍이 가득한 채로 성장한다. 남자들에게 몸을 팔며 외롭게 지내던 싱어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월터를 만나 같이 살게 된다. 그러나 월터가 자신만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이르자, 그의 마음은 의심과 집착으로 변질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극 중 인물의 정체가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두 배우가 연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각자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공연을 다 보고 나서 한 번쯤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서다.
 
▲ 연극 ‘언체인(연출 신유청)’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콘텐츠플래닝

깨진 거울 조각 같은 기하학적 형태의 무대는 복잡하고 뒤엉킨 인물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듯하다. 이야기만큼이나 어두운 조명과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의 활용 또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약 70분 러닝타임 내내 조금의 빈틈 없이 극한의 심리 싸움을 이어가는 배우 김수현와 최정헌의 호연도 인상적이었다.    
 
납치, 감금, 폭행 등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장면과 불쾌할 수 있는 대사, 피와 총성 등 극 중 사용되는 장치 탓에 작품은 17세 이상 관람가다. 노약자나 심신이 약한 관객도 관람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팽팽한 스릴러극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만족감을 얻는 데 부족함이 없다. 긴장감 뒤에 전해지는 싱어에 대한 애잔함 역시 빼놓을 수 없겠다. 오는 2월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콘텐츠 그라운드.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언체인’ 
연출: 신유청 
공연기간: 2017년 12월 15일 ~ 2018년 2월 11일 
공연장소: 콘텐츠 그라운 
출연진: 김수현, 김동현, 백성철, 오정환, 최정헌, 강승호 
관람료: 일반석 4만 5천원, Gore석 3만 5천원 
관람연령: 만 17세 이상 관람가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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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1/10 [19:09]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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