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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래시계’ 이호원 “이룬 사랑보다 짝사랑, 실제 경험 덕에 공감 가득해요”
‘혜린’을 지키는 경호원 ‘재희’役으로 뮤지컬 데뷔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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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에서 재희 역을 맡은 배우 이호원을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지은 기자
 
익숙했던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에 뛰어드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해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에서 탈퇴해 솔로 가수이자 배우로 발걸음을 뗀 이호원의 행보를 보면 그렇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 ‘가면’ ‘초인가족’ ‘자체발광 오피스’ ‘투깝스’ 등 다수의 방송을 통해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그가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를 통해 무대에 데뷔했다. 드라마와 무대를 오가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이호원을 만나봤다.
 
‘모래시계’는 1995년 인기리에 방영된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만든 창작극이다. 당시 65%를 육박하는 시청률로 사랑받은 작품이 20년이 지나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이호원은 극 중 여주인공 ‘혜린’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경호원 ‘재희’ 역에 캐스팅됐다. 그는 “노래가 중점이 되고 연기까지 할 수 있어 뮤지컬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으며 하루하루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이호원의 캐스팅 발표가 가장 마지막에 됐을 만큼, 막바지에 최종 결정됐다. 그는 “지난해 6월 혼자가 되고 나서 회사도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일본에서 뮤지컬을 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거절했다. 이후 나에게 잘 맞는 소속사를 찾아 ‘모래시계’ 대본을 받고 음악을 들어봤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대본을 읽으면서 재희라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많이 됐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곁에 있어 주고, 표현은 하지 않아도 옆에서 늘 지켜주는 모습이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저 역시 이루어진 사랑보다는 짝사랑을 더 많이 해봤기 때문인 것 같아요.(웃음) 혜린에 대한 재희의 진실한 마음을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꿈을 향한 마음에 대입해 봤더니, 이건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 공연 장면 중 재희의 넘버 ‘그만큼의 거리’를 부르는 배우 이호원의 모습. 그는 “드라마에서 이정재 선배님이 맡았던 역할이라 사실 부담이 있었다. 원작 드라마를 본 세대가 아니었는데, 일부러 보지 않고 혼자 연습하면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려고 했다. 런쓰루에 들어갈 때쯤 드라마를 몰아봤는데 너무 멋있게 나와서 괜히 맡았나 싶기도 했을 정도였다”며 웃었다.(뉴스컬처) (뉴스컬처)     ©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연습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점은 뮤지컬 발성과 기존 가요의 발성이 다르다는 부분이다. 이호원은 “많은 선배 배우님들이 성악 베이스로 노래를 하는데, 나는 성악을 전혀 해보지 않아서 작품에 실례가 될까봐 걱정이 됐다. 김문정 음악감독님께서 ‘네 목소리가 너무 좋다. 슬픔이 있다’며 용기를 주셨다. 요즘에는 뮤지컬 노래도 편안하게 부르는 게 추세이니, 나만의 스타일로 불러도 괜찮다고 힘을 주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연기적 부분에서는 극 중 ‘우석’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강필석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알고 보니 10년째 노래를 배운 보컬 선생님이 필석 형도 가르쳤더라. 덕분에 금방 친해져서 형이 하는 ‘서편제’도 보러 가고,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넘버 ‘사랑해도 되겠습니까’는 혜린을 지키다 죽기 전 부르는 노래인데, 형이 ‘숨이 끊길 것처럼 헐떡이며 부르면 좋겠다. 깔끔하게 부르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음정, 박자가 깨져도 좋으니 감정에 충실하라’고 말해줘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돌아봤다.  
 
공연하며 가장 힘든 건 현재 MBC 드라마 ‘투깝스’ 출연을 병행하며 무대에 선다는 점이다. 이호원은 “이틀 밤을 새고 뮤지컬 2회 공연을 연달아 한 적이 있다. 사람이 하루에 기본 6시간 이상은 자야 성대가 회복된다고 하는데, 이틀 연속 못 자고 무대에 섰을 때 심리적 부담감이 너무 컸다. 뮤지컬은 라이브로 진행되는 데다 상대 배우, 오케스트라와 맞춰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하면 어쩌나 겁이 날 정도였다. 무대라는 곳이 무섭다는 걸 느끼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 이호원은 "17살 때 학교를 자퇴했는데 딱 10년 후 팀에서 탈퇴했다. 10년 주기로 내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하는 것 같다. 앞서 활동을 하며 연예인을 그만둘까 싶을 정도로 회의감이 컸는데, 본질적인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앞으로 돈을 못 벌어도 되고 못 알아봐도 좋으니,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고 싶다. 그렇기에 지금 내게 주어진 드라마도 뮤지컬도 다 끝났는데 덤으로 하는 느낌이라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고 털어놨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그럼에도 이호원은 뮤지컬의 매력을 톡톡히 느꼈다. 다음에 또 다른 작품 제안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을 정도다. 그는 “살면서 한 번쯤 도전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배우는 게 너무 많고 재미있다. 요즘 대기실을 송영창, 손종학, 성기윤, 이정열 등 대선배님들과 함께 쓰는데, 연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 마치 학교에 온 듯한 기분이다. 다음에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을 꼽는다면 ‘그날들’이다. 제가 김광석 선배님의 엄청난 팬인데, 공연 내에서 명곡들을 부를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가수로서 새 앨범을 낼 계획이 있고, 어릴 때부터 계속 꿈꿔왔던 뮤지션의 꿈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물론 배우로서의 포부도 적지 않다. 그는 “이번 재희의 대사가 딱 3마디라서 분량 면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다음에는 대사가 많은 연극에도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가수든 배우든 예전에는 ‘뭘 해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는데,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돈과 인기가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이제는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가장 크거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팬들과 약속한 게 하나 있는데 ‘아주 조금씩이라도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거였어요. 다음 무대, 다음 작품에서 분명 더 나아진 제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프로필]
이름: 이호원
직업: 배우, 가수
생년월일: 1991년 3월 28일
학력: 호서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연작: 뮤지컬 ‘모래시계’/ 드라마 ‘투깝스’, ‘자체발광 오피스’, ‘초인가족 2017’, ‘가면’, ‘응답하라 1997’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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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1/11 [16:47]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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