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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알리나 체비크 “예의범절에 어긋난 여인, 심판 대신 용서에 대하여”
러시아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 인기작, 국내 초연 연출 맡아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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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열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 참석한 연출 알리나 체비크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안나를 비난하기보다 용서하는 작품으로 그리고 싶습니다.”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의 지휘봉을 잡은 알리나 체비크 연출은 극의 핵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공연 프러덕션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인기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를 해외에서 처음 한국에서 선보이게 되면서 그 역시 이번에 내한했다.
 
오늘(1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에 참석한 체비크 연출은 하이라이트 시연 중간 직접 작품 전반에 대해 소개했다. 그가 강조한 바는 ‘용서’에 관한 메시지다. 원작 소설을 쓴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역시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는 성경 구절로 작품을 설명했을 만큼, 인간의 죄는 오직 신만이 심판할 수 있으며 인간에게는 용서만이 허락됐음을 전한다는 설명이다.
 
잘 알려진 대로 극의 내용은 고관대작의 부인 ‘안나’가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체면 때문에 이혼해주지 않는 남편 ‘카레닌’ 사이에서 불행을 겪다 안가 스스로 기차에 몸을 던진다는 비극적 결말로 끝난다. 체비크 연출은 “어떻게 보면 소설의 내용이 진부할 수 있고, 예의범절에 어긋날 수도 있다. 그러나 안나에 대해 어떤 답을 제시하기보다 관객 스스로 그에 대한 답을 직접 찾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 공연장면 중 브론스키(오른쪽, 이지훈 분)가 안나(정선아 분)를 품에 안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세계 문학 사상 가장 매력인 주인공으로 꼽히는 ‘안나’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공존한다. 체비크 연출은 “많은 여성이 살면서 한번쯤 ‘백마 탄 왕자님’을 꿈꾼다. 19세기 말 사랑이 아닌 이해관계에 따라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카레닌과 결혼한 안나는 인생에서 정열, 사랑이라고 할 만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았다. 그러다 브론스키를 만나 전에 몰랐던 행복을 느끼는데, 안나는 그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솔직하게 표현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사회 고위층이었던 안나는 모두에게 비난받을 것을 각오하고 자신의 솔직한 사랑을 표현한다. 어떤 결정을 할 때 인생의 수많은 것들이 바뀌는 상황에서 특히 여성들은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마치 눈보라 같은 멈출 수 없는 감정이 안나가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 작용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러시아 소설 원작에 러시아 출신 뮤지컬인 만큼, 극 안에 러시아의 감성을 많이 넣는 것에 특히 주력했다. 체비크 연출은 “러시아의 분위기와 환경을 전하려 애썼는데, 특히 무시무시한 추위를 한국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겨울을 사랑하는데 예쁘기도 하고 로맨틱한 느낌을 주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또한 겨울에 일어나는 눈보라는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 현상인데, 사람의 감정 역시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 공연장면 중 안나(오른쪽, 정선아 분)가 카레닌(서범석 분) 곁에서 브론스키를 걱정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아울러 안나와 브론스키가 기차역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안나가 마지막 죽음을 택할 때도 열차에 몸을 던지는 만큼, 기차가 극에서 주요한 상징으로 등장한다. 때문에 이번 뮤지컬의 무대도 기차역처럼 꾸며졌으며 영상, 음향, 조명 등도 기차를 표현하는데 사용된다. 체비크 연출은 “철도는 어떤 길을 상징하며, 죽음을 운반한다는 것도 보여준다. 극에서 ‘MC’가 기관사 역할을 하는데 마치 운명을 이끄는 사람처럼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 등 국내에 잘 알려진 뮤지컬과 달리, 러시아 뮤지컬만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는 “신나고 즐거운 것보다 괴롭고 고통스러운 모습이 더 강조된다”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 관객들은 극장에서 우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창작진들도 눈물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한다. 또한 배우들에게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사는 것처럼 보일 것을 요구한다. 진실한 감정 덕분인지 배우들이 실제 결혼에 이르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체비크 연출은 ‘용서’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안나의 남편 카레닌과 브론스키의 약혼녀 키티는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안나를 끝내 용서한다. 이를 통해 용서해야 한다는 것,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는 2월 25일까지.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원작: 레프 톨스토이
극작/가사: 율리 킴
연출: 알리나 체비크 
음악감독: 로만 이그나티예브
안무: 이리나 코르네예바 
공연기간: 2018년 1월 10일 ~ 2월 25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출연진: 옥주현, 정선아, 이지훈, 민우혁, 서범석, 황성현, 강혜정, 김순영, 이지혜, 강지혜, 이창용, 이소유, 손종범 외
관람료: 
R석 14만원, OP석 13만원, S석 12만원, A석 9만원, B석 6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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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1/12 [20:39]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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