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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래시계’ 강홍석 “로망이던 건달 역할…‘저 나쁜 놈’이란 반응에 쾌감 들죠”
이익을 위해 친구를 배신하는 ‘종도’로 첫 악역 맡아
 
양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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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에서 '종도' 역을 맡은 배우 강홍석을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이지은 기자
 
“오디션 장에 ‘올 블랙’으로 차려입고 갔는데,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조광화 선생님께서 ‘합격’을 주시더라고요.(웃음)”
 
배우 강홍석은 외모 덕분에(?)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 오디션에 곧바로 통과한 에피소드를 밝히며 호탕하게 웃었다. 왠지 이전에 많이 맡아봤을 것도 같지만, 악역은 이번이 처음다.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친구를 배신하는 ‘종도’ 역을 맡아 무대에서 ‘나쁜 놈’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앞서 강홍석은 뮤지컬 ‘킹키부츠’의 롤라, ‘데스노트’의 류크 등 개성 넘치는 역할을 찰떡 같이 소화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전작 ‘나폴레옹’의 탈레랑은 숨겨진 사연과 나름의 이유로 어두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번 ‘모래시계’의 종도는 야망이 크고 처세에 능해 친구를 배신하는 그야말로 ‘악인’이다.
 
“종도에게 공감되는 부분이요? 단연코 단 한 군데도 없어요. 저는 남을 헐뜯고 친구를 배신하는 의리 없는 인간 유형을 제일 싫어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종도가 죽을 때 관객들이 ‘아유 잘 죽었다, 친구를 배신했으니 쌤통이다’ 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실소를 내뱉거나 시원하게 웃으셔도 괜찮고요. 실제로 종도가 태수 뒤에서 몰래 칼을 뽑을 때 객석에서 어머님 관객 분들이 ‘어머, 저 나쁜 놈’이라고 이야기하시는데, 저는 묘한 쾌감이 들더라고요.(웃음)”
 
▲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 공연 장면 중 태수(왼쪽, 한지상 분)과 종도(강홍석 분)의 모습. 강홍석은 "올해 초연되는 창작 뮤지컬임을 감안해도 작품이 정말 잘 나왔다. 최민수, 박상원 선배님이 직접 공연을 보러 오셨는데, 고현정 선배님도 극장에 와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뉴스컬처)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모래시계’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1995년 시청률 65%를 육박하며 인기리에 방영된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드라마에서 배우 정성모가 했던 역할을 강홍석이 연기하는 셈이다. 그는 “무대에 오르기로 하면서 원작 드라마를 다 찾아봤는데, 1990년대 드라마인데도 너무 재밌고 영상미도 넘쳐서 ‘이래서 명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정성모 선배님의 독사 같은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종도’라는 캐릭터는 마음이 가는 인물이 아니었지만, 언젠가 꼭 한 번 ‘나쁜 놈’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했다. 강홍석은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황정민 선배님이 악역으로 잠깐 등장하는 걸 봤을 때, 손발이 찌릿할 정도로 너무 인상적이었다. 영화 속 선배들이 악역을 멋지게 연기하는 걸 봐서 그런지, 아무래도 남자 배우들에게 ‘건달’ 연기는 로망이다. 물론 주역에 비해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임팩트가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악역이지만 관객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는 것을 제1번으로 두고 캐릭터에 몰입했다. 그는 “이 덩치에, 이 외모에 힘을 주고 연기하면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건달이지만 친근하게 다가가자’는 것을 목표로 했다. 처음에는 캐릭터에 확신이 없어 반신반의했는데 생각보다 악역이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들었고, ‘종도’를 계기로 앞으로 다양한 악역을 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며 웃었다.
 
▲ 뮤지컬 ‘모래시계(연출 조광화)’ 공연장면 중 종도(왼쪽, 강홍석 분)와 태수(신성록 분)의 모습. 강홍석은 "학창시절 나 역시 선을 넘기며 살기도 했는데, 돌아보니 후회만 가득하다. 지금 그러한 학생들에게 '그렇게 멋대로 살지 말라,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모래시계’는 군부 독재 등 암울한 시대 속에 살아가는 청년들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 만큼, 치열했던 역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강홍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힘겨운 때를 이겨낸 아버지, 어머니, 삼촌, 이모들께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비슷한 시기를 다뤄 흥행하고 있는 영화 ‘1987’에 출연한 (고)창석이 형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강홍석은 “당시 삼엄한 분위기가 영화보다 실제가 더 심했다. 영화에 잠깐 출연하기로 했는데, 연기하면서 마음이 더 들끓었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더욱 뭉클해졌다”고 말했다.
 
때문에 최근 정치적 이슈로 인해 ‘모래시계’ 대구 공연이 전면 취소된 사태에 대해 강홍석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 작품이 사회성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작품은 아닌데, 그러한 시선으로만 본다는 게 안타깝다. 하나의 문화예술 작품으로 대구 관객들과 그저 즐기면 되는 건데, 결국 취소까지 됐다는 게 아쉽다. 한편으로는 역사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모래시계’ 모든 배우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남은 공연에 임할 것”이라고  답했다.
 
▲ 강홍석은 "이번 '킹키부츠' 3연에 스케줄상 출연하지 못해 아쉽다. 돌아보면 뮤지컬을 하게 된 것이 내 인생에 큰 전환점이며, '킹키부츠'를 만나 부스터를 달게 된 것 같다. 이번 '모래시계'도 처음엔 스쳐지나가는 작품이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역사에 대해 돌아보니 매회 더 뜨겁게 공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다양한 뮤지컬을 통해 무대 배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고, 최근에는 드라마 ‘맨홀’ ‘시카고 타자기’ 등을 통해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기도 했다. 강홍석은 “센 캐릭터든 평범한 캐릭터든 이금은 가릴 때가 아니라서 모든 지 다 해보고 싶다. 나도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아직 모르고, 다양한 캐릭터를 폭넓게 소화하는 게 내 몫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잠깐 휴식기를 가진 뒤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뭐든지 열심히 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킹키부츠’를 같이 했던 (정)성화 형이 수영을 할 때 수면 위로 올라오는 일이 가장 힘든데, 일단 올라오고 나면 재밌게 헤엄치고 놀 수 있다고 이야기해줬어요. 지금 네가 막 수면 위에 올라왔으니, 신나게 잘 놀아보라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이렇게 계속 작품을 하고 인터뷰도 할 수 있다는 게 저한테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에요. 앞으로 좋은 연기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프로필]
이름: 강홍석
직업: 뮤지컬 배우
생년월일: 1986년 2월 11일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데뷔: 2008년 영화 '영화는 영화다'
출연작: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 ‘전국노래자랑’, ‘크레이지 뱀파이어 파티’, ‘하이스쿨 뮤지컬’, ‘킹키부츠’, ‘달빛요정과 소녀’, ‘데스노트’, ‘나폴레옹’, ‘모래시계’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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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1/23 [16:25]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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