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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사회적 편견’에 맞선 야한 여자‥빨간색 열정 담은 뮤지컬 ‘레드북’
‘창작산실’ 통해 성공적 초연, 시상식 9개 부문 오르며 작품성 과시
 
양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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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공연장면 중 안나(오른쪽, 아이비 분)가 브라운(이상이 분)에게 자신의 사랑에 관한 가치관을 설명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숨어서 몰래 봐야할 것 같지만, 비밀스럽기에 더 궁금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19세 미만 관람 금지’라는 빨간색 딱지가 붙은 것들이 그러한데요. 여러분은 언제 ‘빨간색 이야기’를 처음 접하셨나요? 여기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야한 생각’으로 현실을 견뎌내는 독특한 여성이 있습니다. 개방적인 현대가 아닌 가장 보수적이었다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살고 있는데요. 세상 앞에 당당히 선 여인 ‘안나’는 과연 2018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줄까요?
 
오늘(8일) 오후 3시 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프레스콜이 열렸습니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산실’을 통해 첫 선을 보여 실황 중계에 1만이 훌쩍 넘는 시청자를 모으고, 이후 매진 사례를 기록한 화제작이 정식 무대를 선보이게 된 것입니다. 초연 멤버들과 새로운 얼굴들이 의기투합해 관객들 마음을 붉게 물들일 ‘레드북’의 몇 장면을 지금부터 살짝 확인해보세요.
 
# ‘여신님이 보고 계셔’ 콤비가 내놓은 신작
 
▲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공연장면 중 브라운(오른쪽, 박은석 분)이 소설을 상상하는 중 안나(아이비 분)와 함께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레드북’은 2013년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로 주목을 받은 한정석 작가와 이선영 작곡가 콤비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여성의 성(性)과 사랑을 유쾌하게 다룬 작품은 앞서 말했듯 ‘신사의 나라’로 불리는 영국, 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슬플 때마다 첫사랑과의 야한 상상을 떠올리는 다소 엉뚱한 캐릭터인 ‘안나’가 세상의 편견에 맞서 소설가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한정석 작가는 “처음에 의도한 건 유쾌발랄한 로맨틱 코미디였는데,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쓰면서 여성들이 살면서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애로사항에 대해 알게 됐다. 처음 작품을 구상했을 때만 해도 페미니즘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는데, 최근 사회적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부당한 것에 대한 개념이 생기며 가사나 대사를 더 알맞게 다듬으려고 애썼다. 최근 ‘문단 내 성추행’ 관련 이야기도 극 중 등장하는데, 문예창작과 출신이라 주변에 작가 친구들이 많아 그러한 문제 의식이 있어 작품 속에 반영하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전석 매진, 시상식 9개 부문 노미네이트되며 주목
 
▲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공연장면 중 안나(오른쪽, 아이비 분)가 브라운(이상이 분)에게 자신의 사랑에 관한 가치관을 설명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레드북’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해 1월 ‘창작 산실’을 통해 보여준 눈에 띄는 성과 덕분입니다. 창작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생중계에서 누적 시청수 1만 3756명을 기록하고, 전 공연 매진을 거두는 등 저력을 과시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비록 수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대상, 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무려 9개 부문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관객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기도 했습니다.
 
한 작가는 “지난 공연보다 10분 이상 러닝타임을 줄이면서 전체적으로 ‘다이어트’를 했다. 작품 내에서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제약을 다루는데, 앞서 혹시 간과하거나 놓쳤던 부분을 점검하면서 보시는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을 대하려 노력했다”고 답했습니다. 이선영 작곡가 역시 “음악적으로도 크게 변화한 건 없지만, 러닝타임을 줄이려고 전반적으로 타이트하게 가려 했다. 또 배우들과 충분히 생각을 나누지 못한 인물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솔직하면서 진취적인 여인 ‘안나’
 
▲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공연장면 중 안나(유리아 분)가 더 열심히 글 쓸 것을 다짐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안나’ 역에는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끈 배우 유리아와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아이비가 번갈아 무대에 섭니다. 첫사랑과 추억을 떠올리며 차가운 현실을 견디고 미래를 꿈꾸는 솔직하면서도 진취적인 여인인데요. 당찬 매력을 보여주면서도 고난도 넘버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노래 실력도 필수라 두 배우가 보여줄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아이비 배우는 “여성의 인권이나 차별대우에 대해 부끄럽지만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사회적으로도 페미니즘이 이슈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레드북’은 여자뿐만 아니라 편견이나 차별을 겪고 있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다. 이들이 우리 공연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 사랑에 서툰, 순진무구한 남자 ‘브라운’
 
▲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공연장면 중 안나와 브라운(왼쪽부터 유리아, 박은석 분)이 키스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안나와 함께 엉뚱하면서 달달한 로맨스를 보여주는 ‘브라운’ 역에는 초연 멤버 박은석과 이번 시즌 합류한 이상이가 함께합니다. 겉으로 보면 멀쩡하고 멋있지만, 사랑도 여자도 오직 책으로 배운 탓에 어쩐지 허술한 면모를 풍기는 인물입니다. 보수적이고 고지식한 남자가 솔직하고 진취적인 안나를 만나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레드북’의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이상이 배우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갈등을 겪는 ‘레드북’을 통해 나는 나로서, 너는 너로서 각자의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자신으로 더 건강하고 솔직하게, 자신감 있게 살아가자는 것을 안나를 통해 배웠다. 브라운을 표현하면서 모든 것이 ‘처음’인 사람인 것에 초점을 맞췄는데 첫 사랑, 첫 연애, 첫 만남에 서툰, 순진무구한 인물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 사랑스러운 조연들이 한가득
 
▲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공연장면 중 안나(왼쪽, 아이비 분)가 로렐라이 언덕의 회원이 됐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남녀 주인공 외에도 ‘레드북’에는 사랑스러운 조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여성문학회 ‘로렐라이’ 설립자인 여장 남자 역에 지현준과 홍우진, 괴팍하고 깐깐한 노부인 ‘바이올렛’ 역에 김국희, 거물 문학평론가 ‘존슨’ 역에 원종환 등입니다. 앞서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은 물론 무대 장악력을 보여준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이날 사회를 본 지현준 배우는 “옆에서 지켜만 봐도 배우들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한편으로 ‘나는 언제쯤 뮤지컬 안에서 키스씬을 해볼 수 있을까’ 하는 부러운 생각이 든다”는 속마음도 밝혔습니다.
 
***
 
▲ 뮤지컬 ‘레드북(연출 오경택)’ 프레스콜 중 배우 이상이, 아이비, 유리아, 박은석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뮤지컬 ‘뿌리 깊은 나무’, 연극 ‘킬 미 나우’의 연출가 오경택, 뮤지컬 ‘위키드’, ‘킹키부츠’ 등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한 음악감독 양주인, 뮤지컬 ‘벤허’의 안무가 홍유선 등이 함께합니다. 특히 피아노, 기타, 베이스, 바이올린, 첼로, 드럼, 신시사이저 등으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가 풍부하면서 세련된 사운드로 관객들을 극 속으로 안내한다고 합니다.
 
한정석 작가는 “레드북이라는 제목 자체는 ‘야한 소설’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들여다보면 안나라는 인물이 겪은 빨간 상처일 수도 있고, 뜨거운 열정이나 신념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식 공연 전부터 공연계를 빨갛게 물들이며 주목받은 ‘레드북’이 이번에는 또 어떤 기록을 내놓을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오는 3월 30일까지 이어집니다.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레드북’
극작/작사: 한정석
작곡: 이선영
연출: 오경택
음악감독: 양주인
안무: 홍유선
공연기간: 2018년 2월 6일 ~ 3월 30일
공연장소: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출연진: 유리아, 박은석, 아이비, 이상이, 지현준, 김국희, 윤정열, 허순미, 이다정, 홍우진, 원종환, 안창용, 정다희, 김승용 외
관람료: R석 8만 5천원, S석 7만원, A석 5만 5천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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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2/08 [17:26]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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