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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 “정체성 찾는 매일매일이 신세계”
‘GOM CLASSIC Season 4’ 통해 게이머로 돌아오다
 
양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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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양승희 기자)
폭풍 저그, 만년 2인자, 황신, 콩(콩진호, 콩본좌, 콩댄스, 콩간지)부터 섹시한 두뇌의 소유자까지. 홍진호, 이름은 하나인데 그 앞에 붙은 애칭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홍진호 별명 사전’이 생겨났을 정도다. 학창시절 별명이 많은 친구가 인기가 좋았던 것처럼, 홍진호를 향한 팬들의 관심은 그의 별명처럼 끝이 없다. 요즘 가장 바쁜 ‘대세남’ 홍진호는 한숨 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장난기 가득 머금은 웃음과 특유의 농담을 잃지 않았다.
 
▲ 프로게이머에서 최근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홍진호를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 고아라 기자

한때 ‘폭풍 저그’라는 별명으로 스타크래프트 게임 팬들을 열광시켰던 ‘게이머 홍진호’는 최근 몇 예능 프로그램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대중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제는 ‘방송인’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한 그에게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은퇴한 이후 잠잠하다가 갑자기 이슈가 되니 저 역시 어색한 상황”이라고 수줍게 답했다.
 
“예전에는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고, 일상이 늘 똑같았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방송 일도 있고, 스케줄도 많이 있다 보니 하루하루가 다른 삶을 살고 있어요. 오늘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고, 내일은 촬영이 있습니다. 매일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요즘 아주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tvN ‘더 지니어스’와 ‘김지윤의 달콤한 19’에 이어 최근 MBC ‘나 혼자 산다’ 까지 최근 홍진호의 방송 활동 반경은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방송 출연 계기를 묻는 질문에 “평소 노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다 보니 예능 프로그램 출연 제의가 왔을 때 선뜻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 시작하게 됐다”고 답했다. “장난기가 많다”는 스스로의 평가처럼 순수하고 꾸미지 않는 모습에 매력을 느낀 대중들은 그에게 호감을 느끼고 팬이 되기도 했다.
 
“프로게이머 홍진호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색다른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홍진호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어’라는 의지를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런데 그 모습을 좋아해주시니까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홍진호가 마냥 장난기 있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섹시한 뇌의 소유자’라고 불릴 만큼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순간적인 판단력은 사람들에게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반평생 승부를 겨루며 살아가다 보니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포맷에 익숙하다”는 그는 “‘더 지니어스’와 같이 생존을 위해 싸우는 프로그램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방송이 될 때마다 그가 이슈의 중심에 서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다.
 
“’뇌가 섹시하다‘는 말은 굉장한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거기에 미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마음에 드는 표현이에요.(웃음) 일반적으로 똑똑하다는 기준은 다르죠. 상식을 많이 아는 것일 수도 있고 공부를 잘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저는 상식도 없고 아이큐도 높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위험한 상황에 순간적 판단을 내리며 사용했던 편법들은 많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생각을 풀어나가는 저의 ‘잔머리’를 똑똑하다고 평가해주시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 인터뷰와 방송 출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홍진호 선수의 표정은 환했다.(뉴스컬처)     ©고아라 기자

1999년 열아홉 살에 게이머의 길로 들어선 홍진호에게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가까이에서 응원해 온 팬들은 그에게 ‘콩’이라는 애칭을 붙였고, 가끔은 웃음이 나는 사진(짤방)을 합성해 올리기도 했다. 팬은 어떤 존재인지 묻는 질문에 그는 “친구라는 의미가 가장 크다”고 정의했다. “팬들은 존재만으로 그저 고맙다”는 그는 자신을 싫어하는 “‘까(안티팬)’ 역시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까’들이 있었기에 그것을 분노로 삼고 에너지를 표출하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까들을 보면서 ‘더 잘해야지’ 하면서 스스로 목표를 다지니까요.(웃음) 예전에는 콩이라는 별명도 싫었고, 제 얼굴로 짤방 올리는 것도 싫어서 팬들이랑 싸우기도 많이 했어요. 어릴 때는 왜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고 싶잖아요. 그때는 상처가 됐는데 지금은 팬들한테 지면서 다 포기했어요. ‘그것도 내 모습이지’ 하면서 받아들인 거죠. ‘콩’도 한 10만 번 가까이 들으니까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마음에 들어요.”
  
방송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홍진호에게 ‘스타크래프트’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타 이야기를 꺼내면 그와 한 몸처럼 붙어 다니는 두 가지 키워드, ‘임요환’과 ‘숫자 2’도 빼놓을 수 없다.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임요환 선수와는 “잘 나가면 서로 축하해주면서 배 아파하는 사이”라고 했다. 최근 ‘지니어스 2’에서 다시 맞붙었지만 홍진호 선수는 탈락하고, 임요환 선수는 현재 ‘TOP 3’에 남아 있는 상황이다. 홍진호는 “임요환 선수가 굉장히 절면서 살아남아있다”는 농담 섞인 평가를 내리며, 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임요환 선수를 비롯한 게이머들에게 우승 자리를 내주며 ‘만년 2인자’ 꼬리표가 붙은 홍진호는 “지금 기준으로는 숫자 2도 좋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2인자라는게 굉장히 싫었지만, 지금은 숫자 2가 나의 이미지 중 하나가 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에는 “2에 신경을 써서 뭘 하더라도 2시에 하거나, 글을 올려도 2시 22분에 올리는 등 소소한 재미를 찾기에 이르렀다”며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 하나만 꼽아달라는 질문에도 “자신은 2니까 두 개를 꼽겠다”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첫 번째는 2002년 세계 대회에서 그의 앙숙 임요환 선수와 맞붙었을 때 진 경기였다. 게이머가 되면서 가졌던 첫 목표가 “세계 대회에서의 우승”이었는데 “하필이면 임요환 선수에게 져서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는 2003년 ‘올림푸스 스타리그’ 당시 서지훈 선수와의 경기다.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지만 결승전에서 3대 2로 패배하면서 “가장 아까웠던 경기였다”고 답했다.
 
오는 2월 16일부터 개최되는 스타크래프트 ‘GOM 클래식 시즌 4’ 리그에 참여하게 된 홍진호는 “올드 게이머 중의 한 사람으로서 팬들에게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출전 계기를 밝혔다. “게임 팬들 앞에 서는 일이 무척 긴장되고,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서지만, 설레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 스타크래프트 ‘GOM 클래식 시즌 4’ 리그에 참여하는 홍진호는 구성훈 선수와 경기를 펼친다.     ©사진제공=GOM EXP

“저를 뺀 나머지 선수들은 현역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에요. 거기에 꼈다는 것이 솔직히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런 리그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지금 많은 팬들이 제 실력에 대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어서 짬나는 대로 연습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습을 하면서 제 스스로 느끼고 있어요. ‘아 은퇴하길 잘했어’라고요. 컨트롤 미스가 너무 많이 나서 제가 제 욕을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 제가 인정했습니다. 이제 포기하시고 저에 대한 기대를 버리세요.(웃음)”
 
홍진호가 출전하는 GOM 클래식 시즌 4 경기를 볼 수 있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GOM EXP’에 대해서는 “제 경기를 보고 싶은 팬들이 앱을 깔고 봐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명확히 진로를 정한 것이 없는 상태”라면서 “게임이든 방송이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요즘 그에 대해 “게이머냐 감독이냐 방송인이냐”라면서 정체성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역시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고 했다. 
 
“남들은 20대 초반 이것저것 해보면서 실패도 하고 자기 할 일을 찾잖아요? 그런데 저는 너무 일찍 제 일을 찾았고, 십 수 년 동안 오로지 게임만 해왔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지금에 와서 그 단계를 밟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다양한 일을 경험해보고 실패도 하면서 제가 진짜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히 약속드리고 싶어요. 홍진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요.”
 

[프로필]
이름: 홍진호
직업: 프로게이머, 방송인
생년월일: 1982년 10월 31일
경력: 제닉스 스톰 감독(2012~2013), KT 롤스터 선수(2011), 대한민국 공군 ACE 선수 (2009~2010), KTF 매직엔스 선수(2002~2003/2004~2008), 투나 SG 선수(2003~2004) 
방송: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2013),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2013), ‘김지윤의 달콤한 19(2013)’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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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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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4/02/11 [18:10]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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