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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규, “새로운 것을 한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인터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훈규의 이야기
 
이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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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훈규는 자신이 만든 '뷰직'이란 이름이 장르로 쓰일 줄은 몰랐다며 "대표란 말은 이제 안써야 겠어요"라고 말했다.(뉴스컬처)     © 사진=VIEWZIC
 
(뉴스컬처=이지선 기자)
뷰직(Viewzic), 보다(View)와 음악(Music)의 합성어다. 이 생소한 단어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훈규가 설립한 회사의 이름이었다. VJ들이 DJ나 밴드와 공연을 만들고, KT&G 상상마당에서 브이제잉(VJing) 강의를 진행하던 팀의 이름이 어느덧 이미지로 사운드를 표현해내는 하나의 예술장르를 뜻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그는 “사람들이 ‘뷰직’을 이제 장르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걸 보고 사실 좀 놀랐습니다. ‘우리는 이번 전시에서 뷰직을 하기로 했다’고 하는 식인데, 그렇게 인식될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었죠”

그는 회사 ‘뷰직’의 대표라는 이름으로 종종 소개된 적 있다. 장르의 개념이 된 만큼 ‘대표’라는 호칭을 사용하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그는 장르로서의 ‘뷰직’에서도 대표적인 인물이다. 한국에서 ‘뷰직’이라는 장르를 처음 선보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뷰직’은 무엇을 어떻게 하는 일일까? ‘VJ(브이제이, Visual Jockey)가 영상과 소리를 결합해서 선보이는 퍼포먼스’라고 단순히 정의하면 안 된다. 음악을 들으면서 이미지를 떠올리고, 이미지를 보면서 음악을 떠올릴 수 있는 예술. 이해하기 힘들다. 박훈규는 이를 ‘공감각적 장르’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어려운 장르입니다. 그림을 들을 수 없듯 음악을 볼 수도 없어요. 애초에 사람 감각기관은 분리돼 있으니까요. 뷰직은 일단 분리된 감각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콘셉트입니다. 비주얼을 보는데 사운드가 들리는 것 같고, 사운드가 들리는데 비주얼이 연상되는 그런 걸 만드는 작업이예요. 이상한 공감각적인 장르죠. 아직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어떤 하나의 장르가 완성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뷰직은 10년 남짓 진행돼 왔으니까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정의 내릴 수는 없어요.”

그는 젊은 시절 영국에 머물던 때, 한 공연장에서 브이제잉(Vjing)을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영상이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연주되는 것 같았다. 그 후 VJ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다. 그 공연은 그에게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그가 VJ 활동을 하면서 꾸린 ‘뷰직’이라는 팀의 일은 공연이 6-70퍼센트를 차지한다. 박훈규는 개인 스튜디오인 파펑크 스튜디오(Parpunk Studio)와 뷰직팀을 병행하면서 수많은 공연 영상을 만들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콘서트 작업을 하기도 했고 밴드 넬의 ‘STAY’ 콘서트(2008년, 올림픽홀), 지드래곤의 ‘Shine A Light’(2009년,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꾸미기도 했다.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GMF)의 데이브레이크 무대에서도 함께 했다. 그런데 그는 이제 공연 영상작업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공연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패턴이 똑같습니다. 재미 없어요. 그래서 이제는 오래 알던 이 동네 사람들이랑 작업하는 거면 모를까 공연은 잘 안 해요. 이번에 콘서트 하는 데이브레이크라는 팀도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이라 그냥 함께 하는 거죠.”
 
▲ 박훈규는 요즘 공연이 뜸하다는 질문에 "요새 공연은 재미 없어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으니까"라고 말했다. 그의 공연은 색다른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방에서 그래픽이 흘러가고, 사운드가 울린다.(뉴스컬처)     © 사진=VIEWZIC
 
정형화된 공연은 이제 싫다는 그는 최근 색다른 형태의 공연을 선보였다. 윤상, 유희열 등이 인정한 실력파 뮤지션 하임과 함께 스크린으로 이루어진 정육면체 안에서 화려한 그래픽으로 브이제잉을 하는 공연이었다. 소리와 영상이 하나의 큐브 안에서 함께 새어 나오는 공연은 그 자체가 뷰직(View+Music)인 듯 했다.

공연 외에 박훈규는 의류 브랜드 프레드 페리(Fred Perry)와 현대자동차 PYL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다. 그는 그 일에 대해 ‘새로운 시대에 맞게 문화를 재편하는 일’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KT&G 상상마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 중 하나인 ‘PARPUNK's VIEWZIC STUDIO’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의실에 구비돼있는 각종 음향, 영상 장비는 3억원이 넘는다. 그 장비를 모두 그가 직접 준비했다. “뷰직이라는 장르는 배울수록 어렵습니다. 강의를 통해서 이렇게 어렵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는 매 수업 수강이 끝날 때 수강생들과 파이널 쇼를 연다. 이를 통해 수업을 듣고 난 친구들이 재미 삼아 공연을 기획해보기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때마다 자신에게 도와달라고 해서 아는 뮤지션을 소개해주거나 직접 브이제잉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그는 참 많은 직업을 가졌다. VJ,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2005년과 2007년에는 ‘박훈규 언더그라운드 여행기’, ‘오버그라운드 여행기’라는 두 권의 책을 냈으며 ‘오버그라운드 여행기 OST’ 앨범을 만들기도 했다. 교육도 하고 있다. 게다가 원래 그의 꿈은 만화가다.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의 장점이 뭔 줄 아십니까? 잘못해도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웃음). 하고 싶을 때 하고, 하기 싫으면 말아도 되고요. 누구도 지적할 수 없죠. 모르니까요. 얼마나 행복해요?(웃음)” 많은, 그것도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어린 나이에 ‘만화가가 되겠다’는 확고한 꿈을 가지고 일찌감치 사회로 나왔지만 실력이 부족해 꿈을 접어야 했던 박훈규는 세상에 그냥 몸으로 부딪혔다. 많은 일을 했고, 새로운 무언가를 꿈꾸며 여행도 여기 저기 다녀왔다. 그러던 중, 여행에서 정말 새로운 것을 찾았다. “모든 경험들이 새롭게 할 일의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공연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보는 데에도, 뷰직 수업을 해 나가는 것에도 유용하게 쓰이죠.”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각 국 사람들은 어떻게 문화를 대하는지 보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에게는 문화산업 전반을 재편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심어줬다.
 
▲ 박훈규는 "요즘은 세계화된 시대고, 정보가 리얼 타임으로 왔다 갔다 하죠. 그런데도 직접 정보를 찾아나서지 않아요. 음악 차트상위의 음악만 듣는 청년들의 모습만 봐도 그렇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이 다 똑같은가봅니다."라고 안타까워하며 말했다.(뉴스컬처)     © 사진=VIEWZIC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알고 직접 찾아나서는 사람이 별로 없는 시대입니다. 누군가 좋다고 하면, 따라서 좋아하게 되죠.” 그가 느낀 한국 사회의 문화, 예술은 그랬다. 사실이다. 세대별로, 성별로 분화된 문화를 즐기고, 개인의 취향 대신 대중의 취향이 문화를 결정한다. 대중과 다르면 비주류가 된다. 세대별로 분화되면서 한편으로 획일화 되는, 한국 문화산업의 현주소가 그에게는 과제처럼 느껴졌다. 한국에서 생소한 예술장르인 브이제잉을 본격적으로 행하며 하나의 장르로 정착시키고 있는 그는 이미 자의 반 타의 반 문화적인 선구자 역할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애착이라기 보다는 좀 애증 같은데, 폐쇄적인 면이 있는 문화에 대한 관점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과 관련된 작업에 요즘은 관심이 많아지고 있죠. 하고 있는 뷰직 수업도 그렇고 워크샵도, 세미나도. 어떤 예술에 대해서 좀 전문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런 걸 알려주는 기회가 없기도 하고. 그래서 교육적인 분야에 애정이 갑니다.”

사실, 한국에서 ‘예술’하기란 쉽지 않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려면 정규 교육과정을 벗어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일 때 공부에 억눌리며 살아온 젊은 사람들은 공부가 끝나고서야 폭발한다. 박훈규는 그런 모습을 홍대 근처의 클럽 주변만 봐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들 참, 분출할 공간이 없어요. 요즘 세대들이 일으킨다고 하는 사회적 문제들이 사실 이런 문화적 억압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는 문화는 일종의 그늘이라고 말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 쉴 데가 없습니다. 쉴 수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어디가 편한지도 몰라요. 아까 말씀 드렸듯이 취향이 없는 건 잘 몰라서 그런 거예요. 알려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이제 저는 사실 이 사회의 어른 측에 속하니까 젊은 사람들을 저와는 다르게 살게 하고 싶죠. 좋은 그늘을 만들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문화를 접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부분들을 풀어주고 싶어요.”

그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뷰직이라는 장르를 본격화해서 활동했고, 이젠 한국 문화 전반을 개편하고 싶다고, 그를 통해 사회를 바꿔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최종적인 꿈은 따로 있었다. “제 꿈은 만화가예요. 17살 때 꿨던 꿈이죠. 내 실력이 부족해서 만화가의 꿈이 접혔습니다. 어릴 때 접힌 꿈이라 좀 더 고귀해졌죠. 다른 모든 일들은 만화가가 되기 위한 일종의 트레이닝인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젠 좀 만화를 그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프로필]
이름: 박훈규
직업: VJ, 그래픽 디자이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경력: (現) 뷰직 CEO & Founder, 파펑크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kt&G 상상마당 ‘ParPunk’s VIEWZIC studio’ 강사. (前) 현대자동차 PYL 'FUTURE CANVAS'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FRED PERRY SUBCULTURE VIEWZIC SESSIO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BIGBANG BIGSHOW 영상감독, G-Dragon "SHINE A LIGHT" LIve concert 영상감독, EPIK HIGH LIVE CONCERT 영상감독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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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인턴기자
(주)콘팩/뉴스컬처
news@newsculture.tv
 
2014/08/24 [15:59]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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