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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민책방 “책으로 응답하는 고민 상담…경청으로 해결까지 이끌어내죠”
김천일 대표-손희정 매니저 “책 읽으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어요”
 
김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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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벅’ 대표이사 김천일씨(왼쪽)와 ‘고민책방’ 운영매니저 손희정씨(오른쪽)를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뉴스컬처)     ©김빛누리 기자
 
지치고 힘들 때 찾게 되는 것이 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잊었던 추억도 되새겨주는 ‘책’이다. 누군가 고민에 명확한 답을 내려준다면 속이 뻥 뚤리겠지만 가끔은 책에 빠져들어 스스로 답을 얻기도 한다. 내 상황과 딱 맞는 책을 고르기 힘들다면 어떨까? 여기 책을 추천해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겠다고 나선 곳이 있다. 바로 애플리케이션 개발 회사 ’레디벅’이다.
 
‘책 속의 한 줄’, ‘무료배경화면’ 등으로 이름을 알린 레디벅은 최근 ‘고민책방’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사이트를 열였다. 이용자가 홈페이지에 사연을 남기면 책을 선별해주는 이른바 ‘북 큐레이터’가 1:1로 맞춤 책을 추천해준다.

지난달 11일 문을 열어 벌써 사연 누적 수 2만 7572건(1월 20일 12시 기준)을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색다른 서비스는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일까. 레디벅 김천일 대표(42)와 ‘고민책방’ 운영자 손희정 매니저(29)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가 이끄는 레디벅은 ‘경험을 더 가치있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책을 읽은 경험이 더욱 가치가 있어지면 좋겠다”는 신념을 가진 그는 “누군가 고민이 있을 때 자신의 독서경험을 활용해 답변을 달아주고, 도움을 주며 경험을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 책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레디벅은 마음에 드는 책의 글귀나 구절을 공유하는 ‘책 속의 한 줄’이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름을 알린 회사다. 해당 앱 한 켠에는 ‘큐레이터’라는 카테고리 있어 사연을 남기면 1:1로 책을 추천해 주기도 했다. 김 대표는 “‘고민책방’의 시초가 그것이었다”며 “웹사이트로 확대하면 기존에 앱 이용자들만 누렸던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책’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도 ‘고민 상담’을 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문제와 고민에 대한 해결을 내려주는데 책만이 가진 가치가 있다”며 “책이 가진 고유한 특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책은 나만의 시간을 갖게 해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 자꾸 질문을 하게 만들어 결국에는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서 답을 찾는다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나에게 딱 맞는 올바른 답을 찾기는 힘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에게 독서는 더욱 중요한 것이죠.”
  
▲ 온라인 사이트 ‘고민책방’의 메인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다음과 같이 기존에 올라온 유사 사연과 답을 볼 수 있다. 검색 옵션을 조정하면 추천받은 책만 모아볼 수도 있다. (뉴스컬처)    

고민 해결에 도움을 주지만 ‘고민책방’은 답을 내려주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김 대표는 “고민을 해결한다고 할 때 누군가에게 현명한 해결책을 주는 것이 중요해 보이지만 사실은 고민을 들어주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하다”며 운을 땠다. 그는 “대부분의 고민은 이야기를 들어주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경우가 많고 답도 본인 스스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누군가의 고민을 정성껏 들어주는 것 자체가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고민책방’의 북 큐레이터도 전문적으로 상담 코치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 책을 좋아하고 추천해주기를 즐기는 일반인들이다. 현재 ‘고민책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 큐레이터 8명은 대학생, 국어 선생님, 연구원 등 다양한 전공과 직업을 가지고 있다.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매주 150~200개의 사연에 직접 답을 단다. 이들은 책 추천 외에 자신의 경험도 인용하고 간단한 조언도 덧붙인다.

그렇다면 ‘고민책방’에는 어떤 사연들이 올라올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올라오는 게시물의 양만큼 고민의 성격도 가지각색이다. 20~30대는 주로 취업이나 대학, 자기계발에 관한 고민을 보내고, 30~40대 남성은 가장이나 직장 상사로서의 어려움, 같은 나이대의 여성은 주로 워킹맘으로서 고민을 많이 올린다.
  
‘고민책방’에 고민을 올리고 해결하는 과정은 이렇다. 예를 들어 지난 달 학업과 취업에 지친 20대 학생이 휴학을 고민 중이며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에 한 큐레이터는 현실을 잊고 스토리에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판타지 소설 2권을 추천했다. 또 다른 큐레이터는 무작정 힐링보다는 고민의 답을 찾고 앞으로의 미래 계획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며 자기계발서적 2권을 추천하기도 했다.
  
▲ 서울 종로구 '서울연극센터'에 위치한 마음약방 2호점 전경. 각 약상자 안에 '고민책방'에서 제작한 독서 추천카드가 들어있다.(뉴스컬처)     ©김정숙 기자
하지만 손희정 매니저는 전 세대에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 힐링이 되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사연이 공통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나 청년층에서 그 비중이 큰데, ‘고민책방’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젊은 세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서비스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로 서울문화재단에서 기획한 청년 위로 프로젝트 ‘마음약방 2호점’에 참가해 ‘책 처방전’을 작성하는 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마음약방’ 자판기는 용기부전, 작심삼일리스, 아르바이트라우마 등 청년들의 심적인 고민을 재치있는 이름으로 만들고, 이용자에게 해당 증상을 치유할 수 있는 약상자를 건넨다. 이 안에 각 증상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카드 형식으로 만들어 넣는 것이다. 
  
손 매니저는 “’마음약방’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다른 사람과 부딪히고, 비교하며 생기는 청년들의 고민을 한층 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북 큐레이션이란 분야는 아직 생소하지만, 그만큼 앞으로의 발전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손 매니저는 “고민책방은 아직 베타 서비스”라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성장시켜 출판사와 큐레이터, 이용자 사이의 삼각관계를 잘 연결할 수 있는 매개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목표를 밝혔다.
 
두 사람에게 청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을 추천해주길 요청했다. 잠시의 고민 끝에 김 대표는 ‘어드벤처 라이프’라는 책을 보여줬다. 그는 “젊은 시절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이라며 “자기 중심적으로 사는 인물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 매니저는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추천했다. 그는 “책 속에 고등학생, 대학생, 취업준비생 시절 내가 가졌던 여러 고민들이 담겨 있었다”며 “고민을 해결해준다는 느낌 보다도 잘 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추운 겨울 감성도 충만해지고 마음도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손 매니저는 “요즘은 책을 읽지 않아도 그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려주는 정보가 너무 많아 오히려 사람들이 점점 책을 멀리하게 되는 것 같다”며 쇠퇴하는 독서문화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 경험에 책 속의 이야기를 대입했을 때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독서의 매력이죠. 책 읽는 문화가 지금보다 더 확산됐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고민책방’이 그 일을 조금은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프로필]
이름 : 김천일
출생: 1975년 6월 17일
직업 : 레디벅 대표이사
경력 : 지온네트웍스 본부장, KTH 과장

[프로필]
이름 : 손희정
출생: 1988년 7월 22일
직업 : 레디벅 운영기획팀 매니저
 
(뉴스컬처=김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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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기자
뉴스컬처/뉴미디어랩실
 
2016/01/20 [13:38]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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