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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일분일초도 아끼지 말고 사랑하란 울림…새단장으로 찾아온 연극 ‘엘리펀트송’
5개월 만의 귀환, 섬세한 변화의 시도 돋보여
 
이슬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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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엘리펀트송(연출 김지호)’ 공연장면 중 마이클(왼쪽 전성우 분)이 그린버그(이석준 분)에게 자신이 병원에 온 이유를 말하고 있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환자복의 소년이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남자의 부름으로 방에 들어섰지만, 대화를 이끌고 주도권을 쥔 것은 소년이다. 진실을 알고 싶은 남자와 곧 알게 될 거라 말하는 소년. 서로가 원하는 것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공방전은 더욱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한다. 하지만 모든 시간이 흐르고 난 뒤 객석이 마주하는 것은 시원한 한 방과 짜릿함보다는 먹먹한 감동과 여운, 눈물 한 방울이다.
 
연극 ‘엘리펀트송(연출 김지호)’이 5개월 만에 돌아왔다. 지난해 겨울 한국 초연으로 큰 사랑을 받은 것에 힘입은 발 빠른 재공연이다. 정신과 의사 로렌스의 행방불명을 중심으로, 병원장 그린버그와 로렌스를 마지막을 만난 환자 마이클의 치열한 대화를 그린다. 그린버그와 마이클, 끊임없이 마이클을 걱정하는 간호사 피터슨까지. 이번 공연은 초연 당시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하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해 기대가 한층 더해졌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곳곳에 섬세한 변화를 둬 새로우면서 동시에 낯설지 않은 그림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의사 로렌스의 사무실인 무대는 다채로운 소품을 가득 채워져 보다 현실적인 무대를 완성하고, 무대를 둘러싼 프레임은 코끼리의 피부를 그려내 마이클의 트라우마를 전한다. 모호했던 대사의 의미를 좀 더 부각하면서 상징성을 잃지 않은 텍스트의 변화에도 시선이 간다. 코끼리의 수를 세던 마이클의 불어 노래도 한글 노래로 바뀌어 또 다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더불어 극은 마이클과 다른 두 인물의 관계성이 깊어진 느낌을 주기도 한다. 초연 당시 김지호 연출은 청자(聽者)로 나선 두 인물을 통해 관객이 생각하고 반응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으나, 이번 공연에서는 좀 더 이들의 사연에 집중하게 된다. 물론 여전히 마이클의 존재감이 무대를 가득 채우지만, 마이클과 두 인물의 관계와 마이클 존재의 의미, 남겨진 가치에 대한 생각이 짙어져 온다.
 
▲ 연극 ‘엘리펀트송(연출 김지호)’ 공연장면 중 마이클(전성우 분)이 그린버그의 말에 이야기를 멈추고 있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흥미로운 스릴러라는 포장 속에 자리한 먹먹한 감동도 변함이 없다. 진실을 향해 쉼 없이 달려가지만, 모든 흐름을 관통하는 건 사랑받고 싶었던 한 어린 영혼의 상처다. 계속되는 거짓말로 그린버그를 농락하고 장난을 친 소년의 진심. 평생 그토록 원한 건 단 하나 ‘사랑’이었다는 걸 고백하는 순간. 숨 죽이며 이야기를 지켜보던 객석 곳곳에는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새롭게 합류한 이석준과 전성우는 자신만의 색으로 캐릭터를 완성해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병원장의 카리스마와 예민함은 마이클에게 흐름의 고삐를 온전히 맡기지 않고 넘치는 긴장감을 만들어내며, 순간순간 섬세한 연기 변화로 눈길을 끄는 마이클은 극의 흥미를 놓치게끔 하지 않는다. 초연에 이어 다시 한 번 피터슨의 옷을 입은 고수희 또한 더욱 깊어진 감정으로 무대를 채운다.
 
변화에 대한 감상은 객석의 몫이다. 짧은 기다림 끝에 찾아온 ‘엘리펀트송’이 건네는 이 새롭고도 낯선 느낌을 만끽해보자. 물론 지난 공연을 놓친 이들에게는 한 소년이 건네는 마지막 선물과도 같은 사랑에 빠져볼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오는 6월 26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엘리펀트송’ 
작: 니콜란스 빌런 
연출: 김지호 
공연기간: 2016년 4월 22일 ~ 6월 26일
공연장소: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출연진: 박은석, 정원영, 전성우, 이석준, 고영빈, 정재은, 고수희.
관람료: R석 5만5천원, S석 3만5천원
 
(뉴스컬처=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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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news@newsculture.tv
 
2016/05/01 [11:34]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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