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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전혜선 “한순간도 그냥, 허투루 지나치지 말아야죠”
타이틀 롤 ‘메리’役 아이들 진심으로 사랑하는 보모 연기한다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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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연출 서윤미)’에서 메리 역을 맡은 배우 전혜선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사진=쇼온컴퍼니
 
타이틀 롤(Title role), 제목과 같은 이름의 캐릭터가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 등에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작품을 이끄는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주연이 아니더라도 극의 흐름에 핵심적인 인물의 이름을 따기도 한다.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이하 블메포, 연출 서윤미)’의 메리는 다른 인물에 비해 무대 위에 머무는 시간은 적지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이다.
 
배우 전혜선은 작품에서 비밀을 움켜쥐고 있는 메리 역을 맡아 ‘키맨(keyman)’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출산 후 육아에 전념하고 있던 그는 ‘블메포’ 팀으로부터 캐스팅을 제안 받았고, 지난 시즌 함께할 뻔 했지만 결국 불발됐던 아쉬움까지 담아 이번에 출연을 결정했다. 데뷔 후 쉼 없이 달리기만 했던 그는 임신과 출산 이후 생긴 여유가 행복해 무대 아래에서의 시간을 더 즐기고 싶었지만, 재시동을 걸 작품으로 ‘블메포’를 선택하는 것을 주저할 수 없었다.
 
“워낙 작품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사실 출연을 고민하지 않았던 건 아닌데 남편(배우 정동화)이 적극적으로 해보라고 힘을 실어준 덕분에 결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데뷔한지 10년이 넘었는데 활동 초기보다 출연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거든요. 대학로 소극장에서 이렇게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에 출연할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죠.”
 
▲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연출 서윤미)’ 공연 장면.(뉴스컬처)     ©사진=쇼온컴퍼니

소문으로만 듣던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그는 중간에 막히는 것 없이 한 번에 읽어나갔다. 술술 잘 읽히면 ‘좋은 대본’이라는 그의 생각대로, ‘블메포’는 흥미롭고 흡입력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작품은 1926년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 그라첸 박사의 대저택에서 일어난 방화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박사에게 입양된 4명의 아이들과 그들의 보모 메리의 사연을 그려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데 극 중 메리는 네 아이들을 지극적성으로 돌보는 보모인 동시에, 그라첸 박사가 아이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최면 실험에 동원되는 연구 조교이기도 하다. 전혜선은 “메리를 착한 인물로 봐야할지, 악한 인물이라는 설정으로 가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연출님께서 저 스스로의 판단에 맡겨주셔서 더 어려웠다”며 “개인적으로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쪽으로 캐릭터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심리 추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극은 제목처럼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무겁다. 네 남매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메리를 엄마처럼 따르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단 한 장면이 유일하게 밝은데, 전혜선은 “뒤에 이야기가 어떻게 비극적으로 흘러가는지 알기 때문에 가장 밝은 그 씬이 너무 슬프다”고 이야기했다.
 
“관객들도 그 장면을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한 번은 어떤 관객께서 극 중 메리가 안나의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잘자렴’이라고 말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가족들과 떨어져 사는데 엄마 생각이 나서 좋았어요, 그리워서 눈물이 났어요’라고 하시는데, 아차 싶더라고요.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감동을 느끼시는구나. 행복해하는 그 한 장면을 보러 오시는 분들도 있구나. 한순간도 그냥 허투루 지나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전혜선은 '블랙메리포핀스'에 대해 "대본과 음악, 무대 세 요소가 너무나 잘 어우러진 최고의 뮤지컬"이라며 "대학로에 나온 수많은 창작극 가운데 작품성 면에서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뉴스컬처)     ©사진=쇼온컴퍼니

개막한지 1달이 넘은 지금도 그는 대본을 자주 읽고, 그냥 넘어간 부분도 다시 찾아보게 된다고 했다. “행복해지기 위해 불행과 기꺼이 동행하겠다” 같이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는 대사뿐만 아니라, 메리가 들고 온 초코 케익을 본 아이들이 “우리 함께 처음 맛본 행복”이라고 노래하는 부분 등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슬픈 사연이 담겨 있는 함축적 대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첫 공연 때부터 발견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공연을 해오면서 의미를 찾아내 발전시키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혜선은 올해 연말에 이어 내년 1월까지 ‘블랙메리포핀스’ 출연을 이어간다.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 욕심도 있지만, 전공인 음악을 살려 앨범을 낼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자신의 딸을 생각하며 작곡한 동요를 엮은 앨범인데, 곧 발매될 예정이다. 자신의 재능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전혜선의 또 다른 발걸음에 기대를 걸어보게 된다.
 
 
[프로필] 
이름: 전혜선
직업: 배우 
학력: 중앙대학교 작곡과 학사
출연작: 뮤지컬 ‘헤드윅’, ‘밴디트’, ‘펌프보이즈’, ‘더 라이프’, ‘마이 스케어리 걸’, ‘미녀는 괴로워’, ‘풍월주’, ‘블랙메리포핀스’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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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6/12/02 [10:07]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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