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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연한 이야기] 사신-로봇-돌연변이…무대를 장악하다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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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데스노트(연출 쿠리야마 타미야)’ 공연 장면 중 렘(왼쪽, 박혜나 분)과 류크(강홍석 분)의 모습.(뉴스컬처)     ©사진=씨제스컬쳐
 
최근 TV 드라마에서는 도깨비, 저승사자부터 인어까지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도깨비는 늙지도 죽지도 않고 900년 넘게 살며 전지전능한 힘을 뽐내고, 저승사자는 사람의 목숨을 거두거나 이승에서의 기억을 삭제하는 등 초능력을 가졌다. 인어 또한 텔레파시로 타인과 소통하고 자신이 흘린 눈물을 진주로 만들기도 한다.
 
공연계에서도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무대를 활보하며 다양한 소재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재공연 중인 뮤지컬 ‘데스노트’에는 인간의 죽음을 관장하는 ‘사신(死神)’이 등장한다. 극은 천재 고등학생 ‘라이토’가 사람의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은 죽게 되는 사신의 공책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먼저 라이토에게 데스노트를 준 남자 사신 ‘류크’가 있다. 커다란 덩치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기운을 내뿜는 그는 인간에 대해 동정심을 가지지 않은 채 라이토의 행동을 방관하는 이다. 반면 하얀 아우라를 뿜어내는 ‘렘’은 라이토를 동경하는 ‘미사’에게 데스노트를 주는 여자 사신이다. 그는 사랑해서는 안 될 인간에게 마음을 빼앗겨 목숨까지 바치며 깊은 감동을 준다.
 
한편 지난달 대학로에서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주인공은 로봇이다. 21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인간과 동일한 구조의 신체와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헬퍼봇’들이 낡아 버려지고 난 이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평생 사람을 돕다 서울의 낡은 아파트에 방치된 로봇 둘이 서로를 마주한 뒤, 끝내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지는 과정이 그려진다.
 
헬퍼봇5 ‘올리버’는 주인의 취향대로 턴테이블과 레코드판, 재즈 잡지 등 아날로그적 취향을 가졌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헬퍼봇6 ‘클레어’는 사회적 기술을 갖췄지만 내구성이 약해 늘 잔고장에 시달린다. 평소에는 사람과 똑같이 움직이다가 배터리가 다되면 아무 기능도 못 하는 기계로 변해버리거나, 특정 단어에 특정 대답을 내뱉는 등 자동반사적 반응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비슷한 시기 두산아트센터에서 처음 소개된 창작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좀비의 모습을 한 돌연변이들이 무대를 장악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비극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로맨스로 불리는 원작을 인간과 돌연변이의 비극적 사랑으로 재해석했다. 핵전쟁 이후 지상은 오염물질로 뒤덮여 여러 종류의 생물체들이 생겨나고, 지하철역에 살아남은 인류는 오직 생존하기 위해 돌연변이들과 싸운다.
 
기본적인 설정부터 큰 변화를 주면서 셰익스피어가 남긴 대사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색채를 지워냈다. 이야기의 흐름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캐릭터의 성격이나 전개 방식 면에서는 원작과 궤를 달리한다. 특히 인간과 돌연변이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전쟁 장면과 숨 가쁘게 이어지는 추격 씬 등이 로맨스물을 액션 스릴러물로 뒤바꾸며 신선한 매력을 준다.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 2017년 1월 25일자 신문에 동시 게재되었습니다)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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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1/25 [10:05]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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