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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팔리아치&외투’ 임세경 “이제야 만난 전성기, 장수하는 가수 될래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디바, 1인 2역으로 국내 관객 만난다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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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팔리아치&외투’에서 넷다 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세경을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전성기(全盛期), 인생에서 가장 빛나고 번성한 시기는 사람마다 맞이하는 때가 다르다. 2004년 유럽 무대에 처음 데뷔한 이후 2015년 오페라 ‘나비부인’으로 빈국립극장 데뷔,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베로나 아레나 페스티벌 ‘아이다’의 주역으로 등장, 같은 해 10월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한 ‘토스카’에 타이틀롤로 출연한 소프라노 임세경(42)은 현재 최고의 시기를 맞이했다.
 
세계 오페라 무대의 디바로 활약하는 임세경이 오는 6일 개막하는 오페라 ‘팔리아치&외투(연출 페데리코 그리니치)’를 통해 국내 관객에게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외국 무대보다 국내 무대에 몇 배는 더 떨린다는 그는 “아무래도 집에서 식구들을 앞에 앉혀놓고 노래를 하는 기분이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부담감이 있다. 특히 이번에는 저 임세경의 이름을 보고 오시는 관객들도 있기 때문에 더 단단한 각오로 무대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 2015년 ‘처용’ 이후 국립오페라단과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임세경은 이번 작품 출연을 제안받고, 흔쾌히 한국행을 결정했다. 베리스모 오페라 3대 작품 가운데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푸치니의 ‘외투’를 엮어 선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점, 처음 공연해보는 두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 별개의 두 오페라를 하루 저녁에 공연해야 하는 만큼 1인 2역을 소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성악가로서 표현해야 하는 기술적 부분도 극단적이며,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춤 씬이 있는 등 도전 요소들이 많았다.
 
▲ 오페라 ‘팔리아치&외투’에 출연하는 테너 칼 태너(왼쪽)와 소프라노 임세경의 연습 모습.(뉴스컬처)     ©사진=국립오페라단

먼저 ‘팔리아치’에서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어느 유랑극단 배우이자 극단의 단장의 아내 ‘넷다’를 연기한다. 넷다는 몰래 마을 청년과 은밀한 사랑을 나누다 결국 남편에게 들통나 죽임을 당하는 비극적 인물이다. 임세경은 “넷다는 성공한 극단에서 굉장히 화려한 삶을 누리는 프리마돈나이기 때문에 무대에 서는 여배우만의 ‘끼’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팔리아치’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는 장면이 있는데, 제가 정말 춤에는 자신이 없거든요. 기술적으로 대단한 춤은 아니지만, 워낙 멋지게 안무를 잘 짜주셨어요. 안젤로 스밈모 안무가가 인내를 가지고 아주 쉽게 춤을 가르쳐 주셨는데, 제가 자신 없어 하니까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맨날 혼났어요. ‘너 처음부터 노래를 잘한 게 아니라 노력해서 개발한 게 아니냐, 춤도 노력하면 훌륭한 댄서가 될 수 있다’고 용기를 불어 넣어주셨는데, 아마 그렇게는 안 될 것 같아요.(웃음)”
 
이어지는 ‘외투’에서는 전혀 다른 결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파리 센강 주변의 한 거룻배를 배경으로 가난한 인생을 살아가는 여인 ‘조르젯타’ 역을 맡았는데, 아이를 잃고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임세경은 “넷다의 음악이 아주 밝은데 비해 캐릭터적으로 아주 강한 성격이 나와야 한다면, 조르젯다의 음악은 매우 드라마틱하지만 인물적으로는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음악과 캐릭터의 성격이 딱 맞지 않아 음악이 흘러가는대로 묻어가면 안 되는데, 그 지점을 잘 표현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 소프라노 임세경은 "한국 관객들이 외국에 가셨을 때, 그 나라 무대에 서고 있는 한국 성악가들의 오페라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보러 오셔서 응원도 해주시면 좋겠다. 외국에서 힘들고 외로울 때가 많은데 응원해주시는 관객이 늘어나면, 훌륭한 성악가가 더 많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두 작품이 사실주의를 뜻하는 ‘베리스모 오페라’인 만큼, 음악에 비중을 둔 다른 작품과는 차이가 있다. 임세경은 “오페라는 어렵고 딱딱하며 성악가의 몸짓이 과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번 공연은 성악가들이 음악적 기량은 최대한 발휘하되 관객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이 편안하게 관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런 경향이 최근 오페라의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제는 성악가가 연기를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나 역시 벨칸토 발성으로 좋은 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모던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계속 훈련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팔리아치&외투’가 끝나면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를 탄다. 5월 워싱턴 케네디홀에서 ‘나비부인’을 공연하고, 6~8월에는 베로나 아레나 페스티벌에서 ‘나비부인’, ‘아이다’로 관객과 만난다.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디바답게 이후에는 핀란드, 스페인, 독일, 일본 등을 오가며 전성기를 맞이한 자신의 기량을 한껏 뽐낼 예정이다.
 
“앞으로 ‘팔리아치&외투’처럼 여태껏 해보지 않은 작품들을 만나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대학에서 제자들을 가르쳐보고 싶기도 하고요. 다른 가수들에 비해 천천히 가는 느낌은 있지만, 지금의 나이에 ‘나비부인’ ‘아이다’ ‘토스카’ 같은 드라마틱한 역할을 만났기 때문에 더 잘해낼 수 있었고, 그래서 더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쌓은 경험이나 정신력 같은 성숙한 면들이 무대에 설 때 확실히 큰 도움이 되거든요. 아마 전성기가 50대 중반까지는 이어지지 않을까요?(웃음) 반짝하고 사라지는 가수보다는 늦더라도 길게, 장수하는 성악가가 되고 싶어요.” 
 
 
[프로필]
이름: 임세경
직업: 성악가
학력: 한양대학교 성악과,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출연작: 오페라 ‘메피스토펠레’, ‘가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아이다’, ‘토스카’, ‘가면무도회’, ‘운명의 힘’, ‘일트로바토레’, ‘수녀 안젤리카’, ‘마농 레스코’, ‘코지 판 투테’, ‘라조콘다’, ‘낙소스의 아리아드네’, ‘예누파’ 외 다수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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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4/03 [10:11]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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