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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보리스 고두노프’ 김대영-이진수 “색다른 러시아 오페라, 5배 더 노력해요”
베이스 중심의 참신한 작품…‘바를람’ ‘니키티쉬’ 役으로 무대에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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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연출 스테파노 포다)’에서 니키티쉬 역을 맡은 성악가 이진수(왼쪽)와 바를람 역을 맡은 성악가 김대영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성악에서 베이스(Bass)는 남성의 가장 낮은 음역을 담당한다. 이탈리아어로는 ‘깊다’는 뜻의 ‘바소(Basso)’라 불리는 이 단어의 어원은 ‘굵은’ ‘낮은’이라는 뜻의 라틴어 바수스(Bassus) 혹은 ‘기초’ ‘토대’를 뜻하는 바시스(Basis)’에서 파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악에서 베이스의 역할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른다. 낮은 음역에서 깊고 굵은 소리를 내면서 작품의 기초와 토대를 담당하는 것이다.
 
특히 오페라에서 베이스가 주인공인 경우는 손에 꼽을 만큼 드물지만, 오는 20일 개막하는 ‘보리스 고두노프(연출 스테파노 포다)’는 베이스를 주역으로 내세우고 주요 역할을 맡겼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상급 성악가로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베이스 김대영과 이진수는 이번 작품에서 각각 술주정뱅이 수도사 ‘바를람’과 무시무시한 비밀경찰 ‘니키티쉬’ 역을 맡아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보리스 고두노프’는 러시아를 지배한 실존인물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으로, 국내 단체가 직접 제작해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존 오페라와 다른 점은?
 
김대영: 러시아 오페라는 저도 이번에 처음 도전해보는데 감회가 무척 새롭고, 다른 작품보다 훨씬 더 철저히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탈리아어, 독일어와 달리 러시아어는 특히 발음이 너무 어려워서 다른 오페라에 비해 5배 이상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 발음 공부를 위해 직접 러시아에 가서 언어 공부를 해야 했는데, 그냥 보고 읽는 것 자체도 어려운데 노래로 부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이진수: 저 역시 발음 부분이 어려웠는데, 음악적인 면에서도 참신하다고 느꼈어요. 작품을 작곡한 러시아 작곡가 무소륵스키는 원래 글을 쓰던 사람이었고, 전문적으로 곡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었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다른 작곡가들의 경우에는 전개가 예상되는 측면이 있는데, 무소륵스키의 작품은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난 형태여서 신선한 면이 있어요. 성악가 입장에서도 참신한데 관객들께서도 굉장히 색다르게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 베이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연출 스테파노 포다)’에 출연하는 성악가 김대영은 자신이 맡은 바를람 역에 대해 "장면과 장면을 이어주고 다음 씬이 전개될 수 있게 해주는 약방의 감초 같은 캐릭터"라고 소개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김대영: 오페라는 주로 테너가 중심인데, ‘보리스 고두노프’처럼 러시아 쪽에서는 베이스를 메인으로 두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음역대가 낮아서 아무래도 베이스의 음색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작품 역시 무소륵스키가 당대 최고의 베이스였던 샬라핀을 위해 만든 오페라인데, 타이틀 롤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저 완창만 해도 최고라 이야기할 정도로 굉장히 어려워요.
 
이진수: 러시아 오페라는 베이스가 중심이 되니까 아무래도 이탈리아, 독일 오페라처럼 앞으로 자주 공연 된다면 베이스 입장에서는 정말 좋겠죠.(웃음) 일반적으로 베이스는 왕이나, 할아버지, 아버지 같은 진중하고 묵직한 배역이 많은데, ‘보리스 고두노프’는 같은 베이스여도 캐릭터의 색깔이 아주 다양해요. 또 러시아의 거대한 역사를 다루는 내용인 만큼 규모가 엄청나게 큰데, 유럽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아주 특별하죠.
 
-연출 스테파노 포다는 “작품 내 불필요한 인물이나 미미한 역할 없다”고 말했는데요. 각각 맡은 배역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연출 스테파노 포다)’에 출연하는 성악가 이진수는 자신이 맡은 니키티쉬 역에 대해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무서운 역이라 셰퍼트 3마리와 함께 무대에 등장한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김대영: 제가 연기할 ‘바를람’은 술주정뱅이 수도사예요. 원래는 몸집이 크고 코도 빨간 코믹한 캐릭터인데 연출가가 코믹한 요소를 배제했기 때문에 웃기게 등장하지는 않아요. 보통 무거운 이야기 사이에서 잠시 쉬어가는 장면을 담당하는데, 여기서는 긴장을 이어가고 한층 더 상승시키는 역할이에요. 장면과 장면을 이어주고 다음 씬이 전개될 수 있게 해주는 약방의 감초 같은 캐릭터라 할 수 있죠.
 
이진수: 제가 맡은 ‘니키티쉬’는 한 마디로 아주 악덕하고 못된 비밀경찰이에요. 시민들을 억압하고 공포에 떨게 하는 무서운 대상으로 비춰집니다. 역할의 이미지를 위해 무대 위에 셰퍼트 강아지 3마리를 직접 데리고 나오는데, 얘네들이 제 말을 잘 안 들어서 애를 좀 먹고 있기는 해요.(웃음)
 
-‘보리스 고두노프’를 기대하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과 향후 계획은?
 
김대영: 16세기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지만, 극의 상황이 현 시국과 딱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요. 왕이 흔들리니까 백성들이 힘겨워 하고, 나라가 어려워질수록 국민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극 중 합창단을 통해 잘 표현될 거예요. 저는 이번 공연이 끝나면 곧바로 독일에 가서 ‘알제리의 이탈리안’ ‘요한수난곡’ 등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또 최근에 한국 근현대사의 아티스트를 조명한 싱글 앨범을 냈는데,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별 헤는 밤’이에요. 오는 7월 두 번째 아티스트로 황동규 시인을 주제로 한 ‘즐거운 편지’를 발매하고, 이후에는 이중섭 화가를 조명할 예정입니다.
 
이진수: ‘보리스 고두노프’ 초반부에서 보리스와 국민들이 대립하는 씬 등은 한국의 상황과 거의 똑같아서 관객들께서 많은 공감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오페라의 매력 중 가장 큰 게 볼거리인데, 이번 작품은 기존 이탈리아나 독일 오페라보다 눈을 즐겁게 할 요소들이 많아요. 안무도 정말 멋있고 합창 씬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공연이 끝나면 오는 6월 글로리아오페라단과 함께 ‘마농 레스코’를 공연할 계획입니다.
 
 
[프로필]
이름: 김대영
직업: 성악가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독일 뉘른베르크 국립음대
출연작: 오페라 ‘마술피리’, ‘후궁으로부터의 도주’, ‘돈조반니’, ‘일트로바토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로엔그린’,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라보엠’, ‘카르멘’, ‘세빌리아의 이발사’,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사랑의 묘약’, ‘렝스로의 여행’ 외
 
[프로필]
이름: 이진수
직업: 성악가
학력: 연세대학교 성악과,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출연작: 오페라 ‘라인골트’, ‘피가로의 결혼’, ‘돈조반니’, ‘마하고니’, ‘노르마’, ‘맥베드’, ‘라보엠’, ‘마술피리’, ‘삼손과 데릴라’, ‘리골레토’, ‘예브게니 오네긴’, ‘아이다’, ‘투란도트’, ‘잔니스키키’, ‘울리쎄의 귀환’, ‘나비부인’, ‘토스카’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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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4/18 [10:11]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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