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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영화리뷰] 불완전한 인간이 인공지능에 의존해도 될까 묻는 영화 ‘모놀리스’
 
박성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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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놀리스’ 스틸컷.(뉴스컬처)     © 사진=(주)영화공간

“스마트카가 안에서 잠겨버린 적이 있습니까?”
 
아직 스마트카가 보편적이지 않은 국내 실정을 고려한다고 해도,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희박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AAA(미국 자동차 협회)에 따르면, 2012년 한 해에만 이러한 상황을 겪은 미국인 수가 4백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당신이 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갔거나, 어딘가에 주차하다가 이러한 일을 겪게 되었다면 다행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사막’ 한가운데서, ‘천식을 앓는 2살 아들’이 차 안에 갇혀버리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 어떨까.
 
영화 ‘모놀리스(감독 이반 실베스트리니)’는 인공지능 자동차에 갇힌 한 아이와 그의 엄마가 벌이는 극한 생존기를 다룬 하이 테크놀로지 스릴러다. 이를 현실감 있게 영화화한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의 실력파 감독 이반 실베스트리니다. 실제 촬영 당시 2살 아이를 키우던 이반 감독은 “만약 나와 내 아들에게 영화 같은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해 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 ‘모놀리스’ 스틸컷.(뉴스컬처)     © 사진=(주)영화공간

출연진으로는 유명 남성잡지 ‘에스콰이어’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배우 1위로 선정된 카트리나 보우든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모놀리스’의 메인 포스터에서 육중한 SUB 자동차 앞에 커다란 몽키 스패너를 들고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비장함이 묻어난다. 반면, 귀여운 곰돌이 옷을 입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의 2살 아이 역은 극한에 상황에 마주한 엄마의 모습과는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영화에서는 실제 아이 역할로 쌍둥이 형제를 캐스팅해 당일 컨디션에 따라 번갈아 가며 촬영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영화 속 20대 중반의 샌드라는 미국 음악 차트 TOP10 안에 오른 적 있는 ‘힙스타즈’ 출신으로, 왕년에 잘 가나는 여가수였다. 그러던 중, 음악 산업 종사자인 유부남 칼을 알게 되고, 결혼해 아들 데이비드를 낳으면서 평범한 주부로 살게 된다. 가족의 안전을 중시하는 칼은 샌드라에게 인공지능 자동차 ‘모놀리스’를 선물한다.
 
▲ ‘모놀리스’ 스틸컷.(뉴스컬처)     ©사진=(주)영화공간
 
그가 선물한 최첨단의 인공지능 자동차 모놀리스는 마치 도로를 가로 지르는 작은 우주선 같다. 모놀리스는 나노 기술을 적용한 튼튼한 방탄 차체에 초박형 방탄 창문, 각기 다른 위험을 감지하는 25개의 센서와 독자적인 잠금 모드를 갖추고 있다. 또 모바일 앱을 통해 원격으로 차량을 조종할 수 있으며, ‘릴리스’라는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은 운전자의 동반자이자 안전 담당자 역할을 한다.
 
동시에 모놀리스는 칼의 외도를 의심하는는 증거를 제시하는 등 인간의 가장 사적인 영역에 침투하기도 한다. 사업차 가족과 떨어져 LA에서 혼자 지내는 칼이 출장을 간 사이 샌드라는 아들 데이비드를 모놀리스에 태우고 부모님 댁으로 가던 중 의심스러운 상황에 마주한다. 모놀리스는 편안한 승차감을 위해 운전자와 탑승자의 몸무게 정보를 축적하는데, 이 수치를 체크한 결과 다른 여성의 몸무게로 짐작되는 데이터가 검색되었기 때문이다. 이어 샌드라는 친구인 제사와 통화를 하며 제사가 자신의 남편과 바람을 피운다고 더욱 확신하고, 남편을 만나기 위해 그가 머무는 500km 거리에 공항 근처 호텔로 향한다.
 
하지만 완전무결해 보이는 모놀리스의 사소한 오류들이 가족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빠트린다. 휴식 차 내린 슈퍼에서 데이비드를 잃어버릴 뻔해 한껏 예민해진 샌드라는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게 된다. 모놀리스는 이를 심각한 위험으로 감지하고 “차를 세우고, 내리세요”라고 경고한다. 이에 화가 난 샌드라는 모놀리스의 모든 지원 모드를 해제하는데, 그 직후 갑자기 차에 사슴이 뛰어들어 로드킬을 당하고 만다. 샌드라는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차 밖으로 나오는데, 때마침 카 시트에 앉아 스마트폰과 연결된 자동차 키를 갖고 놀던 데이비드는 스스로 차 문을 잠가버리면서 모놀리스 안에 갇히고 만다.
 
▲ ‘모놀리스’ 스틸컷.(뉴스컬처)     © 사진=(주)영화공간

영화 내내, 관객들은 인적이 없는 사막지대에 고립되어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바라보며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외부와 연락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차 바닥에 떨어져 있고 엄마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두 살배기 아이는 카 시트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낮의 기온은 섭씨 42도까지 올라가 차 안에 갇혀 있는 아이는 탈수 증세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엄마 샌드라는 과연 아이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을까.

영화 ‘모놀리스’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극한 상황 속에 고립된 주인공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다. 완벽하게만 보이는 기계문명의 허점과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안겨주면서. 그러나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극한 상황을 만든 건 온전히 인공지능 탓이었냐는 것이다.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운 것, 딴청을 하던 중 로드킬을 당한 것, 아이에게 주의 없이 스마트폰을 쥐여준 것. 이 모두는 샌드라의 부주의와 연관되어 있다.
 
쉽게 말하면, 언제나 모든 문제의 시발점은 인간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영화 ‘모놀리스’는 불완전한 존재인 우리가 인공지능 혹은 기계에 완전히 의존할 수 있는지, 그래도 되는지에 대해 반문하고 있다. 오는 20일 개봉.
 
 
(뉴스컬처=박성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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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경 기자
뉴스컬처/뉴스제작본부
psk629@newsculture.tv
 
2017/04/19 [16:2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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