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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라이드’ 성두섭 “사람 사는 이야기, 부담 없이 보고 자유롭게 느끼기를…”
1958년과 2017년 두 시대를 살아가는 ‘필립’ 역 맡아
 
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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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프라이드(연출 김동연)’에서 필립 역을 맡은 배우 성두섭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두 시대에서 동일한 이름으로 사는 남자가 있다.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는 것 외에는 직업, 성격, 가치관 그리고 살아가는 환경까지 전혀 다른 인물이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1958년과 2017년의 두 인물은 어딘가 닿아있다는 느낌이다. 배우 성두섭은 이것이 연극 ‘프라이드(연출 김동연)’의 매력이라고 표현했다. 두 시대의 ‘필립’을 연기하고 있는 그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뮤지컬 ‘광염 소나타’ 트라이아웃 공연을 끝내고 곧이어 ‘프라이드’ 무대에 오른 성두섭은 ‘광염 소나타’ 연습 기간에 처음 ‘필립’과 만나게 됐다. 그는 “제작사에서 대본을 주시면서 ‘필립’ 역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셨다. 초·재연 배우들이 다 모인다고 해서 ‘나 혼자 뒤쳐지지 않을까’하는 부담이 있었는데 대본이 너무 좋았다”면서 “시간에 쫓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주변에서 용기를 주셨고 저도 오랜만에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라고 말했다.
 
‘프라이드’는 두 시대를 살아가는 필립 올리버’ 실비아를 통해 성(性) 소수자들로 대변되는 사회적 약자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배우 출신의 극작가 알렉시 캠벨의 작가 데뷔작으로 2008년 영국 로열 코트 극장에서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연극열전이 2014년 초연과 이듬해 재연을 선보였으며, 지난달 21일부터 세 번째 시즌을 진행 중이다.
 
▲ 성두섭은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실비아의 대사”라며 “‘당신이 원하는 걸 정말로 찾길 바라요. 당신도 분명 외로울 거에요’인데, 누구에게나 공감이 갈 꽃대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성두섭은 극 중에서 1958년과 2017년 각각 두 시대의 ‘필립’을 연기한다. 그는 ‘필립’을 “그 시대를 대변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1958년을 살아가는 ‘필립’은 성 소수자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그 당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는 시대상을 담고 있고, 반면 2017년을 살아가는 ‘필립’은 연인 ‘올리버’보다 진보적인 생각을 하고 있고 깨어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필립’을 지쳐있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현재의 ‘필립’은 연인을 너무 사랑하지만 그 연인의 행동으로 인해 사랑에 지쳐 있고, 과거의 ‘필립’은 자신이 견고하게 만들어둔 삶을 지키기 위해 ‘올리버’에 대한 사랑을 계속 부정하지만 그 삶이 진짜 삶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지쳐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제가 숙지가 빠른 편이라 대사를 느리게 외우지 않는데, 이번에는 정말 쉽게 외워지지 않았어요. 비유적인 표현이 많아서 그대로 암기하기가 쉽지 않았고 처음에는 입에도 잘 안 붙어서 힘들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대사가 조금씩 입에 붙게 됐는데, 그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웃음) 세 번째 공연에 합류한 것인데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초·재연 배우분들이 잘 챙겨주신 덕분에 금방 적응했어요.”
 
▲ 지난해 ‘베어 더 뮤지컬’에서 ‘제이슨’으로 동성애 연기를 선보인 적 있는 성두섭은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때의 느낌을 다시 떠올려봤다고 한다. 그는 “어느 부분에서는 1958년의 ‘필립’과 ‘제이슨’이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도 참고했는데 극 중 인물이 겪는 갈등이 ‘필립’이 겪는 갈등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살펴봤다”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지난해 ‘베어 더 뮤지컬’의 제이슨을 통해 동성애를 소재로 한 공연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바 있는 그는 이번에에 ‘프라이드’을 준비하면서 그때의 느낌을 다시 떠올려봤다고 했다. 성두섭은 “어느 부분에서는 1958년의 ‘필립’과 ‘제이슨’이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베어 더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참고했다”며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도 참고했는데, 극 중 인물이 겪는 갈등이 ‘필립’이 겪는 갈등과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살펴보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더불어 성두섭은 “다른 시대에 살고 있지만 각각 인물에 어떤 차이를 두고 연기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연습할 때도 그랬고 공연하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미묘하게 두 인물이 닿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게 이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면서 “작품이 가지고 있는 특성상 그 지점은 볼 때마다 다르겠지만 닿아있는 부분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시대의 인물에 굳이 어떤 차이를 두고 연기 한다거나 비슷한 모습을 전하려고 하는 노력을 따로 하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작품의 모든 장면이 다 좋지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1958년의 ‘필립’이 ‘실비아’와 부부싸움을 하는 부분을 꼽고 싶어요. ‘올리버’로 인한 ‘필립’의 혼란스러운 감정 상태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장면이어서 애착이 가요. ‘필립’의 감정들이 고스란히 관객에게도 전달됐으면 하지만 느끼는 것은 관객의 몫이기 때문에 강요하기보다 그런 상태를 전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성두섭은 연기를 할 때 진정한 나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행복해진다고 한다. 그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큰 편이다. 배역에 빠져서 열정을 쏟고 있을 때 ‘정말 살아있구나’하는 것을 느낀다”며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서 박수를 받고 하는 것에 행복감을 느꼈다. 그래서 쉬는 날이 생기면 휴식을 취하는 것에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허전한 느낌도 든다”고 이야기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2017년의 ‘필립’이 ‘올리버’를 떠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올리버’의 변화를 기대하고 그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필립올리버의 예술적인 기질에 끌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자신이 하지 못한 것을 해내고 있는 인물에 끌리는 것처럼 필립 역시 본인이 갖지 못한 자유로운 영혼에 이끌려 올리버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 같다고.
 
작품을 하면서 성 소수자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게 된 부분도 많다. 그는 “어릴 때는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아예 없었다. 커가면서 동성애에 관련한 부분을 조금씩 알게 됐지만 무대에 서면서 관심을 두게 됐고 이해되는 부분도 생겼다”며 “제가 모든 부분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똑같은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존중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관객분들께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드리고 싶어요. 공연이 끝나고 나면 종종 팬분들이 제가 한 연기에 대해 어떤 의미였나 물어보시는데, 답을 드리기가 힘들어서 ‘항상 보신 게 맞아요’라고 대답하는 편이에요. 제 의도와 다르게 봤다고 하시더라도 그렇게 느낀다면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 역시 그랬으면 해요. 전 세계 어느 곳에나 있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부담 없이 보시고 자유롭게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프로필]
이름: 성두섭
생년월일: 1983년 6월 15일
직업: 배우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연작: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크리스마스 캐롤’ ‘찰리브라운’ ‘그리스’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햄릿’ ‘김종욱 찾기’ ‘내 마음의 풍금’ ‘싱글즈’ ‘점점’ ‘빨래’ ‘늑대의 유혹’ ‘풍월주’ ‘형제는 용감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번지점프를 하다’ ‘머더 발라드’ ‘베어 더 뮤지컬’‘오! 캐롤’ ‘광염소나타’, 연극 ‘극적인 하룻밤’ ‘밀당의 탄생’ ‘유럽블로그’ ‘프라이드’, 영화 ‘페이스메이커’, 드라마 ‘신의 퀴즈4’ 외
 
(뉴스컬처=허다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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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민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
heo@newsculture.tv
 
2017/04/20 [10:08]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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