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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박수조차 아끼며 숨죽여 보고 듣게 하는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옥주현-박은태 ‘음악’의 매력 최대한 살리며 기립박수 이끌어내
 
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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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연출 김태형)’ 공연장면 중 로버트(오른쪽 박은태 분)가 프란체스카(옥주현 분)에게 꽃을 건네고 있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아내로 또 엄마로 먼 길을 걸어 온 한 여자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프란체스카’, 든든한 남편, 사랑스러운 아들·딸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평범하게 살던 일상이 어느 날 송두리째 흔들린다. 잊어버리고 살았던 마음속 열정을 일깨운 남자 ‘로버트 킨케이드’를 만나면서부터. 로버트와의 만남 이후 프란체스카는 아내, 엄마라는 역할 대신 여자, 인간으로서 존재감을 돌아보게 된다.
 
작가 로버트 제임스 윌러의 소설을 무대화해 지난 15일 한국 초연의 막을 올린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연출 김태형)’는 가정이 있는 한 여인의 외도를 소재로 한다. 앞서 1995년 개봉한 메릴 스트립과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동명 영화로 잘 알려져 있는데, 당시에도 일부 관객들로부터 “불륜을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공연은 원작 소설과 인기 영화와 마찬가지로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 자체보다는 한 인간이 맞닥뜨린 내면의 갈등과 선택에 집중한다.
 
물론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남편 ‘버드’와 자식들의 입장이 떠올라 한쪽 마음이 불편해지기고, 가족들의 집 안에서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의 행동에 비난의 화살을 쏘고 싶기도 하다. 둘의 사랑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무대 소품을 옮길 때 쏟아지는 이웃들의 따가운 시선에 어느 정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불확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렇게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뿐”이라고 말하는 로버트와 이후 이어지는 프란체스카의 선택들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으며, 어떠한 삶의 가치를 택할 것인가’를 고민해보게 한다.
 
▲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연출 김태형)' 공연장면 중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윈터셋 주민들의 이야기가 드러나고 있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뮤지컬로는 지난 201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은 뮤지컬 ‘더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로 토니상을 수상한 천재작곡가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작사 및 작곡을 맡고, 토니상 및 퓰리처상을 수상한 마샤 노만이 대본아 내놓은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초연 후 특히 음악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극찬이 쏟아졌는데, 그 해 토니상 작곡 부문과 오케스트레이션 부문의 상을 휩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도 ‘음악’이 단연 빛을 발한다. 일단 뮤지컬계에서 가장 가창력이 뛰어나기로 손꼽히는 배우 박은태와 옥주현이 원 캐스트로 주연을 맡은 것만으로 관객들은 ‘귀호강’을 할 수 있다. 앞서 출연했던 대형 뮤지컬들의 음악과 달리 서정적이고 로맨틱한 곡들로 구성돼 이전에 볼 수 없던 두 배우의 색다른 음색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듀엣곡 ‘단 한번의 순간(Before And After You / One second and a million miles)’은 객석에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아울러 음악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이번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이례적으로 그랜드피아노를 연주한다. 일반적으로 기계를 작동해 소리를 출력해 들려주는 것과 달리, 피아노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색깔을 등장인물의 감정 위에 입혀 공연에 한층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연출 김태형)' 공연장면 중 로버트(왼쪽 박은태 분)와 프란체스카(옥주현 분)가 진심을 노래하고 있다.(뉴스컬처     ©이슬기 기자
 
1960년대 아름다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만큼, 무대 미학 면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장면 곳곳에서 보인다. 배우들 뒤로 햇살, 별, 노을, 구름 등 날씨와 시간의 변화를 유려한 영상으로 표현해 시각적 아름다움을 더했고, 단순하면서 깔끔한 세트와 소품들이 작품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극 중 프란체스카가 요리를 만들 때 풍기는 음식 냄새가 객석까지 퍼져 시각, 청각은 물론 후각까지 즐겁게 해준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쇼의 성격이 강한 여타 대형 뮤지컬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서정적인 뮤지컬이다. 화려한 군무와 현란한 퍼포먼스, 강렬한 넘버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줄 수도 있겠으나, 대형 뮤지컬에서는 보기 어려운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며 충분히 공감하고 느끼기에 더없이 좋은 공연이다.
 
얼마나 숨을 죽이며 극에 집중을 하는지,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는 빈도가 다른 뮤지컬에 비해 현저히 적다. 그러나 막이 내리면 공연 내내 참아왔던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기립과 함께 볼 수 있다. 오는 6월 18일까지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원작: 로버트 제임스 월러
극작: 마샤 노만
작사/작곡: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
연출: 김태형
음악감독: 양주인
안무: 이현정
무대디자인: 오필영
조명디자인: 이우형
공연기간: 2017년 4월 15일 ~ 6월 18일
공연장소: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출연진: 옥주현, 박은태, 박선우, 이상현, 김나윤, 김현진, 송영미, 김민수, 유리아 외
관람료: VIP석 14만원, R석 12만원, S석 8만원, A석 5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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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7/04/21 [11:22]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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